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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일본 화과자 기술로 우리전통 떡을 세계시장에 상품화

손으로 만드는 사랑(주)


현재 국내로 수입되고 있는 화과자는 대부분 일본에서 포장된 완제품으로 들여와 판매되고 있다. 이중 전체의 65%는 냉동제품이고 나머지 35%는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제품이다. 화과자는 그 종류만 해도 200여 가지가 넘는다. 특히나 모양과 색상이 독특하고 냉동했다가 해동을 해도 맛이 그대로 살아 있어 국내에서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화과자(果菓子)란,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떡과 과자를 총칭하는 말로 우리나라의 떡이나 한과와 같은 것이다. 한국의 떡과 과자가 모두 다른 이름이 가지고 있듯 일본 화과자도 각기 명칭이 따로 있는데, 일본 화과자 중에는 오랜 전통으로 대(代)를 이어오면서 장인정신이 탄생시킨 명과들도 상당히 많다.

화과자는 한국과 중국의 떡이 일본에 전파된 것인데 이후 일본인들이 대를 이어오면서 모양과 맛을 월등한 품질로 발전시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화과자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은 몇 십 년, 또는 몇 백 년 대(代)를 이어오는 장인정신에서 기인한다.  

이렇게 일본인들의 자존심이 담긴 전통 일본 화과자를 국내에 수입하고 있는 업체는 ‘손으로 만드는 사랑(주)’ 이상화 대표이다.

현재 국내 유명 백화점과 하나로 마트(양재점)등 전국에 24곳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는 ‘손으로 만드는 사랑(주)’은 지난해 43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7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가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가져온 데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화과자전문기업의 제품만을 엄선해서 들여오기 때문이다.

이상화 대표는 “일본 화과자는 오랜 기간 대(代)를 이어오면서 장인정신이 깃든 가전비법과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많다”면서 “그 중에는 국내에서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천연색소와 크림이 어우러진 맛과 독보적인 그러데이션(gradation), 계절에 변화에 맞춰 색상과 형태가 다르게 제조되는 제품 등 그들만의 철학과 자존심이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손으로 만드는 사랑’은 일본에서 80년 전통을 자랑하는 화과자 전문기업으로부터 그들의 기술을 이전받기로 하고 추진 중에 있다. 전수받고자 하는 기술 중에는 떡에 색을 입혀 그러데이션을 하고, 수박처럼 세로로 색을 입히는 등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일본 떡들은 몇 개월이 지나도 대부분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떡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까지 정하여 상미기한(常味期限)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인절미는 1~2일이 지나면 굳어져서 상품성이 없어지고 만다.
이 대표는 “일본기술만 이전받게 된다면 우리 전통 떡을 상품화시켜 세계시장에 내놓을 생각”이라며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나라 쌀 농가수익에도 도움이 되고 고용창출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쫄깃하고 찰진 맛을 살리는 게 기술

국내에서도 우리 전통 떡을 개발해 상품화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진흥청이 개발해서 전수한 떡 기술은 예전부터 떡집에서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우선, 그 기술로는 생산성을 높일 수도 없고 유통기간을 늘리지도 못합니다. 그 이유는 떡을 만드는 방법 때문입니다. 가령 떡을 만들기 위해 반죽을 하게 되면 떡의 피에서 탄수화물 분해효소가 나오게 되는데, 이 효소가 떡을 굳지 않게 작용을 합니다. 문제는 떡을 굳지 않게만 하면 좋은데 이 효소가 떡을 삭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떡을 해놓고 하루만 지나면 맛이 없어지고 툭툭 잘라지게 됩니다. 떡은 쫄깃하면서도 찰진 맛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져 버리다 보니까 하루, 이틀에 먹고 버리게 되는 것이죠. 일본에서도 우리와 비슷하게 떡 만드는 기술이 오래전부터 있었고 아직까지 그 기술을 사용하는 곳들이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농진청이 개발한 기술과는 결과물 자체가 다릅니다. 쌀을 가지고 떡을 만드는 원료는 같은데 가공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보존방법이나 맛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죠.”

이 대표는 최근 일본 화과자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국내에서도 화과자라는 이름으로 모양이 비슷한 떡들이 출시되고는 있지만, 모양만 비슷할 뿐 맛과 품질이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기술력의 차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화과자는 유통기한을 냉동제품의 경우 1년, 상온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경우 6~8개월까지 늘리면서도 맛과 품질은 그대로 유지되는 게 특징입니다. 혹시 방부제가 들어간 게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기술력이 차이 날 뿐입니다.” 

이 대표는 기술력의 차이를 보다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 냉동됐던 떡을 해동했을 때 원래의 맛과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느냐인데 화과자의 특징은 원래의 맛과 모양이 변함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력이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은 떡집을 한 집안의 생업으로 하며 기술을 개발해 그 기술로 대를 이어 가기 때문에 계속 발전하지만. 우리는 그렇질 못해 꾸준한 기술개발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전통 떡을 상품화하기 위한 준비 서둘러

최근 이 회사는 국내 쌀을 가지고 우리 전통 떡을 생산하기 위한 사업을 가시화시키고 있다. 기술이전이 되는 대로 바로 공장을 가동하기 위한 시설도 구상 중이다.

“대략적으로 3천에서 5천 평 규모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존 시설과 같이 북적거리는 떡집이 아니라 첨단시설을 갖추고 떡의 종류에 따라 별도의 라인을 만들어 시스템화하는 작업인데요. 일본으로부터 기술이전이 되면 바로 생산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송편 라인을 만든다고 하면 송편도 모양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아주 다양한 모양이 있잖습니까? 거기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서 떡마다 모양이 일정하게 규격화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또 우리나라 젊은 층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모양과 색상, 그리고 포장에도 신경을 쓸 생각입니다.”

이 대표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떡을 만들게 되면 유통기한을 늘리기가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송편을 만드는 과정중 하나인 떡이 굳지 않게 하기 위해 물과 참기름을 섞어서 바르는 작업을 하는 사이, 공기 중에 떠있는 부유물들이 송편에 가라 앉아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식품은 가급적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야 세균에 오염되지 않습니다. 현재의 우리 시스템은 아직 그런 부분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요.”

이상화 대표는 일본으로부터 이미 확보한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영세한 떡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떡집은 무조건 힘들다는 인식을 벗어나 사업으로 이어지고 가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가 떡집이라고 하면 3D 업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제는 떡집도 전문화되고 사업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노동을 해서 떡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전문기업으로부터 만들어진 떡을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소득으로 이어지게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새로운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실성이 가져다 준 신뢰감이 사업의 밑천

사실 일본기업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는 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일본인들은 누군가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꺼린다. 이 대표가 80년 전통의 떡 전문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신뢰감을 주었다는 얘기다.

“다행인건지, 처음부터 저에 대해서는 경계를 하지 않더라고요. 아마도 맨 처음부터 영업 비즈니스로 접근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오히려 저에게는 공장을 두루 다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일일이 설명도 했죠.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하니까 괜찮다고 해서 그들의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서 공부할 수 있었죠.”

그들의 경계 없는 관계 형성은 이 대표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했다. 그곳으로 부터 얻은 자료만으로는 부족해 일본식품에 관한 자료들은 모조리 사서 공부했다. 그의 사무실에는 일본 식품관련 자료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아마 일본음식에 관한 책은 거의 다 봤을 겁니다. 우선은 제가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나중에는 기업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향후 그는 이러한 노하우를 살려 떡 박물관과 떡 체험학습장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조금씩 떡에 대한 자료들을 모으는 중이다. 시간이 되면 종로나 인사동으로 나가서 떡 전문점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만나고 떡을 연구하는 교수들도 만난다.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만으로는 박물관을 만들고 체험장을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지만 앞으로 전문가들의 자료를 활용하고 도움도 받는다면 충분할 거라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 일뿐 아니라, 이러한 노력이 우리 전통 떡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15년 전에 떡과의 사랑에 빠진 남자

이상화 대표가 일본 화과자와 인연을 맺는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지금부터 16년(1998년)전, 잘 다니던 식품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한다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다니다가 자신이 찾고 있는 아이템으로 성공한 기업이 대만에 있다는 걸 알고 그곳을 방문했을 때였다.

“묵고 있는 호텔 건너편에 백화점이 있었는데 지하 2층 매장이 모두 일본 화과자로 꾸며져 있는 겁니다. 모양도 화려하고 얼마나 예쁜지 관광객들의 관심이 상당했어요. 그때 생각했죠. 일본인과 한국 사람의 입맛이 더 비슷할 텐데, 왜 대만에는 일본 화과자는 들어가고 우리나라 떡은 들어오지 않는걸까?”

이 대표는 귀국 후 우리나라에도 화과자를 수입해 와서 판매 해봐야겠다고 결심하고 곧바로 일본식품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한 군데의 회사와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과거 식품회사에서 근무할 때 알고 지내던 일본식품회사 관계자를 우연히 만나게 됐다.

“마침 그 분이 일본에서 유기농 식품만 파는 매장에 본부장으로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자기네 회사에 납품하고 있던 화과자 전문업체의 사장을 소개해 줬습니다. 그렇게  5~6 차례 만난 이후에 납품받을 수 있었죠.”

현재는 30여개 일본 회사로부터 제품을 납품받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한 회사의 제품만을 수입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일본 기업들은 신규 거래처 자체를 새로 만들지도 않지만 만나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아무리 아는 사람이라도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않는데다가 우리와 생각이 다른 것은, 신규 거래처는 남의 거래처를 빼앗아 가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일본인의 속마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지금껏 거래해온 거래처 인력이나 생산 설비가 몇 십년 동안 고정이 되어 있을 때 그들과 거래를 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도 수출을 해서 매출을 올리고 싶지만 지금껏 함께해 온 거래처도 지켜줘야 한다는 게 일본의 상거래 의식이었던 것이다.

위기 극복은 곧 성숙함으로 무르익어

이후 사업이 평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그들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국내로 수입해 와 판로를 개척하는 일도 어려움이 많았다.

“첫째는 국내 백화점에 입점할 때 까다로운 그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직원들이 없으니까 집사람이랑 둘이서 새벽부터 나가 진열을 해 놓으면 아들 같은 백화점 담당이 와서 왜 여기다 쌓아 놓았냐며 바닥에다 쏟아버릴 때는 정말로 화가 났죠. 그래도 입점이 간절한 제가 참아야지 어떻게 합니까. 온갖 비위를 맞춰가며 사정해서 결국은 입점을 했죠. 지금이야 서로 간의 신뢰감이 생겨 파트너가 됐지만 처음엔 말도 못했어요. 또 2008년인가, 환율이 갑자기 850원대에서 1600원대로 두 배가 오른 겁니다. 그렇다고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백화점 매장을 철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정말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상화 대표의 그동안의 힘들었던 과정들은 이제 그의 사업 마인드를 단단하게 여물게 하는 영양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그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일본 술(酒)을 수입하는 등 사업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수입하는 술의 종류만 해도 120여 가지나 되고 거래하는 회사도 30여 군데가 된다. 이 대표는 한정 수량으로 제조되어 구하기 힘든 술도 신뢰관계를 통해 구입해 올 정도다.

글로벌 식료품 기업 맥케인 푸드(McCain Foods)의 CEO인 데일 모리슨는 “훌륭한 리더는 큰 꿈을 꿀 자신감을 가진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힘든 과정을 거쳐 그들과의 신뢰를 구축해 사업을 전개하고, 이제는 그들의 기술을 이전해 와서 우리 전통 떡을 상품화하여 세계로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상화 대표의 노력으로 영그는 열매는 어떤 색일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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