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조국과 헤어진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꿈을 찾아 떠나갔고, 누군가는 꿈을 빼앗긴 채 끌려갔다. 강제징용, 인력수출, 입양 등 세계로 흩어진 한인들은 전 세계 193개국 7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2·3세 청소년(약 9세~30세) 수는 200만 명이 넘는다. 이런 재외 한인 청소년들에게 조국의 비전을 심어주고 세계를 이끌어갈 대한민국의 자산으로 키워 내겠다는 취지의 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 M이코노미 매거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민관 의기투합...‘버스라이트 이스라엘’ 프로젝트 한국에 접목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K-디아스포라 세계연대 창립기념식’이 열렸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원래 세계에 흩어져 뿌리내린 유대인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 조국을 떠나 타국에 정착한 사람들을 아우르는 말로 쓰이는 ‘k-디아스포라’는 한국 밖에 사는 한인, 나아가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한인의 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람을 뜻한다. 이스라엘은 공공·민간 차원에서 유대인이라면 일생에 한 번 이스라엘을 방문할 수 있도록 버스라이트 이스라엘(Birthright Israel) 제도를 운영·지원하는데, K-디아스포라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며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각광받던 메쉬코리아의 전·현 대표 간 자금유치 전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던 메쉬코리아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공동창업자인 유정범 전 대표이사(당시 대표) 해임안과 김형설 신임 대표이사 선임안,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hy(옛 한국야쿠르트)를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하며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유 전 대표는 이사회 자체가 무효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김 대표를 필두로 한 메쉬코리아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응수하고 있다. 메쉬코리아, 자금난에 내홍...법정싸움으로 번져 갈등의 시작은 메쉬코리아의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인한 자금난이었다. 2019년 123억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178억원, 재작년 368억원으로 확대됐고, 결손금은 재작년 말 기준 1128억원이나 쌓였다. 결국 지난해 11월 메쉬코리아는 OK캐피탈에서 주식담보대출로 빌린 360억원을 갚지 못했고 유 전 대표는 같은달 25일 법원에 개인 차원의 ARS(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를 신청했다. ARS는 최대 3개월 동안 채권자들과 자유롭게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법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다보스 포럼 중 CNBC가 주최한 자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몇 달 전 침체 예상과는 달리 그리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해 신중하면서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희망적 전망의 근거로서 인플레이션의 진정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종식에 따른 중국 경제의 회복, 견조한 고용 시장을 들었다. 불안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의 고금리 행진이 자칫 실업률을 높일까 우려했다. 일자리를 가지고서 고물가를 견디는 것과, 일자리를 잃고서 높은 물가를 감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면서 실업률 방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의 분절화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켰다. 라가르드 총재의 말은 사사건건 날카로운 대립으로 날 새우는 미국과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이해된다. 역사학자이자 후버 연구소 시니어 연구원인 니얼 퍼거슨 박사는 다보스 포럼에서 탈세계화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복합위기’니 ‘지정
20세기 초 미국에 화학비료가 도입되자 흙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면서 반기를 들었던 미국의 토양과학자 플랭클린 히람 킹(1848~1911)은 113년 전인 1909년 미국을 떠나 화학비료 없이 4천 년간 지속가능한 농사를 대대손손 지어온 조선의 자연생태농업을 답사하고 돌아갔다. 미국은 그의 예언대로 흙속의 미네랄이 고갈되고 병충해가 들끓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농무부는 1929년 ‘동양식물원정대’를 파견해 뿌리에서 스스로 질소비료를 만드는 콩 종자를 조선에서 무려 3천점 이상을 수집해 돌아오게 함으로써 화학 비료와 농약이 필요 없는 새로운 작물 개발을 꿈꿨다. ‘농업의 황금기’를 거친 뒤 미네랄이 고갈되고 병충해가 닥친 미국 조선 고종 26년(1889년). 고종은 식량난으로 식량 수출을 금지하는 방곡령(防穀令)을 선포했다. 하지만 고종 21년 조선과 통상조약을 맺고 있었던 미국은 조선이 방곡령을 선포한 그해 워싱턴 DC에 농무부를 설립하고 식량 증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20세기 초부터 본격화된 화학비료 농법에 힘입어 1910년~1914년 동안 농업의 황금기(golden age)를 구가하며 세계 최대 농산물 생산국과 수출국으로써의 위상을 확립했
지난 달 말 마침내 네덜란드가 미국과 일본의 대중 반도체 규제 동맹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ASML은 유명한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는 기업이다. 7나노급 이하의 칩을 생산하려면 ASML사의 극자외선 EAU 장치가 필요하 다. 2018년부터 생산하는 이 장치의 개발 투자에 삼성도 인텔과 TSMC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일본은 새삼 언급할 필요없이 반도체 장치와 재료분야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칩은 휴대폰, 컴퓨터, 가전제품, 통신장비, 로켓, 로봇, 자율자동차, 항공기, 무기, 각종 전자장비와 설비 등 다방면으로 쓰이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산업 굴기를 외치며 육성해왔으나 중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미, 일,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업들의 모든 제품들이 수출 규제를 받는 것은 아닐테고, 첨단 장비에 한해서 금수 조치가 취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이들 기업들의 중국 매출액이 매우 클 것이기 때문에 전품목을 대상으로 확장하는 것은 무리다. 반도체 수요 시장을 간과한 공급 규제는 오래 못가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소비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 전자제품의 공장 역할을 하
2023년 새해가 밝자마자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서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열린 이래 이번처럼 한꺼번에 거의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직원들의 해고를 실시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지난 30년간 세계 경제는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확산과 정착이 이끌어왔다고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대량해고 사태의 의미와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까지 발표된 것을 종합해보면 구글이 12,000명, 마이크로소프트가 10,000명, 아마존이 18,000명, 트위터 3,700명, 테슬라 6,000명 등 테크 기업들의 해고자는 7만여 명에 이른다. 빅테크 중의 빅테크인 구글의 해고는 의심심장하다. 구글의 해고자는 전체 직원의 6%에 이르러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번에 AI 부서의 직원들도 해고 대상에 포함된 것은 구글의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 내 해고 조치는 즉각 실행하지만 해외 직원들은 현지의 법과 관행에 따라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호황을 누리자 인재영입에 열 올렸던 구글이 갑자기 해고 조치를 내린 것은 경영자의
탐욕스런 승자 독식의 세계, 인간 중심적이지도 않았고 지극히 생태 파괴적인 성장위주의 경제가 위기를 넘어 인류 멸망의 재앙을 재촉하고 있다. 매일 매일 수백 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온난화로 지구의 온도상승은 멈출 줄 모른다. 물이 고갈되고 관행농업으로 인한 경작지의 동맥경화는 농산물의 품질은 떨어지는데다, 식량을 무기화함으로써 각국의 식량안보가 위태롭다. 이런데도 탐욕과 성장이라는 인간의 이기적 경제행위는 아직도 바뀔지 모른다. 80억 명의 세계 인구가 각자 자동차를 몰고 배불리 먹고 집을 가져야 한다면 우리의 지구는 버틸 수 없다. 부유한 10%가 전체 세계 자산의 76%를 차지하고, 그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경제모델은 확실히 뭔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우리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새로운 기술혁신으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의 새로운 경제모델을 실천하는 생태경제학 현장을 소개함으로써 지구를 살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제1편 : 게으른 농부의 생태목장 손익계산서 독일 튀링겐 주(州)에 있는 시골 마을의 야생생태 목장 실험 독일 중부에 위
디지털로 세계가 글로벌화 되면 될수록 인터넷의 가상세계가 뜨면 뜰수록 아날로그적 지역(지방, 앞으로 지역으로 통일)과 장소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여행의 문이 열리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다. 왜 일본일까? 일본여행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크게 3가지다. 자고, 먹고, 쇼핑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친절, 청결 등은 덤으로 붙는다. 그럼 국내여행은 어떠냐? 고 물어보면...대답은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한편으로 기업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지자체가 많지만 이는 경제개발시대의 낡은 발상일지도 모른다. 채산성을 중시하는 기업은 비용이 낮은 곳으로 언제든지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마케팅 전략에서 지역과 장소의 중요성을 따지는 글로벌 기업에서 지역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노하우를 배울 수는 있겠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두 사람이 쓴 『All Business Is Local』과 후지요시 마사하루의 『행복동네 후쿠이 리포트, 이토록 멋진 마을』 등의 저술을 참고로 우리나라의 지방재생을 위한 12가지 경제원칙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제1원칙; 글로벌화 될수록 지역과 장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
인체는 곧 흙의 성분이다. 모든 생명은 흙이 키우는 식물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200여 년 간 각종 오염물질과 공해, 그리고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로 흙의 미생물이 소멸했거나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을 식물로부터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기후위기의 닥쳐올 재앙을 체감하고 있다. 30억 년 전부터 칠흑 같은 공간에서 지구 생태계를 지켜온 박테리아(세균), 방선균(放線菌, 세균과 사상균의 중간 형태), 사상균(絲狀菌, 곰팡이) 등 그 수를 헤아릴 없는 미생물의 제국(帝國)들, 그 제국의 성원(成員)들이 더는 참지 못하고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흙에 귀를 기울여 보면 들리는 저들의 아우성과 분노를 어떻게 진정시켜야 할까? 인류 대 멸종을 향해 시작된 흙의 반란이 우리 앞에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dust of ground)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창 2:7 100년 전, 화학비료에 반기를 들고 조선에 온 미국의 토양과학자 한 뼘은 됨직한 긴 인중(人中) 위로 무성하게 자
지난 호에는 인간의 자연파괴에 맞서 인류멸종을 노리는 지하 미생물 제국-진균류(眞菌類)가 모였다고 했다. 마침 흙속 미생물 연구자들 간에 ‘흙속의 진균류가 네트워크로 연결됐다, 안됐다’는 찬반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왔다. 이 내용을 소개한 뒤 지하 세계가 꾸미는 인류 멸종 시나리오-흙의 저주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려 한다. 흙 속 균류의 정보 네트워크에 대한 의문 오크에서 단풍나무까지, 모든 초목의 땅 속 뿌리에 모인 진균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돼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당(糖)과 소량의 탄소(炭素)를 주고받는다. 이게 사실일까? 캐나다 Albert 대학의 균류학자인 Justine Karst는 그녀의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집으로 돌아와서 하는 말을 듣고 놀랐다. 아들은 나무들이 지하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배웠다는 거였다. 그녀는 이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두려움마저 느꼈다. 그녀의 동료인 미시시피 대학의 Jason Hoeksema도 ‘Ted Lasso’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어느 축구코치가 다른 코치에게 숲속의 나무들이 필요한 물질을 먹기 위해 경쟁을 하기 보
요즘 유럽과 아시아의 자유진영 국가들이 미국을 향해 근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일어나는 총기 사고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으키는 파장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패배한 2년 전 대통령 선거를 여전히 조작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추종자들이 만들어내는 음모론과 가짜뉴스에 편승해 미국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도 가짜뉴스를 생산해내고 있다. 중간선거 직전까지 공화당의 레드 바람이 불 것만 같았다. 막상 개표해보니 달랐다. 민주주의는 역시 선거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혁신과 개혁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음을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볼 수 있었다. 트럼프 바람이 정치판을 바꿀 거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언론도 하나의 소스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언론 보도가 기존 지지층을 더 단단하게도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반대 층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켜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기도 한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 하원의석의 과반수는 공화당에 내줬지만 격차가 크지 않고 상원은 민주당이 지켜냈다. 바이든 정부가 남은 임기 2년간 여전히 험난한 국정운영이 예상되지만, 당초 우려했던 급격한 변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고, 일본과도 이전 정부와는 달리 원활한 관계로 회복시키려는 모습이 국민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와 미-중 관계경색 등으로 인해 한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져 있다. 이런 위기 국면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23일 제1차 수출젼략회의를 열었다. 당초 회의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기며 2시간 동안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기업과 무역 단체, 코트라와 수출입은행 등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5위 수출대국으로 우뚝 서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옛날 박정희 대통령처럼 직접 수출을 챙기겠다고 한 말이 인상 깊다. 윤 대통령은 그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전기자동차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와 화상 면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머스크 최고경영자에게 아시아에 건설할 신규 전기차 생산 공장을 한국에 세워달라고 요청했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에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테슬라 자동차는 중국에서 현지 자동차 판매세에 밀려 수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테슬라 자동차가 상대적으로 시장이 좁은 한국에 공장을 건설하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