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쯤, 필자는 내 고향(부여군)을 포함한 전국 229개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39%인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다는 행정안전부의 발표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내 고향이 거론되었다는데 놀랐다. 정부가 연간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 하겠다고 했지만, 마을 소멸 위기를 탈출할 묘수가 없다는데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들도 지방 소멸의 근본 원인인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할 처방은 내놓지 않고 정책발표만 한다고 지적했지만, 정부라고 무슨 딱 부러진 방법이 있겠는가. 100평과 소형 전원주택 임대료, 월 50만 원. 자연 농사를 짓는 텃밭 공동체 그 소식을 듣고 하루 뒤 문득 필자의 머리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전국 인구 소멸 마을의 전답 100평을 도시민 혹은 희망자에게 임대하는 ‘한국형 텃밭 공동체’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텃밭 공동체는 이미 유럽과 일본 등 농업선진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도시농업의 한 형태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지자체나 공무원연금공단 같은 기관에서 은퇴자 마을 등의 이름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제한적이고 입주비용이 부담되는 등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높은 임대료를 내기 보다는 그 돈으로 낡은 건물을 개조해서 아름다운 명소로 만드는 쪽을 선택한다." 미국의 3대 아웃도어 기업 중 하나인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븐 쉬나르.’ 연매출 8천억 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의 창업주인 그는 부동산과 상권의 탐욕에서 벗어나 새 건물 짓기를 거부한다. 빈 공간만 있으면 건물을 지어대는 요즘 세상에 1970년대부터 낡은 건물을 개조해 직영매 장을 만들어온 그의 건축물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가 의미심장하다. - 편집자 주 - 고객과 직접 대면하기 위한 장소로써의 매장 현재 80대 후반인 이본 쉬나르는 2016년에 출간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이란 그의 자서전에서, 파타고니아가 소매업에 진출하게 된, 즉 '직영매장을 가지게 된 몇 가지 역 사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960대~1970년대에 아웃도어 전문시장은 장비 위주여서 그런 물건을 광고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가야만 했다. 그래서 의류를 팔아보기로 한 매장 주인들은 팔릴 가능성이 있는 제품만 쏙쏙 골라서 소규모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한 가지 라인 전부를 내놓고 판매하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고, 그저 유행
TV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의 일부 텃밭과 같이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풀과 녹비작물만을 이용해 생산한 오이의 향과 맛 그리고 흙의 삼각관계 '나는 자연인이다’에 대리만족을 할 수 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 나는 주로 저녁 식사를 할 때 TV를 보는데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그램을 골라서 보는 편이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잘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웬만한 채널을 틀면 몇 년 전 것까지 나온다. 어떤 채널에서는 같은 콘텐츠를 4차까지 재방송까지 하는 듯하다. 여하간 그 덕분에 나는 프로그램 을 보고 또 보면서 ‘나는 자연인이다’ 의 주인공과 진행자의 멘트, 그리고 내용을 100%는 아닐지라도 거의 외우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장이라도 바람을 타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마침 옆에 있는 사람에게 그런 소리를 하면 “농사도 안지어 본 당신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코웃음을 친다. 하지만 그건 오해다. 농사를 안지어 봤기 때문이 아니라, 내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우선 자연으로 들어갈 용기가 없는데다, 이주비용을 포함해 산속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둘 중의 하나만 충족되면 지금 당장이라도 나는
【M이코노미뉴스 = 윤영무 본부장】 인류의 3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는 네비(navigator)의 정확한 안내를 듣다 보면 인류가 인공위성을 띄워 이런 장비까지 만들어내니,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목적지를 쉽게 찾아주는 걸 보고 세상 참 편리해졌다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오로지 출발과 도착이란 이동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차창 밖 경치를 보면서 복잡했던 머릿속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도 떠올리던 시절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면 네비가 없던 시절, 늘 다니던 길을 벗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네비처럼 지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지도를 읽을 줄 알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보자. 한강 경치를 보려면 올림픽대로보다 강변북로 수십 년 전, 서울 강서구 H동 고관의 집에 살면서 집안 정원 가꾸기와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해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 젊은이의 일과 중에 가장 큰 임무는 요즘 거의 사라진 개인 주택의 연탄보일러의 물을 덥히는 여러 장의 연탄을 시간 맞춰 갈아 주고, 집안의 잔심부름 하는 것이었다. 그 집에는 여러 손님이 자주 드나들었는데, 그중 한 분은 거의 매일 전용 기사가 모는 차를 타고 들러 집주인을 보고, 자기 집이 있는 천호동
【M이코노미뉴스 = 최종대 기자】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5개월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관리 소홀 혹은 규정 위반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처법이 시행된 2022년 1분기 사고 사망자 발생률(157명)을 보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이 법에 대한 실효성을 우려하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 16일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00일 성과와 과제’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관련 분야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그 현장을 다녀왔다. 중처법이 발의되고 시행된 배경에는 지난 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당시 25세)가 태안화력발전소(태안화력)에서 인력부족 문제로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못한 채 홀로 작업하던 중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했으나 4시간 동안 방치된 사건이 시발점이 되었다. 이후에도 안전규정 미준수로 인한 산업재해 사상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기존 산업안전법과는 다른 안전에 대한 규제와 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정의당은 ‘중
【M이코노미뉴스 = 김소영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16개가 내려온 광주·전남 혁신도시의 주민들이 쓰레기 소각장의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기관들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내 앞 마당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주민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대변하고 있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이하 광전노협)」의 이진우 의장을 만나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을지 들어봤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이진우 의장은 2003년도에 한국전력 거래소에 입사해 광전노협 부의장, 나주시체육회 이사 역임, 2012년도부터 한국전력거래소 노조위원장 4선 재임 중이다. 프로당구선수 경력자로 나주시당구연맹 부회장, 전국자 율방‧재단 전문위원, (사)한국항공소년단 광주전남연맹 이사, 나주시 민관공동위원회 정책 고문, 빛가람동주민자치회 위원, 한국그린엔젤 투자 고문, 한국산학협동연구원, 빛가 람동상생공동협의체 공동대표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임기는 오는 2024년 2월 28일까지 2년이다. Q.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진우 의
광명시가 세워놓은 작은 안내판에 의하면 이 다리는 1930년경에 건설되었다. 다리를 놓던 당시, 다리 부근에 뱀쇠마을(현 철산1동, 일설에는 뱀수마을이라고 함)이 있어 뱀쇠다리라 불리게 됐는데, 당시 농촌 지역인 구로와 광명지역을 서울 영등포로 연결한 현대식 콘크리트 다리라고 했다. 다리 근처에 주막이 있었다고 하니 다리 주변으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길이는 85.5m, 폭이 3.5m로 사람과 자전거만 통행하도록 하고 있다. ( 내 생각인데 차도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광명시가 수년 전, 외부 민간업체에 의뢰해 다리의 정밀 진단을 받아보니, 이 다리는 홍수 때마다 교량 상부로 하천이 범람하고 하부에서 침식이 진행돼 콘크리트 상판과 교각이 많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철근이 부식돼 철근 단면도 감소하는 등 위험요인이 커서 시급히 보수하거나 신축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졌는데 몇 년 전 보수 공사를 끝냈다는 한 기사를 읽었다. 필자가 자전거로 그 다리에 직접 가서 다리 밑으로 흐르는 안양천의 물을 보다가 1930년 당시 이 다리를 설계한 사람을 떠올렸다. 문득 그 사람이 머리가 이상하지 않은 이상, 홍수 때 물에 잠기는 다리로
안양천은 고려 태조가 건립한 안양사라는 절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바꿔 불렀다고 한다. 태조가 염원하는 극락세계의 풍경을 그려내듯 물이 풍부하고 깨끗해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았던 안양천은, 그러나 1930년 조선 직물을 시작으로 조선견직, 제일방직, 금성방직, 삼덕제지 등의 공장이 안양천 변에 들어서 안양천을 흐르는 맑고 풍부한 물을 공업용수로 쓰고, 폐수를 방류함으로써 사달이 나기 시작했다. 1959년 5월 31일 자 조선일보에는 “삼덕 제지공장 주변 일대 우물에 유독 폐수”라는 기사가 실렸다. “상하수도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3만여 주민들이 음료수로 삼고 있는 우물물이 공장의 유독성 폐수에 오염되었다”는 거였다. 또한, “하루 수십 만석의 물을 써 버리는 공장들 때문에 우물을 깊이 파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 이후로 안양천의 오염이 사회문제가 되었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므로 그쯤 해두자. 필자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염된 물이라도 풍부하게 흘러야 마땅한 안양천과 그 지천에서 어째서 물이 마르고 있느냐는 것이다. 우선, 안양천 유역(流域)의 생활폐수가 지하관(地下管)을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모이니까 하천으로 흘러들 물이 없기
산골짜기에서 발원한 개울이 시냇물이 되고 시냇물이 내(개천, 지천)가 되고, 내가 가람(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간다는 옛날 지리학은 허구가 되었다. 시냇물이나 지천, 강을 통틀어 일컫는 하천(河川)이 마르는 건천화가 경기도 하천의 30%, 영남에서는 50%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저수 용량이 27억㎥(만 7천여 개 농업용 저수지 총용량)인 충주댐의 4배에 해당하는 물이 사라져버렸다. 또한,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과 도시화가 산과 들에서 진행되면서 토양의 두께가 30cm에서 28cm로 낮아지고 이로 인해 유실된 토양이 하천 바닥에 퇴적됨으로써 사막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다면 댐을 건설하고 제방을 쌓으며 수질을 개선해 온 치수 정책은 실패한 것인가? 국토의 젖줄, 전국 2만6000여 개의 시냇물과 하천이 말라가는 심각한 환경재앙의 원인은 무엇인지, M이코노미 에코경제학이 전국 주요 하천(河川)의 탐사 여정을 통해 찾아보고, 그 대안을 독자 제현과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제1편 】 안양천의 파수꾼, 90년 성상(星霜)의 뱀쇠다리 대천(大川, 큰 천)으로 불렸던 안양천 안양천은 길이가 32.5㎞로 꽤 긴 하천이다. 안양천은 중/상류부에 산지가
21세기 미국 기업계의 특징인 탐욕의 물결 앞에서 화가 났다가 우울했다가를 반복하던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던져 준 기업가 같지 않은 진정한 기업가가 있다. 미국의 아웃도어 기업인 「파타고니아 인코퍼레이티드, Patagonia Inc.」의 설립자 전 회장인 이본 쉬나르.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이라는 그의 이상적인 경영철학에 기후 위기를 앞둔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에 출판된 그의 자서전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통해 이윤보다 환경을 앞세우고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로부터 존경을 받는 그의 생산철학을 알아보자. 아일랜드 여성들은 수 세기 동안 항해하는 남편들에게 손으로 스웨터를 떠서 입혔다. 거친 바다의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꽈배기 무늬의 두툼한 양모 스웨터를 짜면서 여성 들은 각자가 식별할 수 있는 가족 특유의 뜨개 패턴을 사용 했다. 이 패턴은 사랑과 자부심을 표현할 뿐 아니라 남편이 바다에서 실종되어 시체가 해안으로 밀려왔을 때, 신원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작자 미상 이본 쉬나르(이하 나)는 동종업계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일에 진지하게 임하는 회사의 과제는 남편의 스웨터를 뜨는 아일랜드 여성처럼 ‘품질에
어렸을 때 음복(飮福)으로 먹은 사과의 맛 입맛이야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 나는 사과를 먹다가 “왜 이렇게 싱겁지?” 하면서 예전의 사과 맛을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예전이라고 하면 내가 어렸을 때다. 내가 살던 시골 동네에는 사과 과수원이 없었기 때문에, 제사가 있는 날이나 사과 구경을 했다. 달빛이 하얗게 내리는 한밤중에 아버지의 손을 잡고 동네 앞길을 한참 지나 큰아버지 집으로 가서 제사를 지냈던 나는 제사상에 올라온 빨간 사과에 제사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집어 들었다가는 버르장머리 놈 소리를 듣게 될까 봐, 음복(飮福)할 때를 기다렸다가, 어른들이 챙겨주는 서너 조각의 사과를 맛보는 게 고작이었다. 1년에 제삿날 몇 번, 명절에 먹어보는 사과가 전부였지만 그 맛은 인이 배어 지금까지 내가 먹었을 것으로 추산되는 만여 개가 넘는 현대식 사과 맛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었고, 시답지 않은 사과에 넋두리하는 근거가 되었다. 한 달 키워 도계(屠鷄), 양념 맛으로 먹는 치킨에 대하여 그 당시 아버지는 집 뒤뜰에 3백여 평의 닭 우리를 짓고, 털이 하얀 레그혼 수백 마리를 반 방목으로 키웠다. 방앗간에서
이 글을 쓰는 이 시간도 내게 지방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들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연이어 날아든다. 하기야 그런 메시지조차도 받지 못한다면 세상을 잘못 살아온 건 아닌가 하여 괜히 서글퍼지겠지만 메시지를 받을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그들이 보내오는 메시지를 보면 현 대통령 당선자 밑에서 어떤 직분을 맡았다거나, 건물 벽에 내걸린 경선 입후보자들의 현수막처럼 소속 정당의 지명도가 있는 사람과의 친분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자기만이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많이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어서겠지만, 예산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그 지역의 경쟁력이 반드시 높아지는 건 아니다. 외부 수혈에 의존하다 보면 자생력이 길러지지 않아서 결국은 지역 전체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지방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어떤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내야만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입후보자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여줄 몇 가지 경제 상식과 아이디어를 토의해 보고자 한다. ◇ 지역주민 총소득을 산출해 발표하고 총소득을 올릴 방안을 제시하라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3만 5,168만 달러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연간 4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