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 차량, 핵융합·플라즈마 전원 장치, 전자 유도 가열 장치 등을 제작하는 다원시스가 국영 철도뿐만 아니라 바이오, 반도체 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원시스는 2010년 전동차 전자장치 제품을 개발한 뒤 2015년 전동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노후 전동차 200량의 부품을 교체하는 계약을 맺으면서다. 2017년엔 전동차 차체를 생산하는 로윈을 인수해 100% 국산 부품으로 전동차를 제작하는 체계를 갖췄다.
특히 고속열차 KTX-1의 교체 시기가 곧 도래함에 따라 고속철 시장 진입을 도모하고 있다. 철도산업정보센터에서 발표하는 철도차량 중장기 구매계획(2025년~2029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의 고속열차 사업 발주가 2026년에 예정돼 있다.
시장의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다원시스는 고속철 사업과 관련해 고속열차에 적용될 추진제어장치(C/I)에 대한 성능 검증을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나아가 다원시스는 최대 시속 250㎞ 수준의 고속열차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18년 첫 수주에 성공해 EMU-150(ITX-마음) 차량 358량을 공급했다. 2021년부터 국토교통부와 개발한 고속열차 전용 추진제어장치도 올해 전동차에 넣어 시운전에 들어간다.
해외시장에서도 다원시스는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의 레일링크(Railink)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통해 철도차량 전장품에 대해 약 16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철도차량에 탑재되는 전장품을 공급하는 계약 건이며, 추후 추가 계약이 예정되고 규모는 총 500억정도로 예상된다. 향후 인도네시아 노후 전동차 개조사업 수주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박선순 다원시스 회장은 “전자기기에 적합한 전압과 전류를 구현하는 전력전자기술이 다원시스의 강점이다. 이 기술을 토대로 전동차 외에 반도체와 바이오, 핵융합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에 전동차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다원시스 ‘산사업 혁신’ 재도약...자회사 다원메닥스는 재상장 탄력
박선순 회장은 다윈시스 자회사의 체질을 개선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박 회장은 5년 전 “‘다원유니버스 비전 2030’을 선포하며 2027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바이오 부문 자회사인 다원메닥스 상장을 추진한다.
다원메닥스의 주력 제품인 의료기기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BNCT)는 붕소와 중성자의 핵반응으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열외중성자’를 생성하는 치료법이다. 박 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희소의료기기로 선정해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암세포 치료에 유리한 열외중성자 비율이 90%로 경쟁사보다 높은 편”이라고 했다.
다원시스가 작년 상장심사 자진철회를 결정한 결정적 요인은 매출이었다. BNCT에 대한 시장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거래소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대만 등 해외 입찰을 추진하고 있어 매출에 대한 부분을 보완해 상장을 재추진하게 된 것이다.
다윈시스 관계자는 “BNCT가 희소의료기기로 지정됨에 따라 소규모 임상으로도 품목허가 심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의료기기 판매시 요구되는 자국내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BNCT를 국내에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기와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모두 받아야 한다, 해외의 경우는 의료기기만 판매하기 때문에 국내 의료기기 품목허가로 해외 판매를 위한 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단, 희소의료기기로 지정받지 못한 경우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서 품목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편, 다원시스는 202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6.4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및 순이익은 각각 3,015억원, 119억원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예상보다 실적이 안 나온 측면이 있다”며 “올해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영 철도회사 PT Kereta Api Indonesia(KAI)와의 철도차량 주요 전장품 장기 공급 계약 등 해외 수주 확대 개선을 통해 다원시스의 저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