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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업승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부의 대물림’인가!

박덕환 칼럼

춘삼월, 독감으로 고생한 겨울을 뒤로하고 새봄이 시작됐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 ~’ 노랫말처럼 마음설레는 계절이다. 새봄같이 모두가 설레고 기다려지는 일상이 많았으면 좋겠다.

 

지난 2월, 약 7년간의 긴 겨울을 보내고 새봄을 기다리는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삼성그룹의 이재용 회장이다. 우리 모두 기억하는 2016년, 이름도 유명한 최순실(본명 최서원) 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 간의 합병이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당합병’이라는 의혹이 검찰 수사로 이어져 약 7년간, 이재용 회장의 겨울은 시작된다.

 

의혹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당시 이재용 회장(지분 23.2%)의 지배력이 큰 제일모직(삼성전자 지분 7.2%)의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계열사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에피스의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이벤트도 자리한다. 이재용 회장의 겨울은 이렇게 시작했다.

 

합병비율, 1(제일모직) : 0.35(삼성물산)

 

2016년 12월 금융감독원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참여연대의 질의서가 접수된다. 2017년 3월 금감원은 특별감리에 착수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 처리 기준을 바꾼 것은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해를 돕자면 이렇다.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회장의 지배권(지분 11.3%)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한 삼성물산과 지분 7.2%를 보유한 제일모직 간 합병이 필요했다. 여기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있는 제일모직의 가치를 삼성물산보다  높여야 하는 현실적 문제에 봉착한다.

 

이때 제일모직의 계열사 바이오로직스는 종 속기업인 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장부가 3천억 원이던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시장가 2조8천억 원으로 변경하는 회계 처리를 하는데 이를 두고 분식회계로 위법하게 본 것이다. 


장부가 3천억 원의 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시장가 2조8천억 원으로 높아졌으니 덩달아 바이오로직스와 제일모직의 가치는 높아졌다. 바라던 대로 당시 삼성물산에 비해 규모가 작 았던 제일모직과의 합병비율이 1(제일모직) : 0.35(삼성물산)로 정해지는 단초가 되었다. 


지난 2018년 11월, 금 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가 시작된다. 삼성의 관계자로부터의 양심선언이 이어졌다. 검찰은 2019년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바닥에서 노트북 등의 증거를 확보했고,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 측 핵심 관계자 8명을 재판에 넘겼다. 


수사는 2020년 5월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로 확대돼 이 회장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하며 정점에 이르렀다. 이로써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재판에 넘겨진 뒤 약 3년 반 만에 또다시 기소된다. 검찰은 1년 9개월간의 수사 과정에서 삼성전자 등 10개 계열사 를 37회, 임직원 주거지를 13회 압수 수색했고 300명에 대해 860여 회 소환 조사를 거쳤다.

 

이렇게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만 모두 437권, 21만 4,000페이지에 이른다. 독감과도 같은 겨울이 지나간다. 이후 재판은 3년 5개월간 이어진 끝에 법원은 지난 2월 5일 1심 선고를 내렸다. 「전부 무죄!」.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3년 5개월 만의 선고 공판에서 법원은 공모 혐의를 받는 삼성그룹 핵심 관계자 10여 명 등을 포함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그동안 재판은 총 106번이 열렸고, 80여 명의 증인이 법정에 출석했다.

 

기업승계, 가이드라인!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취지는 크게 4가지다. 1. 자본잠식 위기 삼성물산, 합병 후 기사회생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지배하고 있는 제일모직과 합병하면서 영업실적에서 큰 개선을 이뤘다고 보았다. 합병 이후 바이오사업은 꾸준히 성장했으며, 2020년 들어서는 바이오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전체의 28.8%에 달할 정도로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2015년 4분기부터 2016년 1분기까지 약 3조 원의 손실이 회계에 반영되면서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였으나 같은 해 여름 제일모직과 삼성의 경우 상속재산에 대한 과중한 세금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았다.

 

그보다도 경영권 승계 과정의 정당성에 관하여 관심이 높았고, 관련 법적 판단에서 기업승계의 인사이트를 읽을 수 있다.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개인에게 있는지 주주, 종업원 나아가 고객 등 이해관계자에게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었다.

 

물론 중소기업 처지에서는 기업승계에 있어 과중한 상속세와 증여세가 더 큰 부담이며 기업승계를 주저하는 현실적인 이유이다. 소유권과 경영권이 다르지 않은 중소기업의 승계에 있어 당연한 고민이다. 그렇지만 무작정 미룰 수도 없는 것이 기업승계다. 눈에 보이는 과중한 세금은 전문가와의 상담 등으로 절세 방안을 강구하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후계자의 경영능력, 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기업가정신과 철학, 이해관계자들과의 우호적 네트워크 형성,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기업경영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조직문화의 형성이 기업승계의 더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하여 총수만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인가, 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작업인가가 유·무죄를 가른 것 같다”고 한다. 마치 기업승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지키는 일인지, 아니면 단순히 ‘부의 대물림’으로 치부되는지, 그 경계처럼 느껴진다.  


글 박덕환
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연구 분야 :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성공하는 기업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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