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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그룹 투투 황혜영 인터넷쇼핑몰로 성공하다.

인터넷쇼핑몰로 성공한 연예인 CEO 황혜영


인터넷쇼핑몰로 성공한 연예인CEO. 많은 연예인 사업가 중에 성공이라는 키워드를 얻은 경우는 그리 흔치 않는데 황혜영은 해냈다.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와 날씬한 몸매로 모델과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그녀는 최근 2012년 봄 스타일링 패션화보에서 패션 왕이 되기 위한 다양한 콘셉트로 변신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업가로 변신한 지 5년. 연예인 사업가 중에서 성공했다는 키워드를 가졌지만 황혜영이란 이름 앞에는 ‘그룹 투투 출신’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 붙는다. 그만큼 당시 아이돌스타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히트곡들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간간히 방송에서 얼굴을 보이던 그녀가 쇼핑몰로 성공한 연예인 CEO라는 소문이 들리는가 싶더니 ‘정치인과 결혼’이라는 검색어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가수에서, 사업가로, 그리고 정치인의 아내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날은 3월의 햇살이 아름다운 어느 오후였다.

매장이 없는 온라인쇼핑몰. 사무실에서 모든 일들이 이뤄진다는 그녀의 사무실은 입구에서부터 너저분하게 열려 있는 제품박스와 수백 가지는 될 것 같은 여성구두며 의류들이 가득했다. “조금 산만하죠? 이 사업이 그렇더라고요. 제품이 워낙에 많으니까 이렇게 늘어놓지 않으면 종류를 찾기가 쉽지 않아요. 입구에 있는 상자들은 곧 배송될 제품들이고요. 그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시간이 없다니까요.(웃음) 어떤 사업이든 만만하지 않겠지만 이 사업은 정말로 잡일이 많아요. 실시간으로 방문하는 고객들을 일일이 체크해서 구매가 이뤄지는 순간, 바로 송장을 작성해서 발주를 넣어야 하는 원스톱서비스니까요. 인터넷쇼핑몰은 고객과의 신뢰감이 곧 자산이거든요.”

인터넷쇼핑몰은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선택하는 게 아닌, 고객과의 믿음과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시장에 나가 제품을 구입하는 일을 직접 하고 있다고. 사업가로서의 바쁜 하루 일정은 사업 외에는 눈 돌릴 여유조차 주지 않지만 가끔 방송도 한다. 연말쯤 본격적으로 방송에 복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단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10시간 정도를 일해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즐겁지만 때론개인적인 시간이 없어서 아쉬울 때도 많죠. 바빠서 친구도 못 만나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까 가정주부 역할까지 해야 하니 시간이 더 부족하죠.”


일인 다역으로 성공이란 키워드를 얻어

엄연히 회사의 대표지만 그녀는 회사에서 일인 다역을 해낸다. 어떤 날은 모델이 되어 카메라 앞에 서고, 어떤 날은 작업대 앞에서 잡무를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매일 현장에 나가서 하는 현장조사는 5년째 계속하고 있다. 그래야 감각을 잃지 않고 좋은 제품을 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인에 비해 연예인이 하는 쇼핑몰이니 초기에 쉽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것 때문에 방문객이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연예인이 하는 쇼핑몰이라고 매출이 늘어나는건 아니죠. 고객들은 들어와서 보고 ‘이런 걸파는 구나’라고 나가버려요.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그곳을 믿을 수 있어야 고객이 되는 거지 연예인이라는 것만으로 고객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죠.” 동종업종의 연예인 중에서 그나마 성공이라는 키워드를 갖게 된 데는 뭐든 해 내고야 마는 악바리근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단다. 방송을 쉬고 있던 2007년 동생의 한 마디로 덜렁 시작해 버린 쇼핑몰사업. 그러나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치고 말았다고 한다. “당시에 제가 가진 전 재산이 1천7백만 원이었어요. 인터넷쇼핑몰이니까 돈이 필요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사업이라는 게 그게 아니더라고요. 할 수 없이 1천만 원은 오피스텔 보증금으로 걸었고 오백만 원은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의 비용으로 지불했죠. 정작 물건을 살려고 하니까 2백만 원 밖에 안남는 거예요. 그때부터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뛰어다녀야 했어요. 처음에는 쇼핑몰만 차려 놓고 연예활동을 겸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차리고 나니까 녹록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한 가지 일이라도 매진하자’ 이렇게 생각한 거예요.”


돈이 없다면 몸으로 때워라

5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거의 매일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그녀는 이제 원단만 봐도 어떤 스타일의 옷이 나올 수 있겠구나 하는 감각이 생겼다고 한다. 스타일과 사이즈, 그리고 색상까지도 일일이 체크하다보니 생긴 안목이라고. 타 인터넷쇼핑몰과의 차별화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해 자신의 체형에 맞춘 아이디어도 생각해냈다. 그것이 자신의 체형을 기본으로 한 모델화라고 한다. “저처럼 마른 사람들은 인터넷쇼핑몰에서 옷을 사게 되면 대부분 실패하게 돼요. 분명이 맞을 것 같아서 스몰사이즈를 샀는데 막상 배달되어 오면 옷이 안 맞아서 반품하거나 못 입고 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의 실패담을 사업에 적용하기로 한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제 체형을 알잖아요? 키는 얼마나 되고 허리사이즈는 얼마며 몸무게는 얼마인지를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 대신 제가 옷을 선택해서 입고 스타일을 연출하는 거죠. 그러면 고객들은 저를 보면서 제품을 선택하면 되는 거고요. ‘저 옷을 입으면 나도 황혜영처럼 저런 자태가 나오겠구나’ 하는 추측이 가능해지니까요. 되도록 촬영을 스튜디오대신 길거리나 장소를 빌려서 하는 이유도 그거예요. 코디도 제가 직접 하는데요. 옷을 사는 고객들을 보면 대부분 티셔츠 하나를 살려고 했다가도 코디된 제품을 세트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만큼 사진촬영도 코디도 제품만큼이나 중요한 게 이 사업이 아닌가 싶어요.”

사업자금이 부족했기에 오로지 몸으로 승부를 건 도전. 그랬기에 사업에 대한 노하우는 남들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제가 처음에 힘들어 할 때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사업은 돈으로 때우거나 몸으로 때우는 건데 넌 돈이 없으니 몸으로 때워야 한다. 돈 있는 사람은 각 분야에 전문가를 영입해서 일을 시키면 되니까 몸이 편하겠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한 사람이 열 명, 스무 명이해야 할 일을 다해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이를 악물고 하던가 아니면 당장 집어치워라. 그 말을 듣고 나서 ‘나에게는 불평도 사치스럽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데 노력밖에 더 없잖아요.”


5년의 노하우가 만든 독자적인 브랜드 ‘아마이’

황혜영은 대단했다. 기왕 시작한 사업,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해 디자인 공부도 하는 억척스러움이 기염을 토해냈다. 제품만 팔고 마는 장사가 아니라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서 당당히 승부를 해보고자 야심찬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쇼핑몰의 강점이 사진이라고 생각해 스튜디오는 한 곳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매주 바꿔서 촬영했다. 99.9% 야외촬영은 의상과 맞춘 일상과 거리촬영 위주로 한다. 이런 촬영은 스튜디오 촬영에 비해 번거롭지만 지금껏 해왔던 시스템이기에 고객들에게 더 믿음을 주고 있다. 그녀만의 독자브랜드는 따로 공장을 갖기보다는 원단에 따라 여러 군데의 공장과 연계하여 만든다. 원단에 따라 스타일에 따라 기술력에 맞는 공장을 선택하는 것이다. 원단과 디자인을 주고 샘플을 주문하여 1차, 2차, 3차에 걸쳐 꼼꼼한 필터링을 거친 후 생산에 들어간다. 매일 공장을 돌아다니며 제품생산 과정을 체크하는 것도 그녀에겐 빼 놓을 수 없는 일과라고 한다. 현재는 여성복 위주지만 차후 남성복도 도전해볼 생각이란다.


연예인, 그리고 사업가의 생활 중 더 매력을 느끼는 직업

“지금이 더 좋아요. 하루 24시간을 두고 봤을 때 연예인이나 사업가가 시간이 없는 건 매 한 가지지만 연예생활은 수동적인데 반해, 사업가생활은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능동적인 생활이거든요. 연예생활은 하루에 스케줄이 대부분 12~13개 정도에요. 스케줄에 따라서 매니저가 차에 타라고 하면 타고, 노래를 부르라면 부르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하루 일정을 100%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해요. 스스로 하루를 계획을 하고 스케줄을 잡는 거죠. 부담감은 크지만 그만큼 재미도 더 커요.”

작년부터는 결혼한 주부기에 한 가지 일이 더 늘었다고 한다. 쉬는 날이면 집안 청소며 음식을 만드는데 어설프기만한 새내기주부라 사고를 치는 경우도 많단다. 가장 힘든 일을 물으니 어이없게도 냉장고 청소란다. 사무실에서는 아무리 무거운 물건 박스도 훌쩍 들어 올리는데 집에서 냉장고 청소만 하면 기본 4시간에 꼭 손을 다치는 일이 생긴다고 한다.

“오늘 아침에도 기사가 났더라고요. 며칠 전에 페이스 북에다가 제가 글을 썼거든요. 하루는 잡지에 패션촬영을 했고, 하루는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보냈고, 하루는 요즘 바쁘기만 한 남편과 사진도 찍고 하면서 도왔다고 했더니 ‘황혜영의 3단 변신’이라는 주제로 글이 올라왔어요. 요즘 제 모습이 거기에 다 나오는 것 같아요. 그렇게 바쁘게 살고 있으니까요.”

사업은 더디지만 2010년에 비해 2011년에 더 성장을 했고 독자적인 브랜드인 ‘아마이’도 서서히 제품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사업가로서 한 마디를 부탁했더니 “상품을 만들어 내고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옷을 잘 입은 팁을 주는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MBC 이코노미 매거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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