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18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통합의 정치, 협력의 정치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대통령 임기 5년, 김대중 시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현대사의 황금기였다"며 "대통령님은 일체의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던 후보 시절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의 비난과 내각제 합의 파기, 연이은 탈당 사태 등 덮쳐오는 정치적 위기의 파도 속에서도 정치연합의 대의를 지켜내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셨다"며 "대통령님의 용기 있는 실천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비로소 세계 보편의 민주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장 "대통령님께서는 대한민국의 복지체계를 설계하셨다"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4대 공적보험체계와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지금 국민 모두가 누리고 있는 한국형 복지제도의 뼈대를 튼튼히 세우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때까지 양적인 성장에 급급했던 대한민국이 비로소 국민의 삶 전반을 두루 살피는 능력 있는 나라로 가는 가슴 벅찬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대통령님은 '햇볕정책'이라는 창의적 발상으로 세계인에게 '평화의 새길'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냈다. 덕분에 대한민국은 마침내 국제외교의 주인이 될 수 있었고, 세계열강과 '한반도평화'를 위해 협력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의장은 "돌이켜보면, 김대중 시대는 민주주의의 최전성기였다"면서 "우리 국민이 느끼는 정치의 효능감도 그때가 절정이었다"며 "김대중 시대가 끝나고 2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우리 민주주의는 전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또 "김대중의 정치는 통합의 정치고, 협력의 정치였다"며 "김대중의 정치는 화해의 정치고, 미래로 가는 정치였다.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를 확신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김대중식 큰 정치가 한없이 그립다"고 했다.
김 의장은 "제 정치 인생의 출발은 대통령님이셨다"며 "저를 '최고의 공무원'이라고 격려해주시고, 정치의 길로 이끌어주신 분도 대통령님이었다. 저도 대통령님께 배운 그대로 간절한 마음으로 통합의 정치, 협력의 정치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늘 추도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