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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0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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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천원빵·저가빵집에 '빵플레이션' 논란... "빵값 해외보다 비싼게 문제"

저가형 빵집 온라인서 품질 인증... 소비자 “저렴한 판매 문제 없어”
프랜차이즈 '통신사 50% 할인' 품절...'슈카월드' 사례 다를 것 없다
지하철·동네빵집 '박리다매' 통해..."고객 입맛 맞추기 위한 서비스"

 

최근 대한민국 베이커리 소비 시장과 온라인에서 '천원 빵집', '저렴한 빵집'이 주목받으며 저가 빵집을 옹호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 매장은 대부분의 빵 제품을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입소문 마케팅'을 전략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천원 빵집을 반대할 이유와 근거가 없다. 앞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가 내놓은 초저가 빵은 유튜버 이벤트를 뛰어 넘어 사회적 논란으로 부각됐다. 시중에서 3000원 안팎에 팔리는 소금빵을 3분의 1 가격에 선보이자 소비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기존 빵집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민감함을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영업의 전략으로 따지자면" 유명 빵집들도 마감 전 5~7개 묶음 빵을 5천원에서 8천원에 판매하는 것과 같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천원빵집은 각 지역 좁은 상권이나 지하철역과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높은 물가에 가성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먹거리 공급망을 제공하고 있다.

 

저가형 빵집 프렌차이즈가 늘어나며 지하철 상가나 대형마트 등에서 빵을 개당 1,000원 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로 단팥빵, 완두앙금빵, 식빵, 크림빵, 소보로, 롤케익, 카스테라 등 고가형 프랜차이즈 빵과 비교해도 크게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렵다. 빵 재료의 질, 향, 포장 등 유명 빵집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실제 빵값은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38.61로 전년 동월 대비 6.5% 뛰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세 배를 넘어선 수치다. 빵의 주 원료 달걀 가격도 1년 새 8% 올랐다.

 

통계청은 "출고가 인상 누적과 인건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4월부터 빵·과자류 출고가 인상 과정에서 담합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계란 가격을 둘러싼 산란계협회의 가격 조정 관행도 들여다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990원 소금빵 앞에 늘어선 긴 줄은 국민들의 마지막 경고"라며 빵 시장의 독과점 구조와 본사-가맹점 간 불공정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 '슈카월드' 원가 공개·저가 빵 출시...업계 '쇼크 바람·호들갑', 소비자 "그럴 이유없어"

 

업계에서는 천원 빵집의 가치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의 상품이 등장했다는 차원을 넘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슈카월드에 의해 소위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급등한 식품 가격은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저하시키고 있다.

 

천원빵 중에서도 종류가 다양한 곳들이 있으며 규모가 좀 큰 천원빵집일수록 천원빵의 종류도 늘어난다. 서울시 영등포구 S 빵집 한 관계자는 "빵 원료와 재료등 가격이 상당히 올르며 만드는 시간을 대비해 가격이 오르는 부분은 당연하다"며 "우리도 대부분 천원에서 이천 원대 판매를 하고 있지만 고객분들이 자주 찾아 주시는 만큼 원가를 낮추기 위해 일부 품목은 수량을 줄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국제 버터 가격은 2020년 파운드당 163.98센트에서 2025년 247.11센트로 50.7% 급등했다. 도내 계란(특란 10구)가격 역시 지난해 2600원에서 올해 3920원으로 50.7% 뛰었다. 원재료값 인상에 임대료와 인건비까지 겹치면서 영세 매장들은 어려움에 몸서리치고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규모, 경쟁력, 카드사 할인 혜택, 타사와 이벤트 할인 등 브랜드 파워로 장사의 폭을 넓힐 수 있지만, 동네 빵집은 단골 손님 눈치에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큰 이익 보다는 고객과의 일상 대화나 웃음을 나누며 마음의 만족을 남긴다.

 

취재를 하다보니 동네빵집이 생긴 이유를 확인했다. 구한말 '우랑떡'이라 불렸던 시절의 빵이 조선으로 전래된 것이 시초로, 국내 최초로 빵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빵집이 생겨났다. 현대에 들어서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겨나며 경쟁력에서 밀려 많은 동네빵집이 사라지고, 할인 빵집도 페업을 하게 되거나 실업하게 된 제빵사들도 속출했다.

 

이를 놓고 보면 소비자들에게는 맛있는 빵을 제공하는 것은 잘못된 상도가 아니며, 가격도 낮추어 충성 고객에게 동네 먹거리로 충분히 보답할 수 있는 시장성 가치로 판단된다. 모든 빵집 주인들에게는 가격 자체가 생계가 걸린 문제이며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동네빵집에 있어서 생계를 위협하는 경쟁 업체이다.

 

 

반면 프랜차이즈 빵집 일부는 저가형 빵집들이 원가를 나타내는 형국이라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슨 논리일까? 구로구 저가형 한 빵집 점주는 "저가형 빵집, 천원 빵집이 제품에 문제가 있거나 맛 없는 빵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빵을 제공하는 도·소매 방식의 전략형 시스템이다"라며 "프랜차이즈의 마케팅 전략이 있듯이, 저가형 빵집도 판매 전술 일환으로 고객의 입 맛을 맞추기 위한 서비스 도전이라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빵사 모임에 따르면, 문제는 한국 빵값이 해외보다도 비싸다는 점이다. 이를 뒤받침 해주는 공정위 의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빵 물가지수는 129로 미국·일본·프랑스 등 모두 웃도는 수치로 파악됐다.

 

100g당 평균 가격도 703원으로 프랑스(609원), 미국(588원)보다 높다. 이미 2019년에는 서울의 빵 1kg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일부 호텔과 유명 빵집 등 '국민 빵', '서민 빵' 이라는 목소리를 높이며 단기간 일제히 할인에 들어가며, 일부 업체는 캠페인까지 선보였다.

 

◇ "빵값이 해외보다 비싼게 문제"...민심에 밀린 고가형 빵집 인기·양심 '품절'

 

이 같은 빵값 상승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시장 형성이 늘었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프랜차이즈의 수익성 확대도 이어졌다. 국내 베이커리 전문점 시장 매출은 2020년 6조원에서 2022년 7조5700억원으로 25%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 급증했다. 판매단가가 생산단가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마진이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슈카 사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베이커리 자체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계기가 됐다. 소비자들은 빵값이 왜 이렇게 비싼지 의문을 가졌고, 자영업자들은 현실적 제약을 호소하며 프랜차이즈 점주와 저가형 빵집 점주들의 갈등과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대기업은 가격 인상으로 지금까지 이익을 확대했고, 정부는 상인들의 논쟁에 강 건너 불구경 바라보다 뒤 늦은 '권고'를 외치며 빵값 실태 조사를 한다고 나섰다.

 

천원 빵집의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인 가치는 단연 '1000원'이라는 절대적인 마케팅이 결합된 가격 경쟁력이다. 기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빵 상승으로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천원 빵집은 소비자들에게 단비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며 일부 이익을 챙긴 반면, 작은 골목 상인 들은 "원가와 인건비가 올라 남는 게 없다"고 토로한다.

최근 경기 침체와 고물가 상황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천원 빵집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초 네이버 통합 검색에서 '천원빵' 관련 검색량이 전월 대비 600% 이상 급증한 사실은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천원 빵집의 수익 모델은 '박리다매(薄利多賣)'로 이루어져 있다. 즉 낮은 이윤을 남기되 많은 양을 판매하여 전체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에 기반한다. 주요 수익원은 1000원짜리 빵을 학교, 학원, 스터디카페 등 대량 판매해 발생하며, 일부 매장에서는 음료 및 스낵류를 함께 판매하여 추가 수익을 올린다. 본지 기자가 먹어본 결과, 빵이 부드럽고 식감도 매우 좋았으며 크림도 듬뿍 들어가 목마름이 적고 맛이 일품이었다.

 

◇ 정부-업계, 빵값 조정·인하 공감 형성…공정위, 빵값·우유·계란 담합 등 조사 착수

 

대부분의 천원 빵집은 대형 제빵 공장이나 도매업체로부터 완제품 빵을 낮은 단가에 공급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앞전 보다 물가 상승에 개당 평균 500~600원 수준이던 매입가가 650~800원까지 올랐다. 단가 하락을 위해 대량 계약 후 제휴 업체, 카페, 슈퍼 등 나눠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공급처인 제빵 공장들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버터 대신 마가린, 낮은 단가의 식물성 크림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이는 맛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건강에 크게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의 ‘제빵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 경쟁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빵값을 높인 원인으로 원재료가 가공돼 최종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유통과정에서 시장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지목됐다.

 

공정위는 설탕 조달을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소관 부처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한산란계협회가 계란값 상승을 주도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달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달걀과 우유 유통 과정에서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며 별도로 조사 확인에 나선 가운데, 수입 원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과 업계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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