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계엄령 선포 후 약 6시간 만에 계엄이 해제됐지만 당분간 국내 정치적 혼란이 지속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화 약세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4일 이번 사태로 국내 자산의 매력도 약화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며, 한국의 대외 신뢰도 약화도 원화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 계획 발표 등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로 인해 달러-원 환율 상단은 1,430원 내외로 제한 폭을 뒀다.
하지만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달러-원 환율 급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나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근본적으로 정치적 혼란 이후에도 미국 발 무역 갈등 심화, 한국 경기 펀더멘털 부진 등 원화 약세를 유도하는 요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당분간 1,400원대 환율 레벨은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은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 현재의 국내 정치적 불안과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까지 하향 조정되고 있어 펀더멘탈도 약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대내외적으로 지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 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국내 12월 수출 증가율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금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유동성 공급 대책 발표와 향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차기 금통위: 25/1/16일) 그리고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 재정지출 확대 등과 같은 정책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 채권시장은 환율 부담 속 지난달부터 외인들의 강한 선물 매수세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내년 하반기 WGBI 실질 편입이 확정된 상황이지만 정치 불확 실성 확대와 내년도 국채 공급 부담 확대 시 연말~연초에 수급 패턴이 바뀔 위험도 있다. 단,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이 유동성 공급(RP 매입 등으로 추정)을 통한 대응 의지를 발표 했기에, 극심한 변동성 장세는 제한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국내기업들 자금조달의 국내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 외국인투자자들의 신용채권투자 역시 공사채·특수은행채 등 초우량물위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단기간에 수습해냈다는 점에서 시스템 안정성 및 복원력에 대해 재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신용채권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격(신용스프레드)측면에서의 일정부분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