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흐름이 개선됨에 따라 수출과 투자가 증가되고, 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제조업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비 부진도 완화되고 있으나, 광공업생산이 조정을 받는 등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생산성의 개선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과 일치하는 것이다.
기재부와 KDI의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앞선 진단은 ‘내수 회복의 부진’에 방점이 찍혀있었지만, 이번에는 ‘전체 경제 회복세의 둔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기재부는 “수출 증가세, 소비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회복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통상현안,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밝혀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선박·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 호조에 힘입어 전년동월대비 9개월 연속 증가(13.6% → 19.5%)했다.
6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증가하면서 전월 –1.1%에서 1.1%로 증가 전환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7월 9.8%로 플러스로 전환됐고, 휘발유· 경유 판매량도 13.7% 늘었다.
7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4.2% 증가했다.
그러나 7월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0.1%, 1.0%에 그쳐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었다.
올해 3월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7월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67.8% 감소하는 등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7월 소비자 물가는 하계 전기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와 채소류 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2.2% 증가했다.
6월 설비투자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전월비 증가세(1.8% → 5.3%)를 이어간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공사가 감소해 2.4%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역시 금속가공, 기계장비 등에서 증가했지만, 석유정제, 반도체 등이 줄면서 5월보다 0.2% 감소했다.
재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대비 0.3%p 감소한 71.3%였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3.8% 감소했고 출하는 2.1% 증가해, 5월보다 7.3%p 하락한 118.2%의 재고율을 기록했다.
6월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출판·영상 등이 증가하면서 5월보다 0.5% 증가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p 하락했고,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같은 기간 0.3p 상승했다.
기재부는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및 추경의 신속한 집행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