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투자와 미래 먹거리를 무엇보다 중시한 민주당의 전통을 이어, 인공지능 개발과 투자에 진심을 다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년 전 공개된 김대중 대통령님의 옥중 영상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44년 전, 1981년에 사형수 김대중은 마치 지금의 ChatGPT를 연상케 하는 미래를 예견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그 놈(전자기기)이 말로 물으면 말로 대답하고, 글자로 내달라 하면 글자로 내줘요. 그러니까 학자들이 무슨 연구하는데, 책 찾고 도서관 가고 할 필요가 없게 돼요. ‘그런데 조금만 있으면 어떻게 되냐면, 가정마다 텔레비전 세트같이 그런 세트를 가지게 되고, 그 세트 앞에서 ‘세종대왕이 몇 해에 돌아가셨지?’ 그러면 거기서 ‘몇 해요’ 하고 말로 대답해줘요. 이런 시대가 돼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대중 선생께서는 그로부터 16년 후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대한민국을 IT 강국,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초석을 놓았다”며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자유무역 흐름이 빠르게 강화되었던 시기에 한미FTA를 추진해 개방경제국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되면 어쩌나 하는 국민들의 우려를 많이 듣고 있다. 며칠 전 중국 기업의 ‘딥시크(DeepSeek)’ 공개 후 우리를 포함한 전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기술경쟁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눈깜짝하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 경쟁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이 경쟁과 변화를 피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 또한 국가적 명운을 걸고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투자를 해야 하는 때”라며 “선제적으로 한미FTA를 검토하고 선견지명으로 IT 인프라를 구축했던 것처럼, 지금 인공지능 투자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고 적었다.
가성비를 내세우는 딥시크의 등장은 ‘쩐의 전쟁’으로 흐르고 있던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도 동시에 도전과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폭적이고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먹거리를 키워내는 일에 있어서 정쟁과 정파는 있을 수 없다. 정부가 추경에 대대적인 인공지능 개발 지원 예산을 담아 주신다면, 적극적으로 의논하며 협조할 것”이라며 “우리 연구자와 기업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개발과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예산, 뛰어난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가 아니라 과학기술 개발을 선택할 수 있는 장기 여건을 조성하는 예산 등. 때를 놓치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국가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양보해야 하는 게 있다면 양보하겠다. 정부의 과감한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가 인공지능에 진심이라면, 먼저 반도체지원특별법부터 협조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이고 전 정부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나, 이 대표의 발언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면 우선 국회에서 반도체지원특별법부터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