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R&D 500대 기업 중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50%에 육박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자 분야도 대부분 제조업이 차지했고, ‘R&D 집중도’ 역시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DB를 이용해 2018년 글로벌 R&D 500대 기업(연결재무제표 기준)의 동향과 한·미·일·중 국가별 R&D 500대 기업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196개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 기업이 85개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기업이 33개로 3위에, 독일이 24개, 프랑스 22개로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3위) ▲SK하이닉스(68위) ▲LG디스플레이(159위) ▲현대자동차(172위) ▲LG화학(184위) ▲기아자동차(204위) ▲현대모비스(231위) ▲삼성SDI(276위) ▲포스코(285위) ▲삼성전기(347위) ▲SK텔레콤(402위) ▲SK지주회사(406위) ▲LG전자(413위) 등 13개로 9위를 차지했다.
한경연은 한·미·일·중 4개 국가의 국가별 R&D 500대 기업의 투자금액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1위 기업 의존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최대 7배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아마존)과 일본(도요타)은 1위 기업 비중이 각각 7.0%, 7.5%이고, 중국(화웨이) 역시 21.1%였지만, 한국은 삼성전자의 투자비중이 48.6%에 달했다.
이는 다른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1위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R&D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을 의미하는 ‘R&D 집중도’도 글로벌 R&D 기업 평균 5.5%에 못 미치는 3.7% 수준에 불과했다.
R&D 투자금액은 글로벌 R&D 500대 기업이 지난 5년간 5,621억 달러에서 7,847억 달러로 평균 39.6% 증가했고, 우리나라는 235얼 달러에서 262억 달러로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99억 달러에서 94억 달러로 오히려 5.6% 감소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순위는 12위로 떨어진다.
투자 업종의 쏠림현상도 심각했다. 글로벌 R&D 기업 소속 국가들이 투자하는 산업은 평균 16개였는데, 한국은 10개 불과했다. 이는 미국 43개, 일본 33개, 중국 18개 등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투자 분야는 제조업이 주를 이뤘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기술하드웨어 및 반도체 투자액이 58.1%를 차지한 반면, 생명공학 분야는 전체 투자액(346억8,000만 달러)의 1.3%, 헬스케어는 0.5%, 의약품은 2.9%에 불과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혁신기술 보유에 따른 승자독식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R&D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주력산업인 제조업 혁신과 함께 신산업 확대를 위한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