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활동도 크게 위축돼 경기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3%로 지난해 4분기(0.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소비동향을 직접 알 수 있는 카드사용량을 살펴보면 위축된 양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 대형카드사가 세월호가 침몰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개인 카드이용액을 분석한 결과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평균 87억원(4.4%)이나 감소했다. 또 다른 카드사도 참사 전 1주일간(9∼15일) 개인 카드이용액이 전월 동기보다 4%가량 늘었다가 참사 후 1주일간(16∼22일)은 4% 줄었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얼어붙었던 소비가 생필품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100명에 가까운 실종자가 남아 있는 데다 선체 인양까진 앞으로도 최소한 두 달 정도는 더 걸릴 것으로 보여 내수 경기에 미칠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관광·여행 산업은 이번 참사로 직격탄을 맞았다. 2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국에서 131건의 문화관광축제가 취소됐고 113건의 행사가 연기 또는 축소됐다.
27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각 지역 협회를 통해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일부 여행사에서는 학생·공무원들의 단체 여행 취소율이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50%를 넘어섰다.
특히 제주도, 진도, 목포로 가거나 그곳을 경유하는 여행과 공무원 연수 여행은 대부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교육부가 1학기 수학여행을 전면금지하며 국내 전세버스 업체 등이 폐업을 우려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시스템 등의 문제로 발생한 사회적 재난은 자연적 재난과 달리 경기 자체를 급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타깝고 우울한 마음에 시민들이 소비를 줄이고, 이는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경기를 움직이는 ‘심리’가 완전히 꺾이지 않을지가 관건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8로 석 달째 제자리걸음이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부진한 소비 회복에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가세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3.9%)에 못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