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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상구>총선, 또다시 시작된 ‘영입’과 ‘발탁’ 경쟁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 공천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공천을 앞두고도 어느 당은 현역의원 10% 퇴출을 내세우고, 다른 당은 하위 20%에 대해 공천을 원천 배제하는 것으로 자기 당이 더 혁신적이라고 경쟁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평소 알고 지내던 분, 존경하던 분, 같이 활동하시던 분들이 각 정당의 ‘발탁’ 및 ‘영입’의 대상이 되어 정치권에 참여했다.


현실을 두고 보기에 너무나 답답하고 안타까워 한 몸을 희생해서라도 나라를 바꾸어 보겠다는 그 분들의 비분강개를 폄하할 이유는 없지만, 개인적인 능력 여부를 떠나 그렇게 정치권에 진입하신 분들이 어떻게 소모되고 용도 폐기되는 지를 옆에서 봐온 입장에서 안타까움이 앞선다. 지난 17대 국회의원 선거의 현역의원 교체율이 62.5%, 18대는 44.8%, 19대는 49.3%를 기록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교체율은 평균 50% 수준은 된다. 각 나라의 정치제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교체율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편
이다. 미국은 매 2년마다 하원의원 선거를 하는데, 10선을 넘는 다선의원들도 상당수가 있고, 매 선거 때마
다 현역 교체율은 10% 수준에 머문다.


정치권의 인재 소모방식


정치 선진국이라고 하는 유럽 복지국가들의 사례를 봐도 국회의원을 자주 바꾸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정치가 개인적인 능력이나 자질도 중요하지만, 의정활동을 통해 정책에 대한 노력과 열의가 검증되고, 또 실제로 복잡한 법안과 어려운 예산을 합리적으로 다룰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을 갖추고 국민들의 요구를 받들어 타협하고 협상하는 능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인재를 소모하는 방식은 그야말로 한시적이고 피상적이고 낭비적이다. 대다수 정치인들의 경우 수명이 극히 짧다. 정치인 교체가 너무나 일상화되어 있어서 매일 브라운관을 통해 선택 받아야 하는 연예인들보다 더 소모성이 큰 것 같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우리나라의 정치제도가 후진적이기 때문이다. 또 정파의 수장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 기성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을 무마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인물들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여야 정치권은 자신의 분야에서 상당한 업적을 이룩하고 이미 일정한 역할을 맡아서 잘 하고 계신 분들을 꼬드겨 정치판이라는 험난한 구렁텅이로 빨아들이는 능력이 탁월하다. 심지어는 전혀 정치를 할 생각도 없는 분들을 설득하여 바람을 넣은 뒤 총선에서 간판용으로 공천하기도 한다. 문제는 우수한 인재들을 발굴하고 비례대표와 당선 가능 지역의 전략 후보로 공천하는 등 선거기간 중에 잠깐 활용하는 것으로 영입 인사들에 대한 정당의 활용과 관리가 끝난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인물 교체라는 말에 속지 말자


우리는 최근 테러방지특별법 관련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한편에서는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 정치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무능한 야권을 심판해야할 이유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선거구 획정 등 거부할 수 없는 중요한 일정이 예정되어 있고, 그때는 무제한 토론을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서도 필리버스터를 통한 지연전술을 강행한 당과 그런 지도부를 믿고 10여 시간씩 발언을 이어갔던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참여 의원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 외에도 적어도 해당 법안이 문제가 많으며, 실제로 입법될 경우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 지를 국민들이 알게 되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큰 일이었다. 또 필리버스터 때문에 간접적으로 노동개악 3법을 막아내고, 서비스산업육성법 등 재앙적인 법률의 제정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는 점도 전술적 성과의 하나로 인정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다해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은 당의 배신에 가까운 무책임에 눈물을 흘렸으며, 인터넷 생중계와 국회 본회의장 참관으로 현장을 바라보고 있던 국민들은 야당의 무능함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어디 이번 일뿐이었을까?


급격하게 늘어나는 재벌 대기업들의 사내 유보금, 갈수록 힘들어지는 국민들의 삶, 국정교과서 강행, 위안부 관련 굴욕외교, 성급하게 추진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제(사드) 도입 논의 등 납득할 수 없는 여러 정책 현안들로 “정권 심판”이 중심이 되어야할 선거가 지속적으로 “야권 심판”으로 귀결되는 현상은 야당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무엇이라도 바꾸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인물 교체로 자신의 무능과 잘못을 피해가고 합리화하려는 정당들에게 속지 말자. 지속적으로 당명을 바꾸고 국민의 심판을 피해가는 특정 정당을 징계하거나,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현역 의원들을 심판하는 데 더해 낙후된 우리나라의 ‘정치 시스템’ 개혁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총선은 이런 낡은 정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다.


코미디 같은 일이 현실로


영호남 지역주의에 기초한 양대 정당 체제에서는 우리 국민들 모두가 피해자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하더라도 이를 견제해 줄 야당이 없으니 각 지역에서 제대로 된 비판이나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한 정치 구도 속에서 건설과 개발로 이득을 보는 업자들이나 지역 토호들의 이권이 지속적으로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지역 주민들은 직접적인 피해와 더불어 복지국가 정책의 혜택을 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간접적인 피해를 봐온 것이다.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계파의 패거리 정치는 각 의원들이 열심히 입법이나 정책에서 성과를 내는 것 보다 어느 계파에 줄을 설 것인지, 공천권을 좌우할 수 있는 당의 유력 인물에게 잘 보이는 지가 더 중요하다.
이런 정당에서는 아무리 우수한 분들이 국회의원이 되어도 정책적 성과를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계파 보스들의 권력싸움과 이합집산에 바빠서 국민의 삶을 돌볼 시간적 여유나 현실적 여력이 없다.


지난 선거에서는 당명으로 ‘친박연대’라는 이름이 등장하더니, 이번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친반평화통일당’이 창당되는 등 코미디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19대 국회에 새로 입성한 분들만 봐도 정치인 보다 차라리 자신의 전공 분야에 계속 종사하거나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이 본인에게나 국가적으로 더 도움이 될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20대 국회의원에 나선 새로운 후보들은 자신이야 말로 정당을 개혁하고, 기존의 정치권을 심판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먼저 국회에 입성한 선배들이 왜 그렇게 무능력하게 변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유통과
정의 변질을 겪지 않고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미래를 위한 시스템 개혁에 희망의 나무를 심자


대한민국은 이미 작은 나라가 아니다. 비록 세계 4대 강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주변에 있어 큰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의 30-50국가이다. 싱가포르 등 국민소득 3만 불을 넘는 나라는 많지만, 국민의 숫자가 5,000만 명을 넘는 큰 나라 중에서 국민소득이 3만 불에 가까운 나라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가 이 정도로 발전했으면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 시스템도 당연히 이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국가 운영에 반영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경제 발전이 가능해진다. 다양해진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다양한 정당이 출현하고, 이들 정치세력들이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여 국회에서 논쟁하고 타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국회의원 총선을 활용하여 국민들이 쟁취해야 할 중요한 목표는 더 이상 인물 교체에만 머물지 말고, 정당질서의 민주화를 제도적으로 보장 받는 것이다.


첫째, 이번 총선을 통해 각 정당들이 우리나라의 정치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 지를 물어 보자. 우리나라의 정당정치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데는 국민들의 생각이 일치한다. 그런데 정치 시스템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공론화가 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기껏해야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 분담을 통한 이원집정부제나 대통령 임기를 4년씩 두 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도만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정도의 논의는 장기집권 획책이나 여야간 적대적 공생을 유지하기 위한 담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비례대표 확대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 달성 등 헌법을 고치지 않고 선거법만 바꾸어도 우리나라의 정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구체적 대안들을 공론화했다. 이번 국회의원 총선을 통해 각 정당들이 가진 우리나라 정치구조 효율화 방안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자.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정부가 일 좀 하게 해 달라’는 플랭카드를 거리마다 붙이는 정당에게는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 시스템의 효율화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물어보자. 정치 구조의 혁신 방안으로 비례대표 확대를 내세웠다가, 선거법 협상에서 오히려 비례대표 축소에 동의해버린 정당에게는 어떤 논리와 명분으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물어보자. 기존 거대정당들에게서 만족할 만한 답을 얻을 수 없다면, 그에 대한 심판은 기존 거대 정당이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정당들이 아니라, 아직 검증된 적이 없는 신생정당에게 투표하는 것도 현재의 정치 시스템을 심판하고 교체 염원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번 총선을 통해 각 정당들이 정당 운영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물어보자. 현재의 정당 구조가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새로운 후보들로 진영을 갖춘 정당들이 구체적으로 이들 인재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다양해진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물어보도록 하자. 어렵게 영입한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 수 있도록 제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그리고 인재를 선거용으로 잠시 사용하고 소비하는 일들의 반복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도 물어보자.


셋째, 당내의 ‘정파 등록제’를 통해서라도 정당 내의 정책과 노선의 차이를 분명하게 만들고 공식화하자. 특정 정치인이나 내용의 차이가 없는 계파가 아니라 정책과 이념의 차이를 근거로 나뉘는 정파를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중심으로 내부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것은 계파의 보스들에게는 피곤한 일이지만 국민들에게 매우 좋은 일이다.


이 시대에 맞는 정당 운영


공약을 지키기 위해 증세를 이야기하는 정파가 있다면, 공약을 지키는 것 보다 재벌 대기업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배신자’나 ‘신뢰’라는 모호한 문구가 아니라 분명한 정책의 차이로 구분될 수 있도록 해야 국민들의 선택도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친노와 비노의 차이, 친문과 반문의 차이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알 길도 없고, 사실 그리 중요하지도 않다. 이들의 노선과 정책들 중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를 분명히 밝히고 대립할 때라야 국민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대적 요구에 맞는 새로운 정당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 정당은 결국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고, 정당의 핵심은 인재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배치하는지에 달려있다. 첨예하게 충돌하는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조정하여 적절한 합의를 도출하라고 선거 관련 비용을 보전하는 선거공영제를 비롯하여 정당 교부금 등 국민의 세금을 정당에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은 그런 역할을 하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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