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중고차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중고차 할부금융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중고차 딜러들이 대출할부제휴점의 고금리 할부금융 이용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털업체들뿐 아니라 은행들도 경쟁적으로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표면적으로 대출상품 선택 폭은 넓어졌지만 소비자들의 고금리 부담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재 캐피털사들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가 최고 연 30%에 달하는 것은 대출할부제휴점이 매매상(딜러)과 금융회사를 연결하는 간접적인 중고차 영업구조(소비자-딜러-대출제휴점-캐피털사)에서 비롯한다.
캐피털사가 할부제휴점과 중고차 딜러에게 지급하는 중개 수수료가 금리에 포함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 매매상은 “대출제휴점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소비자에게는 차를 안 팔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할부금융업계에서 저금리 다이렉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극히 드물고 판매 실적도 미미하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6월 최저 연6%대 저금리를 제공하는 중고차 마이카대출 상품을 출시했지만 실적은 전체 마이카대출 실적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중고차론으로 총 1조2440억원의 대출액을 취급했지만 이 중 다이렉트 상품 실적은 1550억원(12.4%)에 그쳤다.
대부업법 개정안 통과로 오는 6월부터 대출중개 수수료율 5% 상한제가 실시되면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딜러가 중고차 거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 소비자가 딜러를 제치고 금융회사와 직접 접촉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