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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설록 홈즈를 통해 본 사설 탐정의 세계

영국에서만 범죄를 해결하던 셜록 홈즈가 미국까지 진출하였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영드 셜록 홈즈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명연기를 펼친다면 미국에서는 조니 리 밀러가 셜록 홈즈 역할을 맡았다. 미드 엘리멘트리는 셜록 홈즈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살펴보자.
- 김소연 기자 –

엘리멘트리 기획자와 배우들
엘리멘트리는 2012년 9월 27일 CBS에서 첫 방영되었다. 조니 리 밀러가 셜록 홈즈 역할을 맡았고 루씨 리우가 왓슨 박사 역할을 맡았다. 특이한 것은 왓슨 박사 역할을 여자가 맡았다는 것이다. 영드 셜록 홈즈는 원작을 따라 왓슨 박사를 남자 배우가 맡았다. 왜 그런 것일까? 엘리멘트리의 기획자인 로버트 도허티는 셜록과 왓슨의 관계를 통해서 일을 같이 하고 함께 동거하는 남녀라고 해서 꼭 로맨틱한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버트 도허티는 실제로 셜록 홈즈 광팬인데 수많은 세월 동안 의사들이 셜록 홈즈의 정신분석을 해놓은 책까지 공부하여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영국의 셜록 시리즈와 비교되거나 잠재적인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였다. 사례로 영드 셜록 홈즈와 엘리멘트리의 셜록 홈즈는 모두 스카프를 자주 착용하는데 이를 위해 영국 셜록 홈즈 제작진들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한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셜록 홈즈 역할을 맡은 조니와 왓슨 역할을 맡은 루씨 리우는 연기를 하기 전까지 원작 셜록 홈즈를 단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할을 배정받고 연기를 하는 틈틈이 원작을 읽어갔는데 그 이후 셜록 홈즈 캐릭터에게 빠져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조니 리 밀러는 잉글랜드 출신이다. 1983년 맨스필드 파크로 데뷔하였고 현재까지 27개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이다. 1972년 생이고 안젤리나 졸리의 첫 남편이기도 하다.
루씨 리우는 중국계 이민자의 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 미국에서 자라면서 인종차별을 많이 겪고 자랐던 아픔이 있는 배우이다. 1987년 미시간 대학에서 문화와 중국어를 전공하였고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통해 데뷔하였다. 그 이후 미녀 삼총사에 출연하여 주목을 받게 되고 영화 킬빌에서는 잔인하고 냉정한 역할을 잘 소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드 셜록홈즈 VS 미드 엘리멘트리
미드 엘리멘트리는 방영하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당시 영드 셜록 홈즈가 한창 인기몰이 중이었던 때라 사람들은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비슷한지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게다가 왓슨 역할은 여자 배우가 맡았다고 하니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드 셜록홈즈를 좋아한 사람은 미드 엘리멘트리를 한번 쯤은 접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미드 엘리멘트리에 실망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영드 셜록홈즈는 시즌별 3부작으로 한 편당 90분이다. 러닝타임이 드라마보다 영화에 가까운 수준이다. 영상미도 뛰어나다. 테러범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장소도 최첨단 연구시설, 흥미진진한 액션씬 등과 왓슨, 모리아티, 아이린, 레스트레이드 경감, 허드슨 부인 등 감초 역할은 원작 인물 그대로를 화면에 옮겨 놓은 듯하다. 영국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더욱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에 비해 미드 엘리멘트리는 셜록 홈즈를 재구성 했다기 보다는 단순한 추리 수사물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진부한 면도 있고 허드슨, 레스트레이드 경감 등과 같은 감초 역할들도 나오지 않아 원작과는 거리감을 준다.
반면 미드 엘리멘트리가 더 재미있다는 시청자들도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따지면 영드 셜록 홈즈가 원작과 더 가깝지만 셜록 홈즈 인물 자체로만 봤을 때는 엘리멘트리의 조니와 더 비슷하다는 말도 있다. 원작 셜록 홈즈는 키가 크지 않고 머리가 벗겨졌고 매부리코와 다부진 체격의 중년의 남자이다. 음악에 조예가 깊고 변장을 잘하며 마약 문제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영드 셜록 홈즈는 키가 크고 머리도 벗겨지지 않았고 다부진 체격보다는 삐쩍 마른 스타일에 더 가깝다. 그리고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고품격인 듯한 느낌을 준다. 그에 비해 엘리멘트리의 셜록 홈즈는 이마가 넓어서 머리 숱이 별로 없어 보이고 보통 키에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다. 원작과 더 비슷한 느낌이다. 성격에서도 차이가 있다. 영드의 셜록 홈즈는 냉소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무례하고 말도 함부로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원작에서의 셜록은 친절하고 예의도 바르고 신사다운 모습도 있으며 추리하는 과정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인다. 미드 엘리멘트리에서 나오는 셜록과 비슷한 모습이다. 마약 문제에 관해서도 엘리멘트리 쪽이 더 자세하게 다루었다. 여자 왓슨에 대해서도 원작과 동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쿨하고 시크하고 자연스럽고 똑똑하고 멋진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색다르고 신선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사설 탐정의 세계
셜록 홈즈의 직업은 사설 탐정이다. 한국에서는 사설 탐정이라는 말보다 흥신소라고 더 많이 부르는 것 같다. 사설 탐정이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지 않고 입에 잘 오르내리지 않는 이유는 유망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 비밀리에 고용되고 비밀리에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사설 탐정이 정치인들을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이 부정과 비리를 캐내는 대상에는 제한이 거의 없다. 이들은 대단한 역할을 한다. 이들이 발견한 조그마한 비리나 부정이 정치판을 뒤엎을 수도 있고 정치인 자신을 라이벌로부터 지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사설 탐정들의 백그라운드를 보면 대부분이 전직 경찰관 출신들이라고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직 연방 수사기관에서 일했던 사람도 있고 정보기관 요원, 검사, 언론인 등 다양한 출신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자신의 신분들이 들통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위장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 기자로 위장을 한다. 미국 사설 탐정 세계에서 쓰레기통 다이빙(Dumpster Diving)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정보를 캐내기 위해 쓰레기통까지 다이빙을 한다는 말이다.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라면 집, 호텔, 사무실 등등 가리는 곳이 없고 이곳에 들어가기 위하여 청소부 역할까지 해낸다. 일반인들은 쓰레기통을 하찮게 여기지만 사설 탐정들은 의외의 보물들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 쓰레기통이어서 보물박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수는 얼마나 받을까? 천차만별이겠지만 시간당 $50~150이고 케이스 별로 받을 경우 정보수집 한 건당 3천 달러에서 4천 달러를 받는 것이 평균이라고 한다.
한국의 사설 탐정 현황은 어떨까?
미국, 일본, 유럽 등은 오래 전부터 민간조사업무를 합법화하여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은 법안 통과가 끝까지 마무리 되지 않아서 민간조사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PIA라고 해서 민간자격증이 실행되고 있다. PIA 민간조사자 업무는 t사이버 범죄, 기업 조사, 실종과 가출 사건, 해외 도피, 교통 사고, 의료 사고, 보험 사고, 지문, 문서감정, 도청 등이 있다.
매년 발생하는 민사 사건, 형사 사건, 유괴 사건 등등을 해결하려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은 현재 국가수사기관에만 맡긴다면 턱없이 자원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그리고 공권력과 관련하여 어느 기관에도 소속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조사를 하는 필요성이 절실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사설 탐정들이 기껏해야 바람 핀 배우자 조사나 동창생을 찾는 일 등 자잘하고 단순 업무 밖에는 하지 않는 상황이다.
사설 탐정 제도를 합법화하면 국가수사기관들의 공백을 메꿀 수 있고 국가의 도움을 받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직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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