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 난입을 시도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는 28일 오전 건조물 침입 미수, 공용건물 손상, 모욕 및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된 안병희(4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구 판사는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반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킬 의도로 범행했다”며 “피고인 범행으로 출동하거나 조사에 관여한 경찰 공무원 직무 집행에 상당한 장애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공무원 및 그 직무를 극도로 경시하는 태도를 드러내 법 질서 유지 등을 위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윤 전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여해온 안씨는 지난 2월14일 중국 대사관에 난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달 20일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빨리 수사해달라며 남대문경찰서 유리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려 하고, 경찰관에게 욕설하고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안씨는 또 본인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자 미군 예비역이라고 주장하며 가짜 미군 신분증을 사용하기도 했다. 안씨는 정보기관 신분증을 만들어주는 웹사이트에서 외국 정보기관 명의 신분증을 받았으며,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을 때 이 위조 신분증을 제시해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안씨는 미국 입국 기록이 없는 육군 병장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는 재판 과정에서 “제가 지어 온 모든 죄를 인정하고, 그것을 통해서 피해 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구 판사는 “이 사건 범행 책임을 인정하는 점, 피고인이 모욕죄 피해자를 위해 100만원을 공탁한 점, 손상된 공용 물건에 관해 출입문 수리비를 지급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엄중한 판결이 불가피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