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외교가 빛난다. 전쟁 발발 초기부터 미국과 유럽의 우방국, 일본, 한국 등에 영상외교를 펼쳤다. 러시아 점령군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앞두고 독일과 프랑스, 이태리, 영국을 차례로 방문해 군사적 지원을 이끌어냈다. 러시아와 가까운 사우디를 방문해 그들에게 인간적 양심과 정의에 호소하고 마침내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 참여해서 선진국 정상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과 친숙한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나 협력을 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눈물겨운 외교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요즘 가장 주목을 받는 나라가 한국이 아닌가 한다. 한국이 일본과 화해하고 미국과 함께 3각 안보체제를 굳히자 각국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유럽과 일본, 미국과 달리 제국주의 식민지시대의 과거에서 자유롭다. 중국과 러시아가 아프리카와 중동, 중남미 등에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과거 역사의 굴레가 덜한 편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되는 첫째 조건은 외교를 잘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도 내부 역량만 튼튼하면 외교는 자연히 부수적으로 잘 될 수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지난 5월 하순 히로시마 G7회의 마지막 날 전격 제재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기업이다. 중국은 마이크론을 제재한다고 해도, 재고 물량이 쌓여있는데다가 자국 메모리 기업인 YMTC와 한국 양사의 중국 내 생산물량으로 충분하다는 계산을 하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중국시장에 대한 과다한 의존임이 명백해졌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도 중국 의존 체질에서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히로시마에 모인 G7) 정상들은 중국을 겨냥해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는 플랫폼을 창설하고 주요 광물 및 물자의 공급망을 보호하는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G7정상들은 지난 달 20일 공동성명에서 경제적 강압을 공동으로 평가하고 억제·대응하는 새로운 틀인 '경제적 강압에 대한 조정 플랫폼'을 신설하기로 했으며, 특히 경제 강압의 대상이 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로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중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정상들은 경제안보 성명에서 중요 광물, 반
작년 2월 20일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년 5개월을 맞이하고 있다. 전쟁 초기에 유럽이 러시아의 위세에 멈칫하고 분열되는 듯 보였으나 이제는 미국과 영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자유민주 진영 국가들이 일심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분노와 영토수호 의지를 꺾을 수 없는 것 같다. 전투기 제공을 꺼려하던 바이든 대통령이 드디어 F-16을 제공하기로 히로시마 G7 회의에서 밝혔다. 열흘 전에 영국은 크림반도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스톰 새도를 제공했다. F-16 전투기와 스톰 새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전력을 크게 강화시킬 게 틀림없다.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은 변곡점을 넘어선 것 같고 시간은 우크라이나 편인 듯하다. 러시아 패퇴 가시권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끝내야 하는 종결되는 성격으로 변했다. 왜냐하면 미국과 유럽이 전쟁 무기만 지원했을 뿐 항전은 오롯이 우크라이나가 감당하고 있으므로 나토의 발언권은 약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과 북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소진시킬 때까지 전쟁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을 내심 바
지난해 전기차 세계 판매량이 2021년보다 60% 급증해 사상 처음으로 1천만대를 돌파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자동차 7대 중 1대가 전기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70대 중의 1대가 전기차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불과 4년 만에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BYD가 지난해 180만여 대의 전기자동차를 판매해 130만여 대를 팔아치운 테슬라를 마침내 추월했다. BYD는 그 전해에 비해 무려 211% 판매 증가를 기록한 반면, 테슬라는 40% 증가에 그쳤다. 현대·기아는 테슬라, 폭스바겐, GM, 스텔란티스에 이어 6위로 34만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순위 15위내에 랭크 된 기업 중 중국이 6개사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중국 기업이 압도적이다. 1위 업체인 닝더스다이(CATL)의 점유율은 34%로 한국 배터리 3사를 합친 것보다 많다.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업체들이 56%, 한국이 26%, 일본이 1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의 점유율이 크게 높아진 것은 우선적으로 중국
경제가 어두운 터널에서 조금씩 햇살이 비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0.3% 성장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까 조마조마했는데, 지난 4분기 –0.4% 역성장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수출은 여전히 마이너스이지만 개선되고 있다. 지난 3월 무역수지는 46억달러 적자였는데, 올해 1월 125억, 2월 52억 적자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수출 규모도 작년 9월 이후 6개월 만에 550억 달러대로 회복했다.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반도체 회복이 급선무다. SK하이닉스 1분기 발표에 따르면, 3.4조원 적자였지만 시장 전망보다는 양호한 편이고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가 개혁을 추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그 국가가 어려울 때, 그 중에서도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이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성장하는데, 누가 개혁을 달가워하겠는가. 혹자는 경제 성장을 하는데 개혁할 이유가 있는가하고 되물을 수 있다. 경제성장이 지속된다고 해도 성장 속에서도 나쁜 습관과 모순과 문제를 쌓이는 법이다. 건강한 사람도 운동 안 하고 해로운 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건강을 해친다.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과거의 나쁜 습관 때문에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극심한 정파 대결과 과열된 선거, 페이크 뉴스의 기승이라고 할 수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가 미국 정치판이고 한국도 이를 닮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 18일 미국 델라웨어 주 윌밍턴 법정에서 폭스뉴스 방송사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사건이 양측의 합의로 재판 시작 직전에 종결됐다. 폭스뉴스가 명예훼손 제소자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Dominion Voting System)에게 지급하기로 한 합의금은 7억8천7백만 달러로, 미국 역사상 최대의 명예훼손 배상금이다.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사는 2002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됐으며 나중에 미국 덴버로 본부를 확장했다. 이 회사는 투표 머신을 포함해 전자투표와 개표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왔으며 세르비아에 개발팀을 두고 있다. 도미니언사는 캐나다에서 신뢰를 얻자 그것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 부정 음모론에 휘말린 2020년 미국 대선 때는 설립 한지 20년 가까이 되는 회사로 상식적으로 볼 때 도미니언 사가 투표 기계를 조작할 동기와 가능성이 없었다. 도미니언사의 투표 머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표를 없애버리거나 일부를 바이
올들어 두세 달 동안 블룸버그, CNN, BBC 등 외신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SM엔터 인수전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철수로 일단락됐다. 요즘 외신들의 한국 뉴스 보도 경향을 보면 좋은 뉴스는 잘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하더라도 부정적인 면을 들추어내는 시각이 있다. 한국의 모든 것들이 그들이 보기에 경이적이긴 하지만 살짝 시기심,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면 고소함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제조업, 방산, K팝까지 너무 잘 나가기 때문에 치뤄야 하는 몫(?)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SM인수전은 한국 로컬뉴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도 외신들은 브레이킹 뉴스처럼 취급했다. 오직 K팝의 성공을 바라는 입장에선 지난 두세 달간 걱정스런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이수만 전 총괄피디와 SM엔터 경영진 간의 깊은 갈등의 속내를 외부에선 알 길이 없다. 각자 할 말이 있을 테지만 어느 한쪽 편을 들기도 어렵다. K팝의 이미지가 혹시나 금 가지 않을까 우려하던 차에 방시혁 의장의 인수 포기와 카카오와의 협력 의사 표명은 무척 다행스럽다. 방시혁 의장은 지난 15일 관훈 포럼에서 인수를 중단한 배경에 대해 인수전에 들어갔을 때 생각했던 SM의 기업 가치를 넘어서는 상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1일 반도체법에서 규정한 보조금이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용도로 쓰이지 않도록 설정한 '가드레일' 세부조항을 공개했다. 첨단 반도체의 경우 생산 능력을 5%, 성숙 공정을 사용한 반도체는 10% 이상 확장하지 못하는 게 골자다. 만약 해당 상한선을 넘으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그 대신 미국은 기술·공정 고도화를 위한 투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첨단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반입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수출 규제의 1년 유예를 받았는데 올 10월이 만료된다. 그 이후에 규제 유예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미국과 중국간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전쟁은 전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항해 반도체 자급률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규제 사이에서 샌드위치 처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 반도체는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탈 중국론’을 거론하기도 하는데 그건 성급하다. 반도체 공장의 분산은 필요하지만 거대 중국시장을 내놓고 발을 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가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IPCC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1988년 공 동으로 설립한 국제협의체로 이번 총회에는 195개국 650여 명이 대표단으로 참가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8년간 전 세계 과학자 782명이 참여해 도출한 기후 변화 데이터와 평가를 총정리한 것이다. 세계자원연구소가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것을 중심으로 소개해보 자. 첫째, 인간이 유발한 기온 상승은 산업화 이전(1850-1900)에 비해 1.1도인데, 그 영향이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는 기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후변화란 해수면 상상, 극단적인 기후 현상, 빠르게 사라지는 해빙 등을 말한다. 1.1도 높아진 상황에서 앞으로 0.5도씩 기온이 상승할 때마다 고열, 폭우, 가뭄의 강도와 횟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면 고열 현상은 지구 기온 1.5도 상승할 때 그 이전보다 4.1배 많이 일어난다고 예측했다. 또 기온 상승은 기후 변화의 연쇄적인 피드백 효과를 가져 올 것임도
제1회 서울예술상 음악부분에 ‘음악오늘’의 <율.동.선>공연이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2월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서울예술상 시상식 음악부분에서 ‘음악오늘’의 <율.동.선> 공연을 최우수상으로 발표했다. <율·동·선>은 지난해 11월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선보였는데, 난해할 수도 있는 현대음악과 공연임에도 관객들의 호응이 컸다. 서울예술상 심사위원들은 “소리와 악기에 대한 탐구를 확장하여 무용과 음악과의 상호 연관성을 공연으로 훌륭하게 제시했다”고 평가하며 “ 무용과의 협업을 통해 움직임을 더욱 직관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충분한 몰입과 설득력을 갖게 해주어 완성도를 높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율·동·선>을 만든 음악오늘은 신수정, 김두영, 김은진, 양지선, 김지영, 양영광 등 6명의 작곡가 단체다. 2015년 9월 첫 연주회를 시작으로 해마다 새로운 현대음악을 꾸준히 발표해오고 있다. 이번에 수상한 <율·동·선>은 현대 문명의 문제를 음악과 무용으로 탐구하면서 독창적으로 해석한 공연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도 대중과의 간격도 좁힌 현대음악 공연
비영리 글로벌 환경단체인 국제맑은환경운동본부는 지난 2019년 4월에 창립돼 손 씻기 캠페인을 시작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이듬해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토론하고 에세이를 쓰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국제맑은환경 공헌상 시상식을 개최해 올해 4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국제맑은환경운동본부는 올해 4월부터 기후문제를 비롯한 환경을 주제로 글로벌 공감 능력을 높이고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목적으로 초중등학생들을 위한 글로벌 환경 리더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어떤 프로그램인지 이상용 논설위원이 국제맑은환경운동본부 이영종 사무총장을 만나 알아봤다. Q. 글로벌 환경리더십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A. 우리 프로그램은 미래를 짊어질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들이 ‘환경’이란 주제를 가지고 영어로 리서치를 하고 토론하고 에세이를 쓰는 프로그램입니다. Q. 영어로 해야 하는 이유는 글로벌 주제이기 때문인가요? A. 그렇습니다. 기후와 환경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이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과 소통하고 협력하기 위해서
대화형 AI서비스인 ‘챗GPT’ 광풍이 일고 있다. 출시 두 달 만에 1억 명이 접속했고, 곧 2억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 모습은 1990년대 초 인터넷 검색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최초로 대화형 AI서비스를 선보인 오픈AI와 MS,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도 챗GPT와 유사한 방식의 AI 언어 모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챗GPT를 사용해보고 감탄한 이점은 많은 자료를 검색하고 답을 찾았던 것을 순식간에 해낼 수 있다는 점, 시험 문제 풀이, 논문과 문서 작성, 외국어 번역 등을 한다는 것으로 간추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편리함이 과연 현재의 검색보다 나은 걸까. 우리가 어떤 주제를 검색하는 수고를 하는데 있어 불편함도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얻는 것도 많다. 이런 과정이 다 생략되고 챗GPT가 주는 검색 결과만을 의존할 때 그만큼 사고가 제한되고 종속될 우려가 있다. 또 논문과 어떤 문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 만들기가 아니다. 그간 힘들여 수집한 자료와 경험, 노하우를 정리하고 의미 있는 콘셉트를 세워서 주장을 펴고 솔루션을 제시할진대, 그런 작업을 챗GPT에 맡겨버린다면 그런 작업을
지난달 네덜란드의 반도체 노광장비 회사인 ASML이 중국인 직원이 자사의 기술 데이터를 훔쳐갔다고 발표했다. ASML사는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고 외신 기자들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에게 논평을 요구했으나 아는 바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SML이란 어떤 회사인가. 삼성전자, TSMC, 인텔, SK하이닉스까지 이 회사의 노광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면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 수 없는 유일무이의 기업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강하게 부인하지 않고 점잖게 아는 바가 없다고 하는 것을 보니, 그런 사실만은 분명 있었던 모양이다. 무슨 기술 데이터인지는 몰라도 한두 건의 기술을 가져간다고 ASML의 노광장비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닐 터이다. 원천기술이란 그 자체로는 소용없다. 그 기술이 일정한 생산량을 산출해내려면 모듈화된 공정기술로 전환돼야 한다. 또 그렇게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 SW는 생산비와 개발비를 커버하고 수익을 낼 정도로 판매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천기술에서 공정기술이 된다고 하면 각 단계별로 부분화되고 그것들이 일관성 있게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천기술에서 공정기술로의 전환은 제2의 창조라고 이를 만큼 어렵기도 하지만 부분으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3일 특별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게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무조건적으로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찬성 141표, 반대 7표, 기권 32표)을 가결했다. 중국과 인도, 남아공 등은 기권표를 던졌다. 유엔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국제윤리와 정의, 인간의 양심이라는 면에서는 그 가치를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군사적힘으로 약소국을 짓밟는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수십만 명 병사들과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치는 전쟁은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세계에서 가장 핵탄두를 가장 많이 보유한 강대국이 안보에 위협을 느껴 이웃나라를 침공했다는 이유에 대해 압도적 다수의 국가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즈음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하고 군비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서 방문한 폴란드에서는 폴란드 국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며 결속을 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동유럽 9개국 정상들이 참여 하는 나토 동부전선 국가안보협의체인 부쿠레슈티 9개국 (B9)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부쿠레슈티 9개국은 폴란드, 불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다보스 포럼 중 CNBC가 주최한 자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몇 달 전 침체 예상과는 달리 그리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해 신중하면서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희망적 전망의 근거로서 인플레이션의 진정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종식에 따른 중국 경제의 회복, 견조한 고용 시장을 들었다. 불안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의 고금리 행진이 자칫 실업률을 높일까 우려했다. 일자리를 가지고서 고물가를 견디는 것과, 일자리를 잃고서 높은 물가를 감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면서 실업률 방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의 분절화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켰다. 라가르드 총재의 말은 사사건건 날카로운 대립으로 날 새우는 미국과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이해된다. 역사학자이자 후버 연구소 시니어 연구원인 니얼 퍼거슨 박사는 다보스 포럼에서 탈세계화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복합위기’니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