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유기농산물”은 안전한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땅심 살리는 퇴비 만들기』 저자인 석 종욱 씨의 말이다. 석씨는 미숙(未熟)한 퇴비나 유박(油粕, 깻묵. 여기서는 종자에서 기름을 빼고 난 찌꺼기를 총칭) 같은 유기질 비료만 사용해도 ‘질산염’이 나온다고 한다. 유박 등은 탄질비(비료를 만들 때의 탄소와 질소의 비율)가 아주 낮아서 땅속에 들어가자마자 화학비료와 유사하게 분해되고 그 양분을 작물이 빠르게 이용하게 되어 역시 화학비료와 같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아직 숙성이 안 된 퇴비는 퇴비 자체의 양분 보유 능력이 부족해, 퇴비에 있던 양분이 흙으로 나오게 되므로 작물이 그것을 다량으로 흡수하게 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석씨는 일본의 한 조사자료를 인용해 흙에서 재배한 농산물보다 수경(水耕) 재배한 것에서 ‘질산염’ 수차기 무려 5배 이상 검출되었다면서 뿌리 부근에 영양분이 많이 존재하면 작물이 그것을 쉽고 빠르게 흡수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농업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은 농업담당 관리가 각 농장의 작물 수확이 끝나면, 1년에 한 번. 각 농장의 지하 1m에 있는 흙의 질산염 상태
지금까지 우리는 농약과 제초제의 안전성을 강조하다가 화학비료가 흙에 미치는 영향, 즉 화학비료로 재배한 일반 농산물의 안전에 대해서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 화학비료를 지나치게 논밭에 뿌리면 농작물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양만 흡수하게 되어, 나머지는 자연히 흙 속에 남아 흙을 산성으로 만든다. 여기에다 농약은 물론, 자동차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 공장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 등의 오염물질이 구름에 섞여 있다가 비와 눈과 함께 흙 속에 들어오면 흙의 산성화를 부추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산림토양의 평균 pH는 4.3으로 강한 산성을 보였다. 아직은 환경오염이 안 됐을 것으로 믿었던 산림토양마저 그 정도라면 화학비료를 2019년 한해, 1헥타르당(=3,025평) 268kg씩 쏟아부은 농경지는 더 심각할 것으로 추측된다. 흙이 산성화되면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의 활동이 억제되고 알루미늄 이온(ion, 원자나 분자가 전하를 띠고 있는 상태), 중금속 등의 독성물질 농도가 증가하면서 식물이 정상적인 생장을 방해받는 건 물론이고 식물 세포에 독성물질이 농축된다. 또한, 토종 식물이 감소하고 그 자리를 외래종이 차지하
....살아있는 땅에서는 아름다운 순환이 반복될 것이고 나날이 더 온전한 순환이 이루어지는 그런 땅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땅 살리고 몸 살리는 우리의 농사, 지구를 살리는 우리의 농사가 더욱 발전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인터넷 카페 ‘자연순환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게시판에서 따온 글) 건강한 흙이 건강한 농작물을 키운다 최근 생식을 해보자며 친환경 농산물 매장에 들어갔다가 비로소 실감했다. 포장지의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보지 않고는 친환경 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을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유기농산물” 인증 마크가 붙은 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고, “무농약 농산물” 인증 마크는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권장 시비량의 1/3 이하로 사용해 재배한 것이라 했다. 유기합성농약은 우리 몸에 해로운 농약을 말하는 것이므로 좌우간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할 때 쓰지 않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무농약 농산물은 화학비료를 시비량의 1/3까지 쓸 수 있다니, 친환경농산물에 웬 화학이냐? 싶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구글에 들어가 비료협회의 주장을 보니, 화학비료란 공장에서 화학적으로 합성한 게 아니었다. ‘
2020 도쿄 올림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 왔다. 이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었고, 일본에서는 4번째 긴급사태 선언으로 여전히 불안과 기대가 공존한 가운데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게 된다. 지난 7월 10일에는 ‘무관중 올림픽’을 결정하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다고 생각하는 대회를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 이유 노무라 종합연구소(일본 싱크탱크 겸 경영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중지될 경우 경제적 손실은 1조 8천억 엔(한화 약 18조 7,322억 원)이며, 무관중일 경우의 손실은 147억 엔(한화 약 1,529억 원)으로 예측하였다. 이미 해외 관중의 입국 금지로 인해 1,500억 엔(한화 약 1조 5,610억 원)의 경제손실이 일어난 것으로 보았다. 위의 (표1)은 2020년 12월 공표한 도쿄 올림픽의 경제효과이다. 대회 운영비와 기타 비용 및 코로나 19 대책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해외 관객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국내 관객만 입장하였을 경우, 경제적 효과는 1조 8천억 엔(한화 약 18조 7,322억 원)으로 보고 있다. 위의 (표2)는 국내 관중이 모두 입장 하였을 경우와 무관중의 경우를 비교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한 미래가 다가온다. 지난 20세기에 범한 잘못이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을 불러왔고, NASA도 해체되었다. 이때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남은 자들에게는 이곳을 탐험해 인류를 구해야 하는 임무가 지워진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인류라는 더 큰 가족을 위해, 그들은 우주로 간다. 우리는 답을 찾을 거라며, 늘 그랬듯이.... 황폐한 옥수수밭, 지구의 사막화로 생명력을 잃은 흙, 2014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농부’라고 외쳤다. 인류가 구석기 시대이래 1만여 년을 살아오는 동안 해결할 수 없는, 아니 미래에도 해결되지 않는 3가지가 있다. 필자는 그것을 전쟁, 전염병, 그리고 기아(飢餓), 즉 굶주림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세계인구 70억 명 중 약 10억 명 정도가 삼시 세끼를 못 먹고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3.5초마다 1명씩 죽어간다. 지금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는 코로나 19사태를 극복한다고 해도 인류는 전염병의 재앙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달하고 그 기술로 식량 생
"여기 모인 학생 중에 경운기 몰 줄 아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나요? 5년 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강연에 나선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이 청중인 학생들에게 물었다. 손을 드는 사람이 없자, 그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똑똑하다고 들었는데 실망”이라고 농담하면서 말했다. “앞으로 30년 후, 학생 여러분이 은퇴할 때쯤 식량과 농경지 부족이 심해져 농업은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산업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이 농업을 등한시하고 도시로 몰려나올 때 반대로 여러분이 농부가 되시라, 특히 농업이야말로 한국통일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 했다. 그가 왜 산업화 시대에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농업에 주목하라는 것일까? 아마 그 이유는 인구 증가에 따른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30년 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인구는 90억 명이 되고, 이 인구가 먹고 살려면 지금보다 70%를 증산해야 하는데 공급 능력은 부족하다. 농업과 직결되는 세계 식량 시장은 2020년 현재 약 6조4000억 달러로 IT시장 3조 5000억 달러와 자동차 시장 1조6000억 달러보다 각각 1.5배, 3배가 높은 규모다. 특히 세계 1위 식량 수입
코로나 사태로 잊고 있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AI(조류 인플루엔자)로 알을 낳는 산란계의 23%에 해당하는 350만 마리 등 천만 마리에 육박하는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이로 인해 달걀 가격이 연초와 비교해 40%, 전년 동기보다 70% 가까이 올랐고, 닭고기 가격도 인상됐다. 필자의 아내는 “달걀 30개들이 한 판에 3~4천 원 하던 게 2배~3배까지 올랐다”면서 한정 판매를 한다는 할인점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활필수품 가운데 두부 제품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식용유와 즉석밥은 각각 7.4↑ 7.1%↑상승했다. 고춧가루와 쌀은 각각 35.3%↑, 13.2%↑, 돼지고기와 국산 소고기도 각각 10.9%↑, 10.5%↑ 값이 뛰면서 전체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인건비, 육류, 공산품, 닭, 유제품 뭐 안 오르는 게 없네요. 그럼 우리도 어쩔 수 없죠. 전 메뉴 1000원씩 올립니다.” 어느 자영업자가 최근 자영업자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에 올린 글이다. 행정안전부의 외식비 집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지역 김밥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수산물유통공사의 수출입 정보(KAT)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산물과 축산물 그리고 임산물을 합한 농림축산식품의 2020년 연간 수입액은 342억 7천9백만 달러다. 우리 돈으로 약 41조 원이다. 이는 수입액 1위인 원유(수입액 803억 달러, 2018년 기준), 2위인 반도체(수입액 503억 달러, 2020년 기준)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농산물수입액에 국내 농업총생산액을 합하면 100여조 원, 이 중 5분의 1인 20조 원어치의 음식물을 우리는 못 먹어서 버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음식물을 낭비하는 것도 심한 데다 우리가 먹는 식품은 거의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렇게 식량 작물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다 보니, 우리나라는 국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국내의 물가가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노출되어 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2007년 메릴린치(Merrill Lynch, 1914년에 문을 연 세계 최대 증권회사, Bank of America가 인수)가 「세계농업과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알려진 신조어다. 메릴린치 보고서는 애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
그렇다. 흙이 죽으면 어디서 먹을 걸 얻겠는가? 흙이 없다면, 햇볕, 이산화탄소가 있어도 작물 재배는 불가능하고 모든 생명체도 소멸한다. 대부분 화강암이 부서져 생성된 우리나라 토양은 양분 함량이 적고 산성도가 높아 척박한 편이다. 그렇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런 토양을 슬기롭게 다루면서 살아왔고 그 결과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구가 늘면서 부족한 농지에서 밀식재배를 하고, 비료를 많이 사용함으로써 작물은 병해충에 취약해져 농약 사용이 불가피했다. 그런 관행 농업의 부작용으로 인해 우리의 땅심은 예전 같지 않아졌다. 토양의 퇴화 혹은 오염이 시작되면서 후손들이 소비할 먹거리의 안전성을 생각해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흙을 건강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M이코노미뉴스는 【특별기획】 “흙이 죽으면 모든 생명체도 죽는다” 연재물을 통해 흙의 소중함과, 건강한 흙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코로나 19를 계기로 우리나라 농업의 세대교체, 그 부활의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IT 기업 시가총액보다 뒤지는 우리나라 농업 총생산액 우리나라 농어산촌에서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IT 기업이 등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이란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하여 힘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다. 최근 군대를 둘러싼 두 가지 이슈가 한국사회에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는 강철부대라는 채널A와 SKY가 공동 제작한 밀리터리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으로, 최정예 군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부대의 명예 를 걸고 대결을 펼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군 관련 이슈는 군부대 내의 부실 급식 문제로서 훈련병이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국방부 장관이 전 군 지휘관을 13일 만에 두 차례 소집하였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 과연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왜 나라를 사랑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평화학자 요한 갈퉁(J. Galtung)과 애국주의와 세계시민주의 논쟁을 저술한 마 사 누스바움(M. Nussbaum)을 통해 그 답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예능프로그램이 던지는 메시지 채널 A와 SKY가 공동 제작한 예능프로그램 강철부대는 2021년 3월 23일부터 방송을 시작하여 2개월 만인 5월 18일 동일 예능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 5.9%(채널A, 닐 슨코리아제공, 전국기준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経済新聞) 6월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위하여 일본 내 긴급사태가 선언된 지역의 국립대학 36개교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22개 대학이 지방자치단체에 백신 접종 장소 제공 및 대학 내 접종 개시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은 학생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전체적인 감염 예방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한편, 이러한 접종 대상의 확대는 대학 내 의학부와 부속대학병원이 없는 대학도 있어 현재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월 4일까지 긴급사태가 선언된 10개의 도도부현(일본의 광역 자치 단체를 묶어 이르는 말)의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경우 접종 장소 제공과 대학 내 접종 협력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동의한 국립대학은 도쿄외국어대학, 아이치교육대학, 고베대학 등 22개 대학이다. 도쿄대학, 교토대학, 홋카이도대학 등 나머지 14개 국립대학은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에 동의한 22개 국립대학 가운데 학생을 백신 접종의 대상으로 함께 고려하고 있는 곳은, 도쿄 공업대학
【M이코노미뉴스 사회팀】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저출산의 후유증은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여 교직원 인건비를 주지 못하는 위기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지방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정부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고등교육의 무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호부터는 한국대학법인협의회의 『대학법인 경영 구조 개선과 재정건전성 확보방안 연구』(김상규, 2021년 1월)에서 정리한 ‘대학의 장래와 정책’을 소개한다. 지금의 시대를 일컬어 변덕스럽고(Volatile), 불확실하고(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애매모호하다 (Ambiguous)고 하여 VUCA 시대라고 한다. 사회변화가 정형화되고 선형적이었으므로 예측이 가능하였던 20세기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큰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시대를 섣불리 예측하여 사립대학의 장래를 규정하는 것은 본질의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거시적·미시적 관점에서 사립대학의 장래를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하므로 아래 다섯 개의 가설을 전제로 조심스럽게 전망해 보고자 한다. 다만 다섯 개의 가설은 반드시 독립적이지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