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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약소국 희생시키는 강대국 뒷거래 우려

올해 100세의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지난달 중국을 깜짝 방문해 시진핑 주석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키신저의 방문 전에 미국 산업계의 맏형격이 빌 게이츠의 방문이 있었고, 블링컨 국무장관과 옐런 재무장관의 방문이 잇달아 있었다.

 

이를 바라보는 일본과 유럽, 한국 등 미국 동맹국들의 시선은 불안하다. 그간 미국의 ‘강권’으로 보조를 맞춰온 입장에서 ‘미국에 또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고개를 든다.

 

미국은 항상 뒤통수를 잘 치는 나라다. 바이든 대통령이 들어와서 전격 단행한 아프간 철수를 봐라. 아프간에서 오직 미군을 믿고 일했던 아프간인 사람들이 마지막 철수 수송기에 타려고 목숨 걸고 달려가던 모습은 미국의 ‘안하무인’ 외교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미국의 변심을 항상 염두에 두고 ‘B플랜’을 준비 할 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 훈련을 상시 가동해놓고 있어야 한다. 


키신저야말로 19세기 외교 유물인 ‘밸런스 파워(Balance Power) 이론’의 신봉자다. 강대국 간의 질서와 평화라는 틀을 위해서 약소국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며,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적 외교를 경시하는 도구주의적 외교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얄타회담에서 한국을 통째로 소련에 넘겨 주려고 했고, 6.25전쟁 직전에 무책임하게 철수하는 바람에 전쟁 발발의 원인을 제공했다.

 

물론 한국 전쟁에서 많은 미군의 희생에 감사해야 하지만 미국 외교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들어 갑자기 미국이 러시아를 의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삼가고 있다. 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를 살려둘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복선이 깔린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도 키신저의 머릿속에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계속해서 미국에 의존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적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런 논법에 따라 볼 때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갑작스레 전환한 진짜 속뜻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키신저는 중국을 서방세계에 소개하여 오늘날 중국의 발전을 이룩하게 한 일등공신 중의 한 사람이다. 당시 미국은 소련에서 석유와 가스가 발견되면서 엄청난 위협으로 떠올랐다.

 

 

1970년대 유럽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 중에는 소련 공산주의 체제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유럽은 원래 모든 정치사상의 고향이듯 소련 공산주의 사상과 체제도 유럽의 유토피아적 사회민주주의 사상의 파생품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미국으로서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떼어내야 하는 입장이었다. 미국은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와 인권탄압을 양보하고 당근을 제공하고 중국을 키워왔다. 중국이란 호랑이를 키운 건 미국이었다. 


키신저가 100세의 몸을 끌고 옛 추억을 되새기려고 베이징을 방문했을리가 없다. 그가 상대했던 외교관과 정치 원로들은 다 세상을 떠났다. 백악관의 밀명을 갖고 중국을 방문했으리라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어 2편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9566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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