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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르포] 향응 논란 '강북 신흥부촌' 성수1지구, 평당 2억 부르는 이유

전략정비구역 토허제 묶였지만 호가 수십억 넘어... 주변도 급등
강남 못지 않은 성수역 일대 평당 2.5억까지 '금싸라기 땅' 등극
GS·현대·HDC건설 시공권 전쟁...GS건설-조합 향응 논란 변수

 

‘강북의 강남’, ‘신흥부촌’, ‘금싸라기’ 등으로 불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강변북로를 끼고 한강변에 자리잡은 성수1가·2가동 일대 다세대·단독주택 단지가 총 9428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모한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은 총 4개 지구로 나뉘어 지구별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중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성수1지구다.

 

성수1지구는 8월 입찰공고를 내고 11월 중 시공사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사업 규모(3014가구)가 가장 큰 데다 서울숲 인근, 압구정 접근성 등 입지가 우수하다.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아직 입찰 전이지만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성수동은 과거 제조공장들이 즐비한 공업지역이었다.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공장들이 떠난 자리에 2000년대 중반부터 카페, 맛집 등이 들어서며 젊은 층들이 즐겨 찾은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했다. 또한 일대가 업무지구로 개발되면서 다양한 기업들과 상업시설들이 자리를 잡게 됐다. 자연스럽게 땅값은 많이 뛰어올랐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아파트 가격도 강남 수준으로 껑충 뛰며 부촌 이미지가 확고해 질 성수동. 기자는 지난 7월 23일 성수1지구를 방문해 현장 분위기, 부동산 시세 그리고 준공 후 예상 분양가 등을 짚어봤다. 더불어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논란도 들어봤다.

 

 

◇ 정비구역 외 아파트 시세 수준 넘어설 것

 

현재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매매 시 성동구청에 허가 신청해야 한다. 이 외 지역은 그렇지 않다. 정비구역 내 다세대·연립·단독 주택들은 토허제 등으로 현재 거래가 많지 않지만 호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A공인중개사 대표는 “정비구역 내 주택 가격보다 주변 아파트들이 더 많이 올랐다”며 “바로 옆 건영 아파트는 요새 호가가 기존보다 45~50% 뛰었다”고 귀띔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변건영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2월 21억원에 거래됐지만, 6월에는 최대 28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단순 계산하면 3.3㎡당 가격은 1억1000만대다.

 

주변 시세가 이 정도면 성수1지구의 분양가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B공인중개사 대표는 “성수1지구 3.3㎡당 분양가는 최소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수준으로 형성될 가능성 높다”면서 “현재는 평균적으로 7000~8000만원 수준으로 7~8년 전에는 4000만원 정도였는데 2배가량 오른거다. 한 20년 전에는 500만원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성수1구역 내 거래는 토허제로 제한적이지만 지난 6월 대지면적 208㎡ 규모의 한 단독 주택이 50억4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또 B공인중개사 대표는 “조합원들의 구성은 40대가 많고 그들은 7~8년 전부터 투자를 위해 집을 사거나 현지에서 실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며 “원주민들은 고령층이 많고 20여년가량 사셨던 분들이라 대부분은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고 전했다.

 

◇ ‘신흥부촌’이라 부를만...젊음·문화·기업 3박자 갖춰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신흥부촌’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우선 현재 집주인들이 실거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세대 구성원들이 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핫플레이스가 된 성수역 주변 카페거리나 연무장길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수역을 중심으로 한 일대는 지자체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돼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섰고 IT·테크, 패션,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게임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이 자리를 잡는 것도 성수동만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요소다.  

 

성수역 주변 C공인중개사 대표는 “이 일대는 준공업지역으로 여기에 주택을 지으면 작게 지을 수밖에 없지만 근린생활시설(근생)을 짓겠다고 하면 용적률이 400%까지 늘어난다”면서 “근생이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성수동이 성공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중심 대로변 구간(뚝섬역사거리~서울숲역·성수역)은 지난 2023년 3.3㎡당 땅값이 2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최고 2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다. 수십억원대 고가 아파트와 주변 복합문화거리, 첨단을 달리는 기업 등 3박자가 어우러져 성수동은 소위 ‘비싼 동네’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가 공공연하게 커지고 있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토허제 해제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여전히 재개발 및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며 “강남 재건축의 성공이 강남권 전체의 프리미엄 주거지 확장으로 이어졌듯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주변의 가치를 더욱 더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조합원들, “시공사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선택할 것”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변 입지, 주변 땅값·아파트 시세, 복합문화공간 등을 놓고 봤을 때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눈독 들일만 한 사업지다.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성수1지구는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등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 내부 사정에 밝은 D공인중개사 대표는 “GS건설이 가장 오랫동안 이 지역에 공을 들여왔지만 현대건설이나 HDC현산이 가세하면서 딱 하나 우위를 점하는 건설사가 없는 상황”이라며 “영업활동을 보고 정하지 않고 조건·기술력·디자인 등을 꼼꼼하게 따져 마음에 드는 시공사에 투표하겠다는 조합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GS 건설과 조합 간 향응 접대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조합원 SNS 단체방에서 오가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GS건설이 조합 임원들과 함께 고급 음식점에서 식사를 함께 한 것에서 비롯됐다. 문제는 누가 계산했느냐다.

 

GS건설이 조합 임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면 도시정비사업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 회사나 조합 측 모두 조합에서 계산했다는 입장이다.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D공인중개사 대표는 “당사자들만 알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 언급은 피했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특정 건설사가 한 사업지에 공을 들이는 경우도 많다. 수년 전부터 담당 직원이 조합장이나 임원들 또는 조합원들을 만나 친분을 쌓기도 한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는 과도한 경쟁 방지를 위해 지나친 영업활동 등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영업활동이 예전에 비하면 많이 깨끗해졌다고는 하지만 친분을 내세워 향응을 제공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입찰을 앞둔 시점이어서 각 이해 당사자들이 서로를 감시하려다 보니 고발까지 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경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 결과를 떠나 입찰에 출사표를 던진 건설사들은 저마다 나름의 강점을 내세워 반드시 수주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성수1지구 수주 전담 조직을 구성해 한강조망·문화·휴식 등을 주제로 맞춤형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특히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회사와 협업해 한강 조망 극대화한 차별화된 설계를 적용하고 조합원들에 최상의 상품과 사업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단순히 아파트 건립에 그치는 재개발이 아닌 조합의 수입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디벨로퍼 역량’을 성수1지구에 집약할 계획”이라며 “도시의 문맥을 고려한 기획을 바탕으로 주거·상업·문화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거 명작을 짓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경찰 측에서 저희 쪽에 통보가 온 건 없다. 조합 측에서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공평하게 자리를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저희도 식사를 한 사실은 있지만 결재는 조합에서 했다”고 설명했다. 입찰과 관련해서는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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