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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한국인이 영어 못하는 이유

: 초중고 시절 영어 노출 시간이 너무 적기 때문

 

<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한국영어교육학회연합 세미나가 지난 11월 24일 「한국 영어교육의 발전 과제와 전망」이란 제목으로 공주대학교 백제교육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한국영어교육학회 등 11개 영어교육 학회들이 참여한 이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한국의 영어교육은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학교와 성인을 포함한 영어교육 정책을 전담할 범정부 차원의 총괄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상근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대입수능 영어시험에서 읽 기와 듣기만 평가하고 말하기와 쓰기가 빠진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험 문제 방식도 선다형인데 이는 영어 교육의 목표인 실제 영어 사용 능력 여부를 측정하는 게 아 니라 영어에 대한 지식을 알아보는 식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지문과 질문도 일상생활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 사례와도 너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지문을 읽고 제목을 찾게 하거나 지문 안에 빈칸을 두고 들어갈 표현을 고르게 하거나 지문의 순서를 바꾼 다음 원래 순서대로 배열하게 하 는 등의 문제를 내고 있다. 이런 문제 유형은 실제 읽기 활동 에서는 하지 않는다며 실제 언어생활과는 동떨어진 문제라 고 말했다.

 

또 미국식 발음만으로 돼 있는 녹음 문제도 지적했다. 미국 외에 영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은 현재의 글로벌 영어사용 실태를 도외시한 것이라는 얘기다.  신 교수는 또 2018학년도 수능시험부터 적용된 절대평가는 기존의 시험 방식이나 시험 내용의 변화가 전혀 없이 단지 등급 산정 방식만 변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1등급을 받은 학생 수가 이전보다 급격히 증가해 대학입시에서 영어 과목의 중요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영어 가 세계 공용어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수능 영어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영어 수업량을 줄이는 영어 교육 정책은 국가의 영어 경쟁력을 낮추는 부작용을 낳을 우 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어는 실제 구사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영어 구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입력이 주어져야 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출력하는 기회도 증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영어 입·출력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 불리할 것이 라고 밝혔다. 신상근 교수는 중국은 1,800만명이나 되는 대입수험자에게 말하기와 쓰기를 평가하고, 대만도 쓰기시험을 실시하는데 우리나라가 말하기와 쓰기시험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언 숭실대 교수는 한국 영어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는 글로벌 통용어로서 영어 교육정책이 부재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유지돼온 외국어로서 학교 영어교육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영어사용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 영어교육의 부족을 직시한 국민들은 사 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박준언 교수는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학교 영어교육에만 한정된 영어교육 정책을 바꾸고, 거시적 관점에서 영어교육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준언 교수는 이를 위해 초등과 중등학교에서 일반 영어를 가르치되 고등학교에서는 전문 영어(ESP & EAP, 즉 English for Specific Purposes & English for Academic Purposes)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방형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이중언어’ 사용 차원에서 일반인을 위한 영어교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을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공교육과 사교육의 건전한 보완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영어 사용이 우리나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범정부 차원에서 영어교육 또는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교육 총괄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어교육전문기업인 잉글리쉬 무무의 김성수 회장은 우리나 라 사람들이 가장 약한 영어 말하기 능력을 기르려면 ‘발음’과 ‘문장전환’을 꾸준히 연습해 영어 말하기 엔진을 자동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어는 발음할 수 있는 만큼 들을 수 있다며 영어말하기의 첫 단계는 정확한 발음을 되풀이해서 연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체계적인 영어발음과 문장 전환 연습을 2년간 하면 영어권 어린이 여섯 살 정도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의 경우에 하루 2시간씩 6개월에서 1년 간 체계적인 발음훈련과 문장전환 연습을 하면 듣고 말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영어권 초등학교 1학년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말하기 엔진이 자동화되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어민으로부터 영어회화 수업을 듣고 유튜브로 영어를 배워봐야 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성수 회장은 자국어와 문화적 정체성을 잘 간직하면서도 국가경쟁력과 영어 소통능력 1위을 유지하고 있는 핀란드를 우리의 영어교육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입사나 취업을 위한 영어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기초 단어와 문장을 정확하게 듣고 따라 말하는 연습을 강도 높게 실시한다고 말했다.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며, 영어 수업도 구술과 논술을 많이 하고 대입시험에 영어 쓰기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현장 일선에서 영어교육을 오랫동안 경험하고, 한국인의 영어교육의 혁신을 목이 쉬도록 외치며 강연 활동도 벌이고 있 는 잉글리쉬 무무 김성수 회장을 세미나장에서 만났다. 


Q. 한국인의 영어 능력이 왜 형편없는지 그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요? 


김성수 과거와 달리 글로벌 시대엔 영어 말하기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영어는 말하기 수준이 너무 떨어집니다. 사실 말을 잘하지 못하면 독해 능력도 늘지 않습니 다. 우리는 읽기만 중요시하는데, 읽기와 말하기는 순환 관계이지 따로해서는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휘입니다. 단어도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면 원어민들이 전혀 못 알아듣습니다.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는 단어를 몇 개라도 아는 것이 첫발입니다.

 

한국어 발음과 영어발음은 같은 게 거의 없어요.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비슷한 것 같아도 원어민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영어를 못 알아듣습니다. 세계에서 비영어권에서 가장 영어를 잘한다는 핀란드는 6년 간을 기초 영어 발음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한글을 못 읽는 문맹자가 1.7%에 불과한데, 미국인은 영어로 말은 하는데 글을 못 읽는 사람이 19%입니다. 왜 그런가하면 발음과 단어의 관계가 복잡한 게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유치원 시절 3년 간 발음과 단어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키는 데도 문맹률을 19% 아래도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어린이도 자국어 발음과 단어 공부를 어릴 때 가르치는데, 한국은 발음 공부를 전혀 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발음을 제대로 배우지 않고 바로 문장으로 들어가 버리지 않습니까. 이러니 영어가 들리지 않고 늘지 않는 겁니다. 귀가 틔려면 기초적인 발음을 정확하게 말하고 기초적인 3형 식의 문장 전환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어는 기능입니다. 기능을 익히려면 반복해 연습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학교 영어는 연습은 없고 그냥 지식으로 배우기만 합니다. 연습이 없어요. 늘 문법, 독해만 하고 있습 니다.

 

Q. 학교 영어가 큰 문제이지요. 10년씩 공부해도 말 한 마디 못하고 문제입니다.


김성수 수능 영어시험이 제일 문제입니다. 듣기 평가 18문제, 읽기 평가 27문제만 해요. 말하기, 쓰기를 싹 뺐어요 이런 식으로 달달 외우는 영어를 배워 가지고 어디에 써 먹을 수가 있겠습니까. 영어가 경제입니다. 영어를 모르면 글로벌 시대에 문맹자나 같습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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