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을 보호하는 백혈구는 외부로부터 이물질이 들어오게 되면 어떤 물질을 분비해 몸을 보호한다. 그 여러 물질 중 하나가 차아염소산이다. 인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차아염소산이 분비되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균을 죽이는 것으로 인체 내에서 방어적으로 만들어진 순수물질이라 할 수 있다. 이걸 이용해 축농증 제품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있다. 한국돌기(주) 김칠영 대표는 이 기술을 개발하여 2007년 대한민국기술대상 우수상, 2008년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은상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현재 보건진흥원 우수보건제품(GH)인 돌기전극을 이용한 의료용 물질생성 의료기인 ‘셀리시드’는 강력한 살균력을 가진 생리식염수를 제조하는 의료용기기이다.
최근 이 차아염소산을 개발하여 제품을 개발한 회사가 있다. 한국돌기(주) 김칠영 대표는 이 물질은 얼마나 친화적이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면역반응을 보이는 물질을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생각한 것이 제품개발로 이어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표는 물질을 만든 후 임상실험을 하기 위해 수차례 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제품을 만들려면 임상을 한다는 승인을 받아야 하잖아요. 그래야 그 데이터를 가지고 소비자에게알릴 수 있는 거니까요.” 최근 이 회사가 만든 셀리시드가 ‘소아축농증임상실험’에 관한 논문으로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소아축농증임상은 축농증으로는 최초이다. “몇년 전 손 소독에 대한 바이러스 임상이 있었지만, 이번에 우리가 진행한 임상은 식약처 승인을 받아서 세브란스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한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비로소 우리회사에서 만든 ‘셀리시드가 어떤 효능이 있냐’고 물을 때 ‘이런 효능이 있다’고 소비자한테 얘기를 할 수가 있게된 겁니다.”
이 제품은 식약처로부터 손 및 피부의 외용소독, 코세척, 구강세척으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살균력에 대한 효능을 인정을 받으면서 현재 세브란스병원, 아산병원, 인하대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 회사가 셀리시드는 이런 제품입니다’하고 알릴 수 없다보니까 매출에 한계가 따랐었다”며 “논문 발표를 계기로 매출이 상승하고 있어 그동안의 고생한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앞으로 활용범위 넓어질 것
김 대표가 축농증 제품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것은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안 후였다. 그러나 그의 과감한 도전은 곧 후회로 돌아왔다고 한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까 저희 같은 소기업이 도전하기에는 너무 힘든 질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무 것도 모르고 도전했던 것이죠. 그것이 10년 전입니다.”
10년 만에 비로소 제품을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의료기기를, 그것도 그 누구도 가지 않은 축농증분야의 제품개발을 한다는 것은 사회제도가 ‘계란으로 벽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털어 놨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제품이 완성된 채로 사서 사용하는 건데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셀리시드’는 소비자가 물을 넣고 파우더를 넣은 다음에 버튼을 눌러서 만들어서 사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게 과연 제도권에서 의료기기로, 또는 의료용품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을까 그거였죠. 셀리시드가 나타내는 항바이러스와 항곰팡이, 항박테리아 효과 외에도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전혀 이상이 없다는 안전성을 입증해야 했습니다.”
김 대표가 ‘셀리시드’ 제품개발을 시작한 때는 10년전인 2005년이었다. 제품을 개발해서 디자인을 한다음에 ‘식약처에다 의료기기가 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는 그는, 담당공무원들의 무성의하고 애매한 답변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었다고 그간의 과정을 털어 놓았다. “의료기기 부서에서는 ‘이 기계 자체가 효능을 나타내면 의료기기입니다. 그러면 우리 부서에서 의료기기 허가를 해주겠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기기자체가 전혀 효능을 나타내지 못하고 기계를 가지고 소비자들이 용액을 만들었을 때 효능을 내는 것이니까 의약품부로 가십시오’라고 해서, 의약품부로 가면 이번에는 ‘용액을 팔면 의약품입니다. 이건 의료기기인데 왜 우리부서로 왔습니까? 해당부서로 가십시오’하는 거예요. 제가 그 핑퐁 게임을 2년을 했습니다. 정말로 속이 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사회적 제도, 중소업체들이 접근하기에 너무 높아
김 대표는 제도적 기반이 안 되어 있는 우리나라 시스템으로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작은 중소기업들이 도전하기에는 사회의 벽이 높았다고 하소연했다. 이후 김 대표는 식약처에 있는 사람의 조언을 받아 광화문에 있는 규제위원회를 찾았다고 한다. 제품을 본 규제개혁위원들이 나선 다음에야 식약처는 TF팀이 만들었고 승인을 받아낼수 있었다는 것. 그러는 사이 회사의 운용자금을 거덜이 났다. 단순하게 피부소독으로 승인을 받는데만도 꼬박 3년이 걸린 것이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외국에서 개발해서 그대로 논문이나 임상자료 갖고 와서 허가를 받습니다. 설령국내에서 개발되더라도 과정은 마찬가집니다. 제가 개발한 ‘셀리시드’는 100% 토종제품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개발하지 못한 유일한 제품인 거죠. 당연히 근거가 없죠. 그런데도 승인받으려고 가면 무조건 근거부터 찾아요. 현재 똑같은 물질을 가지고 아토피 승인 신청서를 내놨습니다. 현재까지 이러한 제품으로 아토피를 임상한 예가 없습니다. 그런데 승인신청서를 냈더니 근거부터 가져오라고 하더라고요. 예가 없는데 어떻게 임상자료를 가지고갑니까?”
김 대표는 이 물질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눈·코·구강(치주염, 가글)·아토피피부염, 여성들의 질염 등 무수히 많은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데도 제도권에서 승인을 받아내기 어렵다 보니까 개발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도 2008년에 축농증에 대한 정의 내려
그가 축농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인연 때문이었다고 한다. 우연히 알게 된 이비인후과 의사들과 자주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코에 관한 질환이 종종 화두로 올랐다는 것. “그 앎이 저한테는 정말 큰 불행이 된 거죠.(웃음)” 세계 어느 제품이나 어떤 논문에서도 축농증에 대한 효능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임상을 할 때 어떠한 디자인으로 어떻게 환자를 모으고 뭘 검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때 알았던 이비인후과 선생님들께 축농증 임상을 하려고 한다고 자문을 구했더니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축농증에 대한 정의조차도 각자 다르게 말하는 겁니다. 근래에 와서 보니까 선진국이라는 미국 FDA도 축농증에 대한 정의를 2008년도에 만들었더라고요. 거기에 보면 축농증은 염증질환이다. 증상이 8주 이상 지속된다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정의를 2008년에 내렸다고 하니 얼마나 어려운 질환입니까?”
최근 의학이 발달하여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축농증에 대해서는 치료약이 없다는 게 의학계의 설명이다. 그 어려운 분야에 맨투맨으로 뛰어든 김 대표에겐 자신이 겪어온 과정은 수필로 써도 엄청난 양의 스토리를 전개해 갈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어려움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갔다. 그 중에서도 정부의 미비한 제도로 인해 불필요하게 보내버린 시간들은 가끔 목을 메이게할 정도라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공무원들이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정말 울분을 토할정돕니다. 그런데 어떻게 신제품을 만들어 내겠어요. 꼭 큰 회사에서만 소스가 있는 게 아니고 작은 소규모 회사에서도 많은 소스가 있다는 것을 이제 우리 정부에 계신 분들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보다 더 객관적인 근거를 위해 “보통은 의료기기를 승인해줄 때는 증상이 좋아졌느냐 안 좋아졌느냐를 잣대로 합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근거가 평가기준이 되는 거죠. 임상 디자인을 그만큼 조심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객관적인 증상이 뭐냐는 건데 축농증의 경우 균이 얼마나 죽느냐를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겁니다. 문제는 막상 축농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까 수십 종의 균이 있는데, 어느 균을 대상으로 할 건지, 얼마나 넣을 건지 도통 기준이 없는 겁니다. 몇 년 동안 임상을 두 번 했는데 실패를 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엑스레이로 염증을 체크해보자. 적어도 엑스레이 염증은 객관적일 게 아니냐. 그래서 엑스레이 염증을 진행해 승인을 받는 겁니다.”
김 대표는 그 과정을 설명하면서 몇 번이고 울컥했다. 말이 엑스레이 염증이지 하루에 한 번을 할 건가, 아니면 두세 번을 할 건가? 또 3주를 할 건가, 4주를 할 건가에 대해 수도 없이 고민했다는 그는, 종합해서 4주로 했더니 4주를 한 근거가 뭐냐면서 가져오라고 하는데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하루에 두 번 임상했다고 했더니 두 번한 근거를 갖고 오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예가 전혀 없으니 하루에 두 번씩 해서 4주 정도는 해봐야 되지 않습니까? 우리와 달리 미국 FDA는 기존에 약물들이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들은 Fast Track을 해줍니다. 신속하게 해주는 거죠. 지금까지 축농증 제품 2개가 미국 FDA승인을 받았는데 모두 Fast Track으로 승인을 받은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제가 똑같은 방식으로 아토피 승인 신청을 해놨는데 7개월이 넘었습니다. 이 기술을 잘 응용하면 아토피에 정말 좋습니다. 그러나 아직 아토피 승인을 못 받고 있어서 제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승인이 된다면 많은 아토피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알레르기 음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 진행이 제품은 일단 임상실험을 통과하여 승인을 받았다. 처음에 임상을 할 때 교수진들은 “데이터가 좋게 나왔을 때 과연 믿어 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대기업, 또는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면 색안경부터끼고 보는 사회적 벽 때문이었다. 다음 고민은 만약에 그런 경우 믿음을 주기 위해서 가장 좋은 디자인은 무엇일까에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알레르기 환자들로 제한하되, 음성 환자만 선택하여 임상을 하는 거였다고 한다. 축농증은 대부분이 알레르기에서 시작하는데 알레르기 양성인 환자가 들어올 경우에 ‘혹시 알레르기가 좋아져서 축농증이 좋아졌지 않냐’라는 반박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축농증환자 70~80%가 알레르기 양성 환자라는 거였다. 대학병원에 오는 환자들 대부분은 빨리 수술해서 치료를 끝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교수들이 그들을 설득해서 임상을 해야한다는 부담도 많았다. 이후 교수들은 축농증으로 수술 하러 내원한 환자들에게 액화를 뿌렸고 차도를 알아보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었다. 대학병원에오는 축농증환자들 중 음성반응을 가진 총 26명의환자를 선별해서 임상실험을 완료하는데 무려 3년이 걸렸다. “모 일간지에 한 번 보도된 적이 있는데 그 교수님한테 치료받아 오던 환자들 중에서 항생제 사용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고 언급하셨더라고요. 그 교수님께서 셀리시드에 대해 애착을 갖게 되면서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물질로 논문만 3번 발표
셀리시드는 우연이 아니고 통계적으로 임상에 성공한 제품이다. 그동안 임상과정에서 대조군 생리식염수는 염증이나 엑스레이 효능이 악화된 환자가 있었지만, 셀리시드는 악화된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 김 대표는 자신이 만든 제품이라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세계에서 축농증으로 논문을 발표한 것은 ‘셀리시드’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개발한 제품은 논문만 해도 3편이나 발표됐다.
첫 번째 논문은 아산중앙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가 쓴 ‘셀리시드를 코에 분무할 시 감기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가 분비하는 IL(Interleukin)-6와 -8의 분비를 억제하고, 바이러스를 감소시킴으로서 감기증상을 완화 시킬 수 있다는 논문으로 ‘American Journal of Rhinoligy and Allergy’지 2011년 1~2월 호에 실렸다.
두 번째 논문은 2009년, 2008년 10월 라린고스코푸지에 실린 세브란스병원이비인후과 윤주헌 교수의 ‘셀리시드액이 코 점막에 안전하고 박테리아, 곰팡이 및 바이러스에 대한 항균력이 있어서 코 질환에 사용되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지난달 2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창훈 교수가 ‘셀리시드액을 이용한 코 세척이 소아축농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이비인후과 저널인 라린고스코프지에 발표했다. 김창훈 교수 논문에 대해서는 일본 의학계에서조차 관심을 갖고 기사를 쓸 정도로 학계의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지금껏 발표된 논문 3편에는 모두 ‘셀리시드’라는 상품명이 들어가 있다. 이는 외국에서조차 힘든 일이다. 김 대표는 감기치료가 많은 의료보험금이 지출되고 있는 만큼 그 분야에도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리시드를 아는 한 교수님이 10년 전 제가 개발에푹 빠져 있는 것을 보고 뭐랬냐면, 한국에서 노벨상에 가장 가까운 제품이라고 했습니다. 인류가 가장 힘든 싸움이 바이러스이고 인체에서 가장 민감한 부이가 코 점막인데 그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그 균을 죽이는 제품을 개발한다고 빗대서 한 말이었죠. 솔직히 말해서 제가 개발한 이 물질은 공기 중에 뿌릴 경우 바이러스 99% 이상을 죽입니다. 현재 그런 제품이 없습니다. 구제역도 바이러스 아닙니까? 조류독감도 바이러스고요. 공기 중에 바이러스를 죽이는 그런 데이터가 없는데 우리는 그런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겁니다. 그런 쪽도 해보려고 농민과제를 여러 차례 도전했는데 떨어지다 보니까 못하게 된거죠. 다시 말하지만 이 물질은 알레르기, 바이러스 외에도 농축산 등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백화점이라든가 쇼핑센터 같은 곳 에서도 에어커튼처럼 설치하여 뿌려주기만 하면 바이러스 감염 소독이 가능합니다.”
김 대표는 여성들에게 큰 재앙인 자궁경부암 바이러스에 대해 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임상을 하자고 했는데도 당시 비용이 없어서 진행하지 못한것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개발하는 약사님
김 대표의 직업은 약사이다. 현재 수원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그는 부산대학 약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바이엘약품(주)과 한국산도스(주)에서 생산직 근무를 바탕으로 한국애보트(주)에서 마케팅부에서 근무했다. 당시 알게 된 동료가 전기 분해를 하던 사람이었는데 이후 회사를 그만 두고 약국을 경영하던 그에게 자신이 하는 사업에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그렇게 발명의 길로 발을 내딛고 말았다.
“당시에는 전기분해를 할 때 대부분 생리식염수로 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는 생수로 전기분해하는 제품을 만들더라고요. 제도권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 아니었죠. 손해를 아주 많이 봤어요. 제품이 의료기기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성능이 일정해야 하는데 생리식염수로 하면 전해질이 높아져서 사용하는 전류량이 적어져 전압이 줄어들게 됩니다. 전기분해를 해서 차용수사를 만드는 제품들도 많이 나왔는데 저희는 티타늄에 백금도금이 되어 있는 제품이었어요. 그런데 농도조절이 안 되니까 제품화가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다 제가 농도조절을 일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죠. 하지만 똑 같은 디바이스를 가지고 2ppm이 나오게 한 다음에밥 먹고 와서 재보면 11ppm나오고 도저히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농도 조절 쪽으로 개발을 하게 됐고 전극 모양을 돌기모양으로 바꾼 겁니다. 회사명이 조금 촌스럽지만 제겐 아주 중요한 이름입니다. 농도조절을 하려면 최소로 전류전압이 낮아져야 하는데 전류가 뾰족한 곳에 모이니까 조절이 가능해진 겁니다.”
김 대표가 개발해서 승인을 받은 의료용물질생성기인 셀리시드는 전극이 있는 용기에다가 생수를 붓고 파우더를 넣고 전기를 통하면 물에 녹으면서 차아염소산이 되는 원리다. 김 대표는 “제품을 사용할 때는 코에 사용하는 만큼 되도록 필터를 통과한 물이 좋다”며 “정수기 물이나 생수 또는 직수를 사용하고 아파트와 같이 물탱크에서 받아쓰는 물은 오염이 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도 없이 죽음을 생각했었다는 그는 그럼에도 격려해주고 제품을 개발해줘서 고맙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볼 때면 큰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한 현직 국회의원께서 전화를 걸어와 이렇게 좋은제품을 만들었는데 도대체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게 궁금해서 전화를 했어요.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용기를 잃지 마라’고 격려해주 더라고요. 한 아이 엄마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교수님 권유받고 사용했는데 아이의 잠자리가 굉장히 깨끗해졌다면서, 예전에는 아이가 숨을 못 쉬니까 이부자리가 더러웠는데 이제는 깨끗해서 너무 좋다며 제 손을 잡고 울먹이는 겁니다. 그러니 제가 어떻게 개발을 포기하겠습니까?(웃음)”
국내 특허 16개, 해외 특허 11개
이 회사가 보유한 특허는 그 숫자만 해도 자그마치 27개나 된다. 대부분 셀리시드 관련된 특허다.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특허 외에는 기댈 데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환경은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해 놓으면 대기업이 카피해서 자금으로 밀어 버립니다. 우리는 생태계 환경이 아주 지저분해요. 그래서 개발을 할 때마다 특허를 받아 놓은 겁니다. 대부분이 셀리시드와 관련된 특허입니다. 처음부터 조직적으로 했더라면 몇 개만 받아도 되는 것인데 그렇질 못하고 올인 하다 보니까 카피를 방어하려고 무조건특허를 받아 놓은 겁니다.”
현재 이 제품은 세브란스병원과 인하대병원, 아산병원 등에서 셀리시드를 잘 아는 교수들 권유로 환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얼마 전 논문이 발표된 후 소비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져 전화주문하거나 인터넷으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전국의 많은 약국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다 보니 매출이 높진 않은 상황이다.김 대표는 지난번 논문발표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향후 매출을 높이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돌기(주) 본사는 경기도 원주시 태장도원주의료기산업기술단지에 입주해 있는 상태이다. 앞으로 이 물질을 통해 아토피치료에도 도전할 거라는 김 대표는 “아토피질환도 결국은 알레르기 염증으로 시작되고 가려워서 긁은 데를 또 긁게 되면 그 긁은 부위에 황색포도상구균이 자라는 만큼 차아염소산을 통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색포도상구균을 죽이면 아토피가 좋아지는 건명확하게 나와 있고 가려움까지 억제를 하니까 긁을 일이 없도록 하면 결국엔 좋아진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식약처에 임상신청을 해 놓은 상태로 승인을 받으면 임상을 진행하게 될 거라는 김 대표는, 현재 투자유치도 진행 중인데 계획대로 된다면 내년 상반기 경에 아토피 임상을 끝내고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그 누구도 가지 못했던 힘든 길을 묵묵히 걸어 세계 최초 축농증치료기 개발이라는 성적표를 거머쥔 한국돌기(주) 김칠영 대표의 활짝 웃는 날을 기대해봐야겠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