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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분유 함량 논쟁, 이제 그만

선의의 경쟁 통해 시장 파이 키워야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산양분유시장은 과열양상을 띠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분유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산양분유시장은 대략 400~500억대로 추정된다. 산양분유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두 기업의 논란 속으로 들어가 봤다.

얼마 전 언론중재위원회가 한 지상파방송에서 다룬 ‘산양분유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내용에 대해 해당 방송사에 반론보도와 보도문 게재, 다시 보기 중단 등의 결정을 내렸다. 이 방송사는 5월 31일 해당업체의 반론보도 내용을 방송했다.

기존 산양분유 업체들이 유성분중 산양유성분 100%가 아니면서 100%인 것처럼 속이고  젖소 유당을 사용하면서도 젖소유당을 사용했음을 표기하지 않아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방송내용에 대해 A사는 “모든 조제분유는 모유를 기준으로 성분을 조정하므로 유성분 100% 분유는 원래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데 특정업체의 제품만 산양유성분 100%인 것처럼 암시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산양유당’, ‘젖소유당’이라는 말은 일부에서 최근에 만든 신조어인데 기존업체가 이 용어를 쓰지 않아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당은 유래와 관계없이 구조와 효능이 동일한 성분이며 식품관련법에도 우유 성분으로 정의되어 있다. 식품산업 전반에서 유당이 사용되는 것과는 달리, 산양유 유당은 산양치즈 제조과정의 부산물로 나오는 정도라서 대량구매도 안 되고 ‘축산물 가공기준 및 규격’에도 아예 수록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외에 산양분유의 효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다수의 임상실험을 통해 산양분유가 모유에 가장 가까워서 소화가 잘된다는 등의 여러 특장점이 밝혀졌다”는 반박내용이 반론보도에 포함되었다. 

산양유성분

우선 산양분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산양유에 들어 있는 성분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모유와 가장 가깝다는 산양유에 들어 있는 유단백질은 케이신 (casein) 단백질과 유청 (whey) 단백질로 구분된다. 더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케이신 단백질은 αs1-케이신, αs2-케이신, β-케이신, κ-케이신으로 구성되어 있고, 유청 단백질은 크게 β-락토글로부린 (lactoglobulin), α-락타알부민 (lactalbumin)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미량의 단백질도 있지만 위의 6가지 단백질이 주요 유단백질이다.

한경식 삼육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사람을 포함하여 포유동물의 젖은 각각 전체 단백질 함량이 다르게 나타난다. 위의 6가지 단백질의 조성 또한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나 사람의 모유에 들어 있는 케이신은 β-케이신과 κ-케이신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산양유나 젖소유는 위의 네 가지 케이신이 모두 함유되어 있는 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특이하게도 산양유는 젖소유에 비해 β-케이신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반면에 αs1-케이신의 비율은 낮게 나타나는데 이 αs1-케이신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음식물을 먹었을 때 위산에서 더 단단하게 응고되는 커드를 형성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 교수는 “β-케이신 비율이 높게 되면 더 부드러운 커드를 형성하는데 여기서 커드가 부드럽다는 것은 소화흡수가 용이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이러
한 관점으로 볼 때 산양유에 들어 있는 케이신 조성은 젖소유에 비해 소화 흡수에 더 유리하다”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유지방은 젖내 지방구(fat globule)로 존재하는데 산양유의 지방구 크기는 젖소유에 비해 훨씬 작고, 중간사슬지방산(MCT)의 비율이 높아 체내 소화 흡수가 빨라 에너지 활용을 효율적으로 도와준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모든 젖내에 존재하는 올리고당은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성분함량과 규격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산양분유에 대해 살펴본 결과, 산양유는 유익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산양유만 좋고 다른 동물의 젖은 덜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왜냐면 이미 우리나라의 분유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높이 평가받을 정도로 뛰어나고 소비자들도 깐깐하기로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좋은 제품이 아니면 소비자의 선택조차도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선진국의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왔다가 시장에 진입도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간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더구나 분유에서 만큼은 우리나라 분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보통 좋은 분유를 말할 때 기준이 되는 게 모유인데 아기들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가 듬뿍 들어있기 때문이다.

식품업 중에서도 가장 종합적인 기술을 요하는 조제분유기술은 엄격한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다. 다만 산양분유에는 어느 정도의 산양유함량을 넣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격은 없다. 즉, 산양유성분이 10% 들어가도 산양분유로 표기할 수 있고 70%가 들어가도 산양분유라고 표기는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기준과 송성옥 사무관은 “모든 조제분유는 기준을 만들지 않고 표시기준에서 산양분유일 때는 산양이 몇 % 들어있다는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서는 함량에 따라 표기법을 달리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너무 규격화를 하게 되면 기업들이 창의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표시기준만 관리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앞으로 소비자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표시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양유성분 100% 표기의 오해

‘기존 산양분유 업체들이 유성분 중 산양유성분 100%가 아니면서 100%인 것처럼 속인다’는 내용은 산양유성분 표기함량 (A사 41.4%, B사 44.5%)중 다른 성분은 전혀 함유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즉, A사와 B사는 모두 위의 표기만큼 산양유성분 100% 사용했다. 여기서 100%라는 표현은 A사는 마케팅용어로, B사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한 용어로 풀이된다.

다만 산양분유의 좋은 성분을 알리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어야 할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오히려 혼란을 주고 판촉활동을 하는 모습은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기업의 윤리경영은 정당하게 경쟁을 하면서 제품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꼬투리를 잡아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페어플레이에 위배된다.

소비자들이 몰라도 될 과학적 용어를 동원하여 혼란을 주기보다는 차라리 영양학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여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업들이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고객은 어떤 제품을 경험할 때는 늘 새로운 정보에 맞춰 제품을 수정하거나 새롭게 적용시키지만, 한 번 돌아서면 다음에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더 좋은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두 기업이 불필요한 논쟁을 벌일 게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리고 양사가 그토록 좋은 제품이라고 확신한다면 시장 파이를 함께 키우는 상생협력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김소영 기자 / 
sy1004@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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