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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기업과 협상에서 현지국 정부가 빠지는 내부협상의 덫

【정성봉 칼럼】

경제의 범세계화(Globalization)속에서 세계 각국은 앞 다퉈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외국인 직접투자를 효율적으로 유치해 자국경제의 산업화나 고용증대, 기술발전 등에 기여하도록 만드느냐’에 관한 것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는 현지국 국민경제에 긍정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독과점, 기술종속, 국부유출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도 미친다. 이 같은 외국인직 접투자의 복선적인 효과 때문에 글로벌 기업과 현지국 정부 간에는 항상 갈등요인이 내재하고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현실적인 정치경제적 마찰로 발전한다. 


글로벌 기업과 현지국의 마찰을 설명하는 ‘최적외국자본진출’이론은 외국자본 진출이 이뤄지는 단계를 4단계(폐쇄→화합→경제적 마찰→정치적 마찰)로 설명한다. 현지국 정부가 경제적 마찰단계에서 내부협상의 덫에 빠지면 글로벌 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협상을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현지국 정부가 내부협상의 덫에 빠진다는 것은 외국인 직접투자가 국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현지국 관료, 정치가, 소비자 등 다양한 계층 간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국 정부가 내부협상의 덫에 빠 지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현지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조차 의견 통일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고전학파는 일반적으로 외국자본의 현지국 유입은 개도국의 산업화에 필요한 자본형성 을 가능하게 만들고 현지 독과점 기업에 의해 왜곡된 국내시장에서 경쟁을 촉진시키는 효 과를 가져오는 등 외국인직접투자제도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다. 반면에 종속주의·급진주의 학파는 독점적인 경쟁우위를 가진 외국자본의 진출이 현지국에 심각한 병폐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경쟁력이 취약한 현지기업을 한계생산자로 만들어 시장독과점의 병폐를 일으키고, 현지국의 자생적 기술발전을 위축시키며 설사 현지국에서 기술집약적 생산방법을 채택한다 하더라도 이는 일종의 치외기술권(Technical enclave)을 형성해 선진기술이 다른 현지기업에 이전되지 못하도록 철저한 관리를 함으로써 결국 현지국의 부를 유출시키고 종속적인 국제분업체계를 고착시킬 것이라는 게 이들 학파의 주장이다. 

 


더닝(Dunning)은 알력의 법칙(The Law of Tension)으로 내부협상의 덫을 설명하였다. 그는 이 법칙을 현지국 관료집단이나 정치가와 글로벌기업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알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문제를 제기해 사회적 논란이 되는 것을 꺼리고 차라리 어느 정도의 알력은 그냥 묵인하고 지나가든가 임시변통적인 정책으로 적당히 무마하려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현지국 관료집단이나 정치인이 이와 같은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글로벌 기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서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는것 보다 차라리 기존의 알력을 그냥 묵인하고 지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글로벌기업이 야기하는 기술이전 미흡, 경제적 후생감소 등에 대해 공연히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가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정치가나 관료집단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정치가로서는 국민적 인기 하락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아야 하고 관료로서는 해결이 쉽지 않은 새로운 경제적 난제에 빠져드는 셈이 된다. 더닝은 이 같이 문제 제기를 꺼리는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열거한다.


국익에 대한 견해자 


글로벌 기업에 대한 정부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무엇이 국익인가’에 대해 관료집단이나 정치가는 물론 지식인, 언론, 경제학자 등 여러 현지 엘리트집단 간에 통일된 의견을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관료나 정치가가 글로벌 기업 활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봤자 다른 부처나 현지국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동맹산업군의 강력한 반발만 불러일으키고 심한 경우 ‘글로벌기업을 규제하는 것이 국익에 유리한가’라는데 대해 국민적 여론을 모으지 못한다.

 

또 글로벌 기업 뒤에서 투자국 정부가 도사리고 있고 국내에 동맹산업군도 형성되어 있기에 정치가로선 글로벌기업에 대해 섣불리 문제를 제기했다가는 정치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 

 

정치가의 위험 회피


비민주적인 정치체계를 가진 현지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인 위험이다. 권위주의적인 현지국의 정치가는 글로벌기업에 대한 대응이 국민의식의 형성으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그들 집권체제에 대한 정치적 도전으로 발전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국민적 호응의 결핍

 

일반 소비자인 국민은 보다 다양해진 상품의 종류, 서비스 등 글로벌 기업이 가져다 주는 미시적이고 가시적인 혜택은 피부로 쉽게 느끼지만 경제주권, 기술종속 등과 같은 추상적으로 어려운 개념은 잘 느끼지 못한다. 더욱이 많은 근로자들은 외국인 직접투자가 가져다 주는 고용확대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얻기에 화합단계에서 정부가 글로벌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규제를 시도해도 이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기가 힘들다.

 

특히 자국의 영토 밖에 거대한 힘의 배경, 즉 글로벌기업시스템과 투자국의 정부의 지원 등을 등에 업고 있는 현지 자회사에 대한 규제정책은 현지국 관료집단이 혼자 강행하기에는 힘겨운 정책인데 이에 대한 확고한 국민적 지지가 결여되어 있다면 성공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이상과 같은 국익에 대한 견해자, 정치가의 위험회피, 국민적 호응의 결핍 때문에 현지국 정치가나 관료집단은 글로벌 기업이 제기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그때 그때의 임시변통성 정 책으로 해결해 나가는 기능적 접근(Functional approach)을 선호한다.

 

이전 가격에 의한 탈세가 문제가 되면 해당 자회사에 대한 특별세무사찰을 하고 독과점이 우려되면 독점금지법에 의한 개별적 규제 등을 해 나가는 등 기능적 해결방안이 글로벌기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불필요한 사회적 긴장을 야기하는 정책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성봉

장로교목사(헤브론드림교회 담임, 꽃동산교회 협동목사, 세직선 지도목사)로서 사역 중이며, Allianz 생명, 금감원을 거쳐 현재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농협은행 직원들의 협상능력 향상을 위한 교재를 저술하고 7년 이상 지도하는데 참여하였다. 영남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학(M.Div.)과정과 고려대에서 MBA를 마친 후 미국 Caroline University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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