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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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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아닌 내환 위기...성장률 회복 위한 10년 전략 세워야

 

집을 나와 전철을 타기 위해 매일 골목을 걷고 있는 내 눈에 최근 임대안내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 입가로 혀를 내민 익살스러운 고양이 캐리커처 브랜드의 작은 골목 카페. “어라? 며칠 새에 붙인 모양이네 대로변에서 몇 미터 떨어지지 않았는데....끝내 버티지 못한 모양이군” 그곳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나는 왜 문을 닫게 되었는지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지만 장사가 안되었기 때문이라는 건 불문가지다.

 

사실 그 작은 골목 카페는 약과다. 2년 전인가? 건자재 가격이 한창 오를 때 지하철역과 붙어있는 땅에 주상복합건물(10층) 공사가 시작되는 걸 지켜본 나는 분양이 제대로 될지 의심했는데 그게 현실이 된 듯했다. 지하철과 연결 통로는 문이 닫혔고 완공된 지 1년 가까이 되지만 공실률이 90%(?)다. 1층 상가 중 한 곳에서만 임시로 과일을 팔고 있는 게 전부니까.

 

서울의 마지막 신도시라는 마곡지구를 지나는 9호선 양천향교역 앞에 서 있어도 임대 현수막이나 안내문을 붙인 상가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서울 마곡 지구가 이 정도라면 다른 지역은 더 말해 무엇하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1분기 전국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13.2% ▲소규모 7.3% ▲집합 10.3%였다. 특히 세종시의 중대형 상가는 4곳 중 1곳 '공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전국 공식 통계를 무시할 순 없지만 길을 걸어다니면서 본 임대 현수막이나 안내문을 붙인 상가는 그 비율보다 훨씬 더 높아 보였다. 또 소문에 의하면 강남권에서도 이면도로상의 상가 공실률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30년 음식점을 해 온 한 자영업자는 배달료 등 돈이 나가는 곳이 너무 많아져 이대로 가다가는 거덜 나겠다 싶어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양도했다. 하지만 막차(?)를 탄 사람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듯해서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다는 거였다.

 

불황일수록 매출액이 올라야 할 편의점은 3개월째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발표도 들었다. 물가는 오르고 국내 제조업은 침체를 넘어 ‘패닉’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언젠가 되겠지만 산 넘어도 또 산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이 1360원 대가 지나치다, 한국은 흑자가 얼마인데 하면서 1100원 대로 낮추라고 하면 뭐라고 할 건가? 수출 길은 더 힘들어질 거다.

 

국세청의 국회 답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의 개인사업자는 922만 명 이상으로 전체 개인사업자의 75%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연간 소득이 0원으로 신고된 개인사업자도 105만 명 이상 존재한다. 그러나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이라고 해서 반드시 생계가 어렵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소득원이 있거나 부업으로 추가 소득을 얻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고 국세청은 설명한다. 그러나 오죽 장사가 된다면 그런 소득수준에 그치겠는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도 문제다 지난주 한국은행의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만4167개 중 40.9%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10곳 중 4곳이다.

 

그런데도 부동산 상가는 건설과 도시재개발 바람을 타고 하청에 재 하청을 거치면서 비싸게 분양되었다. 임대인은 은행 대출을 얻어 비싸게 분양을 받았으니 그만큼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임차인은 목이 좋은 곳을 찾아야 하니 그런 곳은 더 비싸질 수밖에 없었으니 그런 사이에 거품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한 거품은 꺼지게 마련.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사달이 나기 시작했다. 이미 2~3년 전부터 그런 조짐을 보였으나 ‘내 상가나, 내 지역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애써 외면했다. 상가가 비싼 만큼 지역 활성화-경제성장이 되고 있다면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터였지만 불이 꺼지지 않았던 강남마저 예전만 못할 정도로 경제 침체는 심각하다.

 

한국은행의 발표대로 0.8% 성장은 사실상 0%대로 간다는 어두운 방향을 암시한다. 이대로 가면 저성장, 저생산성, 고물가의 3저 고착화가 일상이 될 것이다. 10년 앞을 보는, 대 전환 전략 목표는 분명하다. 연 4%의 경제성장률 회복이다. 이 정도면 젊은이들이 부모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도 집을 장만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잘 살 수 있으며 기업도 살고 장사도 잘할 수 있다.

 

당장 장미를 선물할 게 아니라 10년 뒤 먹거리 산업을 위해 장미씨를 심어야 할 때가 지금이다. 위기보다 위기인 건 비전과 전략이 없을 때다. 몇 10미터 앞에 있는 오아시스 앞에서 포기하면 되겠는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이생찬(이번 생은 찬란하다)으로 바꿀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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