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섬식 정류장' 공사가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는 30일 국내 처음으로 양문형 버스를 타고 간이 시범운행을 한다.
제주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현재 공사 구간 일부가 마무리된 탐라장애인복지관 정류장 부근에서 임시로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양문형 버스 운행 구간'을 시범운행 한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탐라장애인복지관 정류장을 시작으로 옛 해태동산까지 6개 지점에 93억원을 들여 내년 4월까지 섬식 정류장을 조성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섬식 정류장'은 도로 한 가운데 섬처럼 있는 형태로, 오고 가는 양방향에서 왼쪽 문으로 승차와 하차가 이뤄진다. 이는 국내 지자체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버스정류장 형태다. 섬식 정류장의 폭은 4∼6m로, 기존 도로 중앙의 버스우선차로 정류장 6m보다 좁으면서 양방향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제주도에서 발표한 현재 진행상황을 보면, S-BRT(슈퍼-간선급행버스체계)에 의해 서광로 광양사거리∼도령마루(옛 해태동산) 3.1㎞ 구간 양방향 정류장을 도로 중앙에 1개로 통합하는 방식의 준공을 내년 5월까지 진행한다. 이 구간 양 방향 17개 정류장은 6개로 줄어든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버스 왼쪽 문으로 승차·하차할 수 있도록 제주시 권역의 시내버스 682대 중 489대를 양문형 저상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현재 버스 중앙차로 정류장은 버스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각각 따로 나뉘어져 있어 오른쪽 출입구로만 승차와 하차를 한다. 해당 구간의 가로수도 인근으로 옮겨 심을 예정이다.
한편,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29일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에 출연해 섬식 정류장 구체적인 공사 내용 및 도입 배경과 기대 효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국장은 섬식 정류장 도입 취지에 관해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간은 보통 상행 하행 정류장이 마주보는 형태인데, 섬식 정류장은 기존 BRT 구간에 마주 보는 2개의 정류장을 도로 위에 떠있는 섬과 같이 1개만 설치하고, 이 하나의 정류장에서 양방향으로 운행되는 버스에 승차할 수 있도록 만든 정류장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국장은 "현재 공사중인 서광로 구간의 BRT 사업은 2022년 사업을 추진하다가 중단된 구간인데, 2개의 정류장을 설치할 경우 사람들이 걷는 인도 부분을 상당 부분 잠식하거나 가로수를 뽑아야 하는 문제가 한다. 하지만 섬식 정류장이 설치될 경우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어 섬식 정류장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설치 배경에 대해 말했다.
섬식 정류장의 효과에 대해 그는 "넓게는 BRT 사업이 재개됨으로써 동서측과 남북측을 BRT로 연결하게 되면 정시성과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고,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도입 측면으로만 보자면 제주 같이 도로 폭이 좁은 구간에도 인도 축소를 최소화하고 가로수를 뽑지 않아도 사람 중심의 도시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