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관저를 사수하겠다고 나선 청년들이 '백골단(반공청년단)'을 조직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
백골단(白骨團)은 1980∼1990년대 집회·시위 현장에서 사복 차림으로 시위대 검거를 전담하던 경찰 부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흰색헬멧에 청재킷·청바지, 흰 운동화를 착용하고 짧은 진압봉과 방패 등으로 무장했다고 해서 일명 ‘백골단’으로 불렸다.
지난 3일 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체포 저지 집회를 열었던 백골단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는 주선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이들은 예하 부대에 ‘백골단’이 있다고 소개하며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감시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주선한 것 자체에 야당 의원들은 분노했고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에 '백골단'을 국회로 불러들인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전 의원은 "김 의원이 '백골단'이라고 하는 정치깡패의 부활을 알린 것이라며, 이는 폭력을 통한 공권력의 무력화를 획책하는 행위"며 "정부와 사법당국은 정치깡패(백골단) 조직화에 대해 신속히 조사하고 관련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김 의원을 겨냥해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르냐"면서 "이건 분뇨차 이전에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다"라고 지적하며 "이 상황에서 김민전 의원은 어떻게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와서 그들을 홍보해 주냐"고 따져 물었다.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식 기자회견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김 의원은 "다수의 윤 대통령 지지 청년들은 반공청년단이라는 명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백골단이라는 명칭 역시 좌파에 명분을 주는 표현이라며 사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이 자발적·평화적 시위를 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폭력적 시위단으로 왜곡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됨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루 만에 백골단 공식 기자회견과 활동은 멈췄지만 김민전 국회의원의 파렴치한 행동에 시민단체의 비난 성명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관련자들의 신상을케는 게시물이 넘쳐난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성명에서 “현대사에서 백골단이 벌여온 악행을 생각한다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도 “백골단은 폭력과 야만, 독재와 반민주의 상징”이라며 “탄핵을 외치는 응원봉에 질 수 없어 백골단 몽둥이를 꺼내들었다면 바로 내란세력”이라고 규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백골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단 지적이 대다수였고 백골단에 대한 제보가 잇따랐다. 게시판에는 "기자회견장에 나온 백골단장은 월간조선 기자출신에 원래 당적이 국민의 힘이었으나 지난 총선 공천탈락 후 용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낙선했다"는 익명의 제보에 댓글 창에는 "아무리 PR시대지만 저건 아니듯 싶다. 나중에 정치판에 들어가려고해도 평생 박제될 것이다", "개콘보다 웃기다, 정치가 가장 코미디다"라는 웃지 못할 말들이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