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24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마닐라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2박 3일간의 순방에 돌입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하원 사우스 윙 별관에서 로무알데즈 의장과 업무 오찬을 가지고 광물개발·에너지·방산 등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어 마닐라 동포 및 지상사 대표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위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장의 필리핀 방문은 정의화 前의장 이후 8년 만이다.
김 의장은 먼저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뒤 포텐샤노 캄바 필리핀 육군 참모장과 환담을 나눴다.
김 의장은 "필리핀은 한국전쟁에 아세안 국가 중 최대 규모(7,420명)를 파견해 112명이 전사한 혈맹"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형태의 공동작전을 전개하고 차세대 전투기 등 무기체계 개발 협력, 기술지원 등 방산 협력을 통해 양국 군 역량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캄바 참모장은 "한국 무기체계가 필리핀 군에서 굉장히 선호되고 있는 만큼 저희 육군 역시 군사역량 강화를 희망하나, 의회의 예산 할당이 절실하다"고 말했고, 김 의장은 "오늘 오후 로무알데즈 하원의장과의 회담에서 말씀하신 메시지를 꼭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환담을 마친 김 의장은 하원 사우스 윙 별관으로 이동해 로무알데즈 하원의장과 업무 오찬을 가졌다.
로무알데즈 의장은 "2024년 수교 75주년을 앞두고 필리핀 의회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근 양국 정부 간 협상이 완료된 한-필 FTA가 성공적으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비준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은 "한국의 수많은 대기업들이 필리핀에서 전기·전자, 인프라, 방산, 원전과 SMR 등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필리핀과 경제협력을 이루어나가고 있는데, 이번 방문을 통해 더욱 신속하게, 또 두 나라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과 로무알데즈 하원의장은 오찬을 함께하며 광물 가공, 에너지·방산, 부산엑스포 지지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 심도깊게 논의했다.
김 의장은 필리핀이 니켈과 구리 등 부존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언급했고, 로무알데즈 의장은 "필리핀은 원석을 수출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낮은데, 원석을 반가공하거나 완제품으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하다"며 "탄광이 외딴 지역에 있어 발전소와 송·배전 설비도 함께 도와달라"고 김 의장에게 요청했다.
김 의장은 "필리핀 광업·제조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클린에너지'가 필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한수원과 필리핀 관계 당국 간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어 바탄원전이 조속히 재가동되길 희망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유리한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등 원전 분야도 양국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2030 부산엑스포에 대한 지지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김 의장은 "제주포럼 때도 당부드린 바와 같이 다시 한번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한다"며 "필리핀의 지원을 통해 양자관계 발전과 기업 간 교류협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필리핀의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24일 필리핀 하원에서 김 의장 방문에 맞춰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결의안」을 로무알데즈 의장으로부터 전달받았다.
로무알데즈 하원의장과 회담을 마친 김 의장은 같은 날 저녁 마닐라 동포 대표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위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동포들과의 회담에서 김 의장은 오늘 로무알데즈 하원의장과의 회담 성과로 △한-필 의회외교 공고화를 위한 필리핀 의회 특별 결의안 통과, △한-필 FTA 조기비준, △광물 개발협력과 에너지 인프라 개발, △방산협력 강화를 위한 필리핀 의회의 예산지원 요청 등을 소개했다.
김 의장은 "1967년 한인회 조직 이래 지역별·직능별로 연합회라는 큰 울타리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상부상조하는 전통 덕에 필리핀 동포사회가 코로나도 잘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K-Pop, 한국음식, 한국어, 한국 제품 등 한류 증진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번 순방길에는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한-투 의원친선협회장),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어기구 의원, 김재준 공보수석비서관, 정운진 외교특임대사, 황승기 국제국장 등이 함께했다.
김 의장은 25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후안 미겔 주비리 상원의장을 잇달아 만나 한-필 FTA 조기 비준 및 에너지·인프라·광물·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확대하고, 올 11월 2030 세계박람회 최종 투표를 앞두고 필리핀 최고위급의 부산엑스포 지지를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