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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반전에 반전’ 北美회담 취소부터 南北회담 성사까지...한반도 운명은?

북미 간 실무회담 재개, 비핵화 방식 조율이 관건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번복해 다시 북미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남북 두 정상이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사실까지 깜짝 발표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미 간 비핵화 대상과 방법을 두고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1년에 한번 터질까 말까한 이슈들이 불과 한주사이 드라마처럼 터져 나왔다. 북미회담 취소부터 깜짝 남북회담 성사까지 3일간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돌이켜보고, 왜 이 같은 반전과 파격의 롤러코스터를 탈 수밖에 없었는지 살펴봤다.

24일, 트럼프 대통령 북미회담 취소통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명의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북한의 최근 성명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표현한 것을 고려할 때 지금 시점에 회담을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방미일정을 마치고 귀국한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청와대는 방미과정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가능성에 대해 99.9% 라고 장담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서한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경고성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북한의 핵보유 능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서 “우리의 핵능력은 매우 거대하고 강력해 신에게 핵이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채찍을 가한 후 당근을 주듯 최근 북한이 미국 국적 억류자 세 명을 풀어준 데 대해선 “인질들을 풀어준 데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서 “아주 아름다운 행동이었고, 매우 높이 평가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을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만약 이 중대한 정상회담에 관해 마음을 바꾼다면,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쓰기를 주저하지 말라”며 북미회담 재개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 취소의 이유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을 꼽았다. 앞서 최 부상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향해 ‘아둔한 얼뜨기’라고 하거나 “미국에 끔찍한 비극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격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보다 앞선 시점에 미국의 한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것처럼 만약 김정은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안은 리비아 모델이 끝난 것처럼 끝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25일, 北 김계관 유화적 담화 “아무 때나 마주앉아 문제 풀어나갈 용의 있어”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 전격취소를 발표한지 약 9시간 만에 내놓은 북한의 반응은 의외였다. 일반적으로 이정도 조치라면 거친 표현으로 초강수를 두며 난리가 났을 법도한데 오히려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해명하는 등 이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5일 오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발표한 내용이라면서 게재한 담화문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계관 제1부상은 “수십 년에 걸친 적대와 불신의 관계를 청산하고 북미관계 개선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려는 우리의 진지한 모색과 적극적인 노력들은 내외의 한결같은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표명은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사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며 최 부상의 발언 등을 해명하면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북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정상회담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제1부상은 또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하여 말한다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정상회담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우면서 “그런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탓인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우리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성의있는 노력을 다하여왔다”며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 우리 (김정은) 국무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오셨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는 우리로 하여금 여태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한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어떻게든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북한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5일, 트럼프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북미회담, 예정대로 6월12일 열릴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계관 제1부상을 통해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오자 곧바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엎어질 것만 같던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만에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쳐진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아주 좋은 뉴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것이 어디로 가게 될 지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서도 “북한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취소를 선언했던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북한)은 그것(북미 정상회담)을 무척 원하고 있다. 우리도 원한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26일, 깜짝 남북 정상회담...“김정은, 북미 정상회담 의지 확고해”

북미 정상회담 성사여부를 두고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전격적인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1차 회담이후 꼭 한 달 만이다.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깜짝 회담은 양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만 배석했을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회담 종료 후 약 3시간 후인 오후 8시경 회담 사실을 알렸고 문 대통령은 하루 뒤인 27일 오전 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며 만남의 배경을 설명한 뒤 “우리 두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4·27 판문점선언의 조속한 이행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 없이 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文대통령, 브리핑 후 직접 질의응답 “김정은, 미국의 체재보장 신뢰할 수 있나 우려해”

브리핑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한층 더 구체적인 얘기가 오갔다. 앞서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결과문만 발표하고 질의응답은 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국민적 관심도를 고려해 직접 질문을 받고 답변 하도록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피력했다”면서도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신뢰할 수 있는가에 걱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도 도울 뜻이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며 “저는 양국간에 각자가 가진 이런 의제들을 전달하고 직접 소통으로 상대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재진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판단한 근거를 묻자 문 대통령은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김 위원장을 만나 직접 확인했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그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또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온 ‘단계적·동시적 해법’보다 진전된 내용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실제 비핵화에 대해서 (정상 간) 뜻이 같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갈 것인가 하는 로드맵은 (북미)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그 로드맵은 북미 간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 같냐는 질문에는 “지금 북미간에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 곧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제에 관한 실무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마쳐지느냐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열릴 것인가, 또 성공할 것인가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저는 북미 양국 간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지금 회담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실무협상도, 6월12일 본회담도 잘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의미하는 것인지 묻자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면 그 점에 대한 상대방 의지를 확인한 뒤 회담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며 “북미 간 회담을 확인하고 실무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북한의 그러한 의지를 확인한 것이 아니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확인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실무협상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냐는 물음엔 “제가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은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것”이라며 “저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미국,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北·美간 비핵화 방식 조율이 관건...“비핵화 자체에 대한 견해차 있다”는 주장도

결국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됐다. 지난 27일부터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고 있는 실무회담에 미국에서는 최고의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북한에서는 최고의 대미통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각각 대표로 나서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사전 접촉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북미회담 핵심의제인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북미 간 이견을 줄일 수 있느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하고 하루도 못가 다시 번복하는 일련의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들도,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해 발생한 사태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전날(28일) 논평을 통해 “대다수 언론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이유를 북한의 김 제1부상과 최 부상 담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분노와 적대감의 표현이라 보도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비핵화 해결방식에 대한 북미간의 분명한 입장차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폐기하면 이를 철저히 검증한 후 체제 보장과 경제적 보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상호 신뢰가 전혀 없는 적대적 관계에서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방식으로 나누어 비핵화 이행단계와 보상을 서로 주고받는 쌍궤병행(雙軌竝行)방식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불능화→동결→검증→폐기로 넘어가는 각 단계마다 이에 부합하고 상응하는 미국의 보상조치, 예를 들면 ▲대북제재 해제와 경제지원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중단 ▲북미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 등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선(先)비핵화·후(後)보상조치의 속전속결형 일괄타결 방식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경우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한반도 정세변화추이 등을 희망적 사고가 아닌 보다 냉철하고 현실적으로 인식해야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국익관점에 기초해 정교한 논리 발굴과 전략적 대응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반면 북미 간 ‘비핵화 자체’에 대한 견해차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한반도 정세에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만 얘기했지, 핵을 폐기하는 방법으로 비핵화 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트럼프가 북미회담을 취소한 이유”라며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 방법론이 아닌 비핵화 자체에 대한 견해차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 폐기’ 다섯 글자만 얘기하면 간단한데 애매한 한반도 비핵화만 계속 얘기하는 것은 (핵 폐기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려되는 건 트럼프가 김정은이 속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받아주는 경우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정 안되면 한국을 버리면 끝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 폐기가 아닌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정도로 일단 매듭짓고 단계적 보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가 하루 만에 원점으로 돌아오고 북미 간 실무회담까지 진행되면서 6월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우리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실무접촉이 한창인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성사된다면 어떤 내용의 합의문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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