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33년의 생애를 살면서 이 중 마지막 3년을 복음을 전파하는 데 사용했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공생애’라고 표현하곤 한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지 사흘 후에 부활하여서 자신을 따르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했던 말은 바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28:19~20)”라는 말이었다.
이 말씀 한 구절은 지금까지 수많은 목회자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경구로 새겨졌는데, 달구벌 온누리교회의 김야곱 목사의 마음에는 이 말씀이 좀 더 깊게, 그리고 다른 색으로 새겨졌다.
촉망받는 운동선수에서 사업가로, 목사로 그리고 신학대학원의 학장에 이르기까지 김야곱 학장의 삶은 나그네와 같은 변화무쌍한 삶이었지만, 그 중심에는 ‘하나님’이 있었기에 오늘도 그는 자신의 길을 기쁘게 걸어가고 있다.
전통 있는 제자양성소로 대경신학대학원을 세워갈 것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기독교 교파는 200개가 넘고, 신학대학원 수는 군소 신학대학원이나 신학원까지 합치면 셀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각 신대원에서 배출되는 목회자들은 이미 기성교회에서 수용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일부 신학대학원 재학생들은 재학 중 ‘내 길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단계영업에 빠지거나 택시 운전 등의 길을 택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나라 목회현장의 어두운 현실이다.
이에 대해 김 학장은 “예수의 사역 자체가 제자양성이었기 때문에 신학교가 많이 세워지는 것이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신학교에서 바른 교육이 이뤄지고 학교가 학교로서의 사명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신학교가 많이 생기고 목사가 많이 배출되면서 과거보다 질적으로 낮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김 학장은 경북 경산시 평산동에 2,300평 규모로 학교부지를 구입하고, 교육부에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대경신학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 배출되는 목회자들이 모두 이 시대의 진정한 선지자로 세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각오를 하고 있다.
이미 총회신학교의 형태로 20여 명의 선지생도들을 양성하고 있는 김 학장은 “지금 기초를 닦아서 ‘대경신학대학원대학교’로 옮겨갈 것”이라며, “대경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이들이 현장에서 사역할 때 자신감과 자부심을 품고 사역할 수 있도록 전통 있는 신대원을 자산으로 물려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학장이 계획하고 있는 대경신학대학원대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술계열의 학과에 기독교신앙을 갖지 않은 이들도 입학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학장은 “기독교도 음악, 영화, 드라마, 방송인, 기획 쪽으로 인재를 배출해 매스미디어를 공략하는 사람들을 키워야 한다”며, “기독교인이라면 일반학교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달란트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이 가진 비전을 소개했다.
김 학장은 “많은 선지생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정말로 이 시대에 제대로 된 선지자가 배출돼야 한다”며 “대경신학대학원대학교가 진리만을 선포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는 제자들이 양성되는 기관, 그늘지고 힘든 어려운 사람들을 안고 갈 수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대경신학대학원 대학교에 품은 기대를 드러냈다.
김 학장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기름부음’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기독교에서 ‘기름부음을 받는다’는 말에 담긴 의미는 ‘하나님께 특별한 부르심을 받았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목회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을 양성해내는 신학대학원의 학장인 김 학장은 어떤 기름부음을 어떻게 받았을지 문득 궁금해져서 물어봤더니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인생을 얘기 해줬다.
김 학장은 “집안이 철저한 유교 집안이고, 나는 그 집안의 장손”이라고 밝힌 뒤, “어릴 때는 재미로 교회를 다니다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고, 중학교 때부터는 운동하느라 교회와 멀어졌는데 성인이 되면서 다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해 태권도협회 상임심판위원과 국제심판까지 했었던 김 학장은 개인도장을 운영하면서 교육사업에 뜻을 두게 됐고, 그 마음이 대경신학대학원대학교의 설립으로 열매를 맺게 됐다.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신학의 길에 들어서면서 마음에 교육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이 생기게 됐다”는 김 학장은 “기도를 하던 중 ‘가서 제자 삼으라. 네가 부족한 것을 알면 부족한 사람을 많이 길러 내라’는 마음을 주셔서 학교를 세우게 됐다”고 대경신학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학장은 현재 달구벌 온누리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학장이 아닌, 목회자로서의 비전을 물으니 대형화에만 치중했던 기존 교회에서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이 담긴 답을 내놓았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처럼, 성도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교회가 공감해주고, 내 아버지의 집에 오면 복 받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 김 학장은 “개척 당시부터 갖고 있던, ‘성도연금제’를 도입해 등록 후 1년이 지난 65세 이상의 성도들에게 연한에 차등을 줘서 연금을 지급하고, 교회의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최대한 많이 지원할 것이다. 그리고 젊은 부부에게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잘 모시라는 의미에서 ‘효도비’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경신학대학원대학교 캠퍼스 안에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과 찜질방, 성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어 지역을 섬기는 교회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김 학장은 “다른 것보다 ‘우리 교회 성도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계획을 세운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성령이 채워주리라 믿고 있고, 학교도 웬만하면 학비를 받지 않고 다양한 장학제도를 마련해 학생들에게 많이 베풀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학장의 또 하나의 독특한 이력은 현재 ‘삼성프라임’이라는 건설회사의 오너라는 점이다. 회사 신우회에서 종종 설교도 하는 김 학장은 학생들의 등록금이 아니라, 이 회사의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목회를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에 김 학장은 찬양전문사역자로 활동하기도 했고, 이러한 자신의 달란트를 십분 활용해 오는 11월에 국내 정상급 CCM 가수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일반 가수를 초청해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영남권 찬양워십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기독교에도 이런 공연문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연을 계획했다”라고 밝힌 김 학장은 “적자가 나도 진행해야 하는 공연이고 만약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면 모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학장은 현재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총회대경신학교의 만학도를 볼 때마다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주의 길을 가는 제자의 자세구나’라는 것을 느낀다”며, “내가 설립한 학교에서 키운 사열사·학생·신학생들이 일선 목회현장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스승으로서의 기쁨과 하나님께 영광되는 기쁨이 있을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기독교가 사회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는 요즈음, 김야곱 학장과 같은 참된 영적인 지도자가 한국 기독교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고,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