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키스 켈로그가 11일(현지시간) 종전 협상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켈로그 특사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선 사이에 우크라이나군과 비무장지대(DMZ)를 두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양측이 15km씩 후퇴해 총 18마일(약 29km)의 DMZ를 조성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 베를린의 분할 사례처럼 영국·프랑스 등 서방 병력이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는 형태로 주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사실상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를 용인하는 방식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는 일시적인 점령일 뿐,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지난달 재확인한 바 있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병력 주둔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과, 트럼프 정부의 우크라이나 NATO 가입 반대 기조 역시 이 구상과 충돌할 수 있다.
켈로그 특사는 “우리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양측이 싸우지 않도록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참여국이나 통제 범위 등 구체적 내용은 “추후 논의 대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더타임스는 해당 제안이 “우크라이나를 나치 독일에, 러시아를 연합국에 비유하는 식으로 오해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기능하는 정부를 갖춘 주권국가라는 점에서 베를린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후 켈로그 특사는 논란이 커지자 SNS를 통해 “나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지지하며, 제안은 분할이 아니라 ‘안정화 병력 배치’에 대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