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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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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심층] ‘코스피 6000 시대’ 부합 않는 ‘K-주총’ 시스템...개선 과제는?


- 상법 세 차례 개정에도 주총 구조 한계...“공고기간·집중개최 개선 시급”
- 외국인 37% 들고도 영향력 제한...전자주총 도입 효과 주목


 

한국 코스피 시장이 6000포인트 지수 시대를 열었지만 주주들이 회사에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들의 유일한 권한 행사 창구인 주주총회의 현행 시스템이 주주 중심이 아니라 회사에 유리하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상법 개정이 있었다. 개정안은 국민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직 시행 초기 단계로 법안 취지가 완전히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이나 될 전망이다. 하지만 세 차례 개정된 상법이 현행 주주총회 시스템을 문제를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지난 15일 국회에서는 상법 개정이 미쳐 담아내지 못한 주주총회 시스템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와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는 외국 투자자들과 ICGN 관계자, 박홍배 의원, 학계·국민연금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본 기자는 직접 토론회를 청취하고 몇 가지 눈에 띄는 지적 사항들을 정리했다. 향후 상법 개정을 통해 추가적인 개선이 이뤄져 주주들의 권한이 지금보다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

 

◇ 3차례 상법 개정 ‘주주권 확대’에 방점

 

정부와 국회는 세 차례 상법 개정을 단행했다. 1차 개정에서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명시했고,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했다. 이사회 구성에서 독립이사 비율 하한은 기존 25%에서 33% 이상으로 강화됐다. 감사위원에게는 3% 의결권을 부여한다.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주주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전자주주총회 도입 및 의무화를 추진한다.

 

2차 개정에서는 감사위원인 이사를 분리 선임을 1명에서 2명의 확대했다. 또 집중투료를 의무화했다. 집중투표란 소액주주권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가령 3명의 이사를 선출할 때 1주를 가진 주주의 의결권은 3주가 되는 식이다.

 

3차 개정에서는 기업의 자기주식 소각을 원칙적으로 의무화했다. 이는 자기주식 소각을 유도하면서 예외적 보유 허용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자기주식을 예외적 보유·처분하려면 반드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위법한 자기주식 처분에 대한 이사의 책임도 강화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의 대부분은 주주총회를 전제로 하는 주주 권익 강화 방안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주주총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주총 소집 기한·개최일 집중 문제 도마

 

토론회에서는 지난 3월 집중적으로 개최된 주주총회를 모니터링하고 현행 주주총회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들이 다수 지적됐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법한 개최일 집중 문제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주총은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70.3%인 1743개사가 3영업일에 집중 개최됐고 96.4%가 3월 20일부터 31일 사이에 개최됐다.

 

주주총회 개최일 집중은 단순한 일정 문제를 넘어, 의결권 행사 구조·지배구조·시장 감시 기능 전반을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물리적으로 참석·감시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기업이 불리한 안건이 있는 경우, 전략적으로 일정을 선택해 주주의 관심을 분산시키거나 의결권 반대 조직화를 어렵게 만드는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도 있다.

 

촉박한 안건 검토 시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는 2주 전, 주주총회 안건 검토에 필요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는 주총 1주 전에 몰려서 공시된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수백개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단 일주만에 모든 안건을 검토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의결권 행사인력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정기주총 기간 약 3주간 야근과 특근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4주 이상, 적어도 6주의 공고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의 의안 검토 시간은 약 3~5일에 불과해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확인도 못 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 “대표이사가 주주총회 의장”…공정성 논란

 

주주총회의 공정한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이어졌다. 현재 주주총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은 경우가 많은데 사실상 독립성을 가지고 공정하게 주총을 진행할 의장을 선임하는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에서는 회사 측 안건을 중심으로 의사 진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주주와 회사 간 이해관계가 균형 있게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장을 사외이사 또는 외부 독립 인사로 선임하는 방안, 의사 진행 절차를 사전에 명확히 규정하는 표준화된 의사규칙 도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황 연구위원은 “의장이 주주총회 당일 임의로 소액주주연대 등 주주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과태료를 부과 규정을 신설하자고도 했다.

 

아울러 전자투표 확대와 의결권 위임 절차 간소화, 실시간 중계 도입 등을 통해 물리적 제약 없이 주주 참여를 보장하는 것도 공정성 제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 외국인 지분 37%…의결권 행사는 ‘제약’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기업 내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보유 비중은 2025년 말 기준 약 20%라는 통계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주주총회에서 객관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의 내용을 검토한 시간이 없다는 점 이외에도 해외 투자자들이 의존하는 해외 의결권자문사들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해외 의결권자문사들은 의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일관성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총이 큰 회사 분석은 질적으로 양호하지만 작은 기업들에 대한 분석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한 의결권 분석 대상 기업에 대해 자문이나 컨설팅을 수행하는 이해 상충 문제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의결권자문사들도 금융당국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올해 진행된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 관련 국민연금 및 국외 의결권 자문사는 찬성 투포 및 권고의 비중이 높았지만,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경우 찬성 곤고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은 비교적 낮은 찬성 투표 비율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전자주주총회가 제시된다. 상법 개정에 따라 2027년부터 대규모 상장사는 전자주총 개최가 의무화된다.

 

전자주총이 정착될 경우 시간·장소 제약 없이 주주 참여가 가능해지고, 특히 해외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공고 기간 확대와 일정 분산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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