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상에 저걸 어쩌나”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지진 뉴스를 보던 나는 탄식이 절로 터져 나왔다. 고층 콘크리트 건물이 여기저기에서 와르르 주저 않고 먼지 폭풍이 일어났다. 건물 밖에 있다가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피했지만 건물 잔해에 묻힌 사람들은 잠잠했다. 갑자기 28년 전, 삼풍백화점의 붕괴현장이 떠올랐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저런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쩌지? 고층 아파트, 댐, 터널과 철도. 내진 설계가 되었겠지 설마? 고가도로가 엿가락처럼 휘였던 일본 고베지진에서 많은 건물들이 버텨 낸 게 그나마 내진 설계가 돼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엉킨 실타래 같았다. 나는 갑자기 팍팍한 고물가경제는 고사하고 하늘에서 맴돌다 내리 꽂는 번개처럼 불가항력 앞에서 내 목숨을 건사할 수 있는 것일까해 뇌 회로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어디 지진뿐인가. 전염병과 전쟁, 하루가 멀다 않고 북한이 쏘아대는 미사일도 그렇고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피할 수 없는 재앙이 알고 보니 도처에 잠복돼 있었던 것이었다. 어르신들은 늘 “매사 조심해라, 살얼음판 걷듯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아무리 조심하고 조심해도 실수는 일어나고, 뜻밖의 사고를 당하는 게 인생이니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2일(현지시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만96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숨지고 5276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가 사망자 수를 합치면 3만3179명이다. 잔해 속에 20만 명이 남아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속에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 발생 6일째인 이날 골든타임(72시간)을 넘겼지만 현지에서는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지진 피해지역 아디야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처음으로 정부 부실대응을 인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가 14만여 명의 최대 규모 수색·구조팀을 모았지만 불행히도 원하는 만큼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고 발언했다. 지진세에 대한 논란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는 1999년 서부 강진 이후 지진 예방과 피해 대응에 쓰겠다며 지진세를 도입했지만 지금까지 걷은 세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썼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그동안 걷어 들인 지진세 추정치는 총 880억리라(약 5조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규모 7.8의 강진과 6.7의 여진이 잇따라 발생해 현재까지 4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이 밝혔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일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세계 각국 정상들은 인도적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튀르키예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지진으로 다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미국) 국민을 대신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에 지시했다. 관계부처에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튀르키예 추가 지원에 대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위터를 통해 “한국전쟁에서 피를 흘리며 맺어진 형제 튀르키예를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튀르키예는 6·25 전쟁에 우리나라 우방국으로 참전했다. 당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자원병이었다. 총 1만5000여명이 참전해 3200여명의 사상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