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청소년과 청년을 다룬 뉴스는 컴컴한 암흑과도 같았다. 청소년들은 학교폭력과 왕따, 교권붕괴, 입시 위주 교육 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청년들에게는 취업난이 기다리고 있거나 더 일찍 ‘재수’라는 굴레에 갇히기도 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존재의 가치를 찾아준다는 최 학장을 만나 그가 운영하는 글로벌리더스쿨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직접 들어봤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최형식 학장. 그는 미국에 가족과 자신의 사역지를 남겨두고 혈혈단신으로 한국으로 건너왔다. 청소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학교를 직접 만들고 아이들을 가슴으로 품기 위해서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한 뒤 나머지 교육과정은 야학과 검정고시를 통해 이수했기에 배움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모르는 체 하기가 어려웠다.
“우리 미래인 아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 주는 게 제가 할 일입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아이, 생활고 때문에 부모가 자살하려 했던 경험이 있는 아이,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왕따를 당했던 아이들이 이 학교에서는 ‘공부가 재밌다’고 말해요. 얼마나 희망적입니까?”
최 학장은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이 ‘존재의 가치’, ‘꿈은 기적을 낳는다’는 말을 외치면서 그동안 몰랐던 자기 존재의 가치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120세 기준으로 10년, 5년, 1년 단위로 인생설계도를 쓰게 해 그것을 매일 깨우쳐 주고 있다는 최 학장은 실제로 이곳의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학습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고 말한다.
최 학장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글로벌리더스쿨·한국미래창의력학교는 누가 시켜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찾아낸 자신의 가치에 맞는 공부를 하는, 그래서 공부가 재미있고 매일 채플과 기도, 성경필사와 성경통독 등 기독교 신앙적인 요소가 더해져 감성과 신성, 인성이 모두 빼어난 인격체로 거듭나는 곳이다.
최 학장의 독특한 교육관 때문인지 지난해 검정고시에서 85~97.5점의 높은 점수로 13명 전원이 검정고시 합격증을 거머쥐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최 학장은 단기간에 이렇듯 놀라운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성경 잠언 6장 3절의 ‘말한 대로 올무에 걸린다’라는 말처럼 말하는 대로 된다”며 “학장인 나부터 학생들에게 항상 좋은 말을 해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한다”며 뿌듯해했다.
글로벌리더스쿨, 대안학교의 새로운 기준 제시하다
글로벌리더스쿨이 기존의 다른 대안학교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학대안학교’라는 점이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친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뛰어넘는 ‘대학대안학교’에 대해 최 학장은 “기도 끝에 얻은 결론”이라고 언급했다.
“신문을 보니 우리나라의 재수생이 20만 명가량인데 대입기숙학원 비용이 최소로 잡아도 2,000만 원 정도로 대학교 등록금 수준에 육박합니다. 그렇게 돈을 투자한 뒤 대학을 졸업해도 바로 취업이 된다고 보장할 수 없으므로 결국에는 다 빚으로 남게 되는 거죠. 그렇게 시간과 돈을 허비하느니 재수를 할 사람들을 여기서 영어공부를 시킨 뒤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 학장은 자신의 생각을 현실화시켜 현재 미국의 23개 대학과 MOU를 체결했다. 글로벌리더스쿨에서 공부한 학생들을 정식으로 인정하고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간호학과와 같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학과로 편입할 때는 이곳에서 미리 선행학습을 시행해 편입 후에도 진도를 따라잡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다.
최 학장은 “미리 공부를 해도 막상 현지에 가면 힘들어 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3개월만 지나면 귀가 열리기 마련”이라며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느니 글로벌리더스쿨에서 공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중·고등학교의 과정을 배운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준비할 때 영어 외에 뭔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기주도 학습 위주의 수업이 진행된다.
“2월에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가 여기에서 8월에 검정고시를 다 패스하고 지금은 토플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IBT에서 116점을 취득한 학생이 오는 12월에 미국으로 유학을 갈 예정이고요. 한동대에 수시 원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도 있어요. 대입 반은 미국에 갈 학생과 국내에 머물 학생을 구분하여 수업하는데 미국 테네시 주의 벧엘유니버시티는 연간 최소 9000불에서 최대 전액의 장학금을 주면서 우리 학교의 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좋은 나무, 나는 밑거름
이렇듯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글로벌리더스쿨·한국미래창의력학교에서 지내는 학생들의 일상은 매우 단순하다. 6시 반에 일어나서 7시에 산행을 하면서 일정에 따라 태권도나 농구 등으로 아침운동을 한 뒤, 8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9시에 채플에 참가한다. 정식 수업은 9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오전 수업, 오후 1시 반부터 최대 6시 반까지 오후 수업을 마치고, 7시에 저녁식사를 한 뒤, 8시~12시까지는 자율수업을 진행한다.
수업내용도 일반학교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오전과 오후에는 미국인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최 학장이 직접 창의력교육을 전담한다. 수업에는 연극교육, 실용음악 교육 등이 포함돼 학생들의 감성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녁에는 자기주도 학습을 하되, 대학과정을 준비하는 학생은 사이버강의를 듣고, 중·고등학생은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최근에는 글로벌리더스쿨에 관심을 갖는 것을 넘어 벤치마킹하거나 프로그램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국적으로 열 개 정도의 글로벌리더스쿨이 생겼다.
최 학장의 소망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이 학교가 위치한 곳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이다. 재작년에 인천기독교보수교단총회장을 자리를 맡았던 최 학장은 임원들과 제주도에서 수련회를 갖던 중 제주도의 한 목사님의 ‘제주도로 오면 참 좋겠다’라는 말을 듣고 일주일 동안 새벽기도를 하다가 제주도로 올 결심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수양관을 세울 생각이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기도 중에 학교생활에 찌든 학생들을 감싸 안기 위해서는 글로벌리더스쿨을 세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 학장은 이 학교의 창립과정을 설명했다.
“우리학교는 매주 학생들이 시를 씁니다. 어느 날 한 학부형이 자기 아이가 쓴 시를 보고 감동해서 울더라고요. 이렇듯 부모도 자녀의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학생들에게 이미지교육을 시키면서 우뇌의 능력을 극대화해 부모도 관심을 두지 않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역할 인거죠.”
최 학장은 부모와 자녀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최 학장은 아이들은 모두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나무들인데 영양분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한 뒤 그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 학장은 이 시대의 청년들을 향해 “청년들이 일자리 때문에 전전긍긍하는데 일할 것이 많음에도 쉬운 것이나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일자리를 고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교를 나와서 더 좋은 일 할 수 있는데 왜 꼭 대기업만 가려고 하는가? 자기가 개발해서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는 만큼 남들을 따라가기 보다는 빈틈을 매꾸는 역할을 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