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권 거점공항인 청주국제공항의 활성화를 위한 민간항공기 전용 활주로 신설 요구가 충북 정·관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도 청주공항 특별법 제정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충청 도민이 꿈꾸는 국제 규모의 민간항공기 활주로는 만들어질까.
지난해 청주국제공항 이용객은 457만9000명으로 애초 청주공항 기반시설의 연간 여객수용력 441만명보다 16만9000명이 많았다. 청주공항은 코로나19가 이후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2023년 공항 이용객은 370만명을 달성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용객이 급격히 늘면서 올해는 500만명을 초과할 전망이다. 국제선 이용객도 지난해 100만명을 뛰어넘었다.
국제정기노선은 2007년 1개국 4개 노선에서 2015년 2개국 10개 노선으로 늘었다. 2019년에는 6개국 18개 노선으로, 지난해에는 7개국 20개 노선으로 늘었다. 청주공항 거점항공사 에어로케이항공은 2020년 1호 항공기를 도입해 이듬해 제주노선을 취항했고 2023년에는 일본 오사카로 국제노선의 첫 날개를 폈다. 이후 몽골 울란바토르와 필리핀 마닐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노선 운수권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다낭 노선, 지난달 31일에는 일본 나고야 정기편 노선을 취항했다.
하지만 청주공항은 민·군 공항으로 2개 활주로 중 1개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공군이 청주공항 민간항공기에 허용한 시간당 이착륙 횟수(슬롯)는 주중 7~8회, 주말 8회로 다른 공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공항의 슬롯 수는 인천공항 70회, 김포공항 41회, 제주공항 35회, 군산공항 20회 등이다.
2744m의 짧은 활주로는 항공 화물 운송에도 불이익을 주고 있다. 활주로 거리가 짧아 항속거리 1만4100㎞, 좌석 수 290명인 E급 항공기까지만 이·착륙이 허용된다. 이에 장거리 국제선이나 중·대형 화물기 운항이 어려운 실정이다.

●충청 도민의 염원... 청주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확대사업 현실화 될까
충청도는 정부에 2035년까지 청주공항 활주로 1본(3200m, 45m)과 평행유도로(3200m, 38m) 구축을 요청하고 있다. 비행기 주차장으로 불리는 주기장도 현재 13대에서 17대 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객수용능력 638만명 규모의 여객터미널과 2000면 규모의 제2 주차빌딩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청주공항을 인천공항 대체공항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륙에 있는 반도체나 2차 전지 산업의 수출품이 인천 영종도로 가는 대신 청주공항을 이용하면 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바이오나 신약 등의 수출은 항공편을 통해 이뤄지기에 국토 중심에 있는 청주공항이 적격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충청권 광역급행철도와 충북선 고속화 사업,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중부권 동서횡단 철도, 청주공항~김천 철도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충청도는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청주공항 현안을 반영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오는 24일 송재봉 의원이 청주공항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청주공항 민간 항공기 전용 활주로 신설과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주변지역 지원, 국가의 행정·재정 지원 조항 등이 담긴다.
김영환 충북북지사는 청주공항 민간전용 활주로가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대부분이 내국인 해외여행으로 경제 통상 쪽으로 여객 수요를 확대하고 해외 우수 인력 교류가 왕성한 항공 노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 등은 인천공항의 항공물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바이오와 반도체,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물류를 충북 지역에서 곧바로 해외로 진출하면 국가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전문가 필요성 공감대...국회도 여·야 한 목소리 지지
국회에서는 토론회가 이어졌다. 19일 충대세민주포럼이 주최한 ‘중부권 거점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토론회에서 민간항공기 전용 활주로 건설에 대해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 항공 전문가들이 대거 자리해 청주공항의 진단과 대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성연영 재난안전정책개발원 항공정책연구소 소장은 청주국제공항 국내외 수요 특성과 물류 활성화 방안 등을 주제발표했다. 한국항공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팬데믹 시기 대비해 '청주국제공항의 여객 회복률'이 2024년 기준 국내선 123.8%, 국제선 296.4% 증가했다.
또한 청주항공 항공 운송 실적도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국내 9.282편, 국제 9,814편 실적을 기록했고, 청주공항 항공 운송 지역별 점유율은 일본이 4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동남아 31%, 동중국 15%, 중국 7%로 뒤를 이었다.
성연영 소장은 “행정수도의 관문인 청주공항은 충청권 유일의 국제공항으로 충북, 대전, 세종 및 경기남부 지역까지 인집해 있고, 오송·오창 등 신산업 단지와 대전 충남권 산업단지를 90분 이내에 이용가능한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공노선 다변화를 위해서는 동남아, 일본, 중국 등 근거리 국가뿐 아니라 장거리 노선 개발, 제주도·부산 등 주요도시와의 노선 증설, 저비용항공사와 협력 확대를 통한 다양한 노선 제공 등이 필요하다”며 “향후 공항 접근성 개선, 지역관광 연계 활성화, 물류거점 육성 방안, 슬롯 확대 및 연장 방안, 국토교통부와의 중·장기적인 경제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항공협회가 조사한 청주공항 주요 실태 자료를 보면, 이용 고객들이 청주공항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공항이라서’라는 응답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청주공항 국제선을 이용한 상위 5개 지역을 보면 충북 31.3%, 대전 20.3%, 세종 15%, 충남 12.3%, 경기남부 7.8%로 나타났다.
박원태 청주대 항공운학과 교수는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운용실태 및 민간전용 활주로 건설 방안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청주국제공항의 민간항공 전용 활주로 확대까지 최대 10년이상 걸린다는 전제 아래, 현재의 7~8개의 슬롯으로는 한 치 앞으로도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청주국제공항에 배정된 활주로 운항을 분석한 결과, 민항기는 주중 7~8회, 주말 8회였다. 시간당 16회에 해당하나, 이마저도 전투기와 민항기 속도차로 인해 운영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인천공항과 운영 주요시간대 여유 슬롯의 비교해 보면 인천공항은 시간당 평균 13.2회, 청주공항은 2.4회로 큰 차이를 보였다.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의 구체적인 건설 방안을 제언한 박 교수는 “국회 특별법이 추진된다면 활주로 공역 분석과 항공화물 운송 발전 등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이다”며 “건설사업이 시행된다면 이주자에 대한 공공임대 주택 공급, 민간자본 유치에 대한 기업 우대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