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2022년 5월로 1년 6개월 정도 남았다. 이제 새로 일을 벌이려 들지 말고 그간 해온 일들을 수습 및 보완하면서 마무리했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지난 4년 가까운 정치를 보면 「논어」에서 나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떠오른다. ‘과유불급’은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다’는 말로 풀이되는데, 현 정부의 정책들을 보면 ‘과유비불상위부족(過猶比不上爲不足)’, 즉 ‘지나침은 오히려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이 더 적절하지 않나 싶다.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만 놓고 봐도 적당히 했어야 했는데, 과격하게 하는 바람에 모든 것을 헝클어놓았다. 공정경제3법이란 것도 우리 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이상적 기준을 억지로 강요한 것으로 이해된다. 소득주도성장정책과 부동산정책은 이미 그 부작용이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드러난 만큼 굳이 지적할 필요가 없겠다. 정부와 여당이 다수표로 통과시킨 공정경제3법은 이제부터 시행할 것이므로 조만간 그 문제점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공정경제3법의 논거를 보면 경제와 기업의 세계를 선의의 사람들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전형적인 도덕적 이상주의자의 함정에 빠진 논리다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지금 AI+ICT 기반의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동시에 기후변화와 코로나로 인한 친환경과 비대면 노멀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런 급격한 변화에서는 시장을 선도하고 팔로우 하지 않으면 기업도 개인도 국가도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생존하는 법은 무엇일까. 시장이란 인간들의 필요와 욕망과 편의성이 만나는 곳으로서 경제 생태계의 거울이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을 포함해 경제 생태계의 작동 현상을 나타내는 말에 불과하다. 인간의 필요와 욕망과 편의성은 각각 선택하는 가치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지극히 모순적인 게 본질적 속성이다. 그것의 움직임을 표현할 말로 ‘보이지 않는 손’이란 단어 외엔 적절한 게 잘 떠오르지 않는다. 시장은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법의 대상은 될 수 있으나 도덕윤리, 이념의 대상은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필요와 편의성을 충족시킨다는 제품과 서비스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바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흥정이 이뤄져 상호간에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근래 출판 산업이 사양업종이라고 하는 것은 지식과 정보를 공급하는 매체가
미국 캔자스주 로렌스 시에 위치한 캔자스 대학 도서관에서 올해 한국 철학사상을 명쾌한 통찰력으로 풀어낸 영문 저서가 출간됐다. 이 책에는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과 최치원의 풍류도, 조광조의 개혁사상, 퇴계와 율곡의 성리학 요체, 김일부의 정역 사상, 현대 사상가인 다석과 류승국 선생의 사상 등이 압축적으로 소개됐다. 「The Way of Humanity(仁道): Confucian Wisdom for an Opening World/Teachings of the Korean Philosopher, Haengchon」이란 다소 긴 제목의 책의 저자는 이 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있다가 작년 12월말에 은퇴한 에드워드 캔다 교수다. 캔다 교수는 책 부제에 나와 있듯이 자신에게 한국철학사상을 전해주며 우정을 나눈 행촌 이동준 교수의 가르침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학문적 지향점을 밝혀 놓았다. 비록 139쪽의 책이지만 한 미국인 학자의 눈에 비친 한국철학사상의 일면을 볼 수 있으며, 나이와 국적을 초월한 두 사람의 사제 간의 정과 학문에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그 깊은 인연을 더듬으려면 시간의 바늘을 1970년대 중반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1976년 3월 에드워드 캔다
정부가 독점하던 우주 개발에 민간 기업의 참여가 본격화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곤이 지난 11월15일 우주인 4명을 태우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크루 드래곤은 27시간의 비행 끝에 17일, 3명의 우주인이 임무수행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도킹에 성공했다. 크루 드래곤을 쏘아 올린 팰컨9 발사체의 7번째 회수에도 성공함으로써 민간 우주기업에 의한 상업적 사업의 장애물이 완전히 제거됐음을 재확인해주었다. 이번 크루 드래곤의 우주인 4명 중 일원으로 참가한 일본인 탑승자 노구치 소이치 씨는 도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페이스X 계획의 파트너인 일본우주탐사청(JAXA)의 야마카와 히로시 대표와 일본말로 대화를 나눴다. 노구치 씨가 회견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국민들에게 짤막하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일본은 민간 우주선의 첫 발사에 참여함으로써 민·관 협력의 우주개발의 노하우를 습득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질세라 11월24일 올 1월 초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중국이 달 표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복귀하는 임무를 수행할 무인 달 탐사선 창어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불교를 깨달음의 종교라고 한다. ‘깨달음’이 왜 중요한가 하면 깨달음이 있어야 행동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을 아무리 머릿속에 많이 쌓아 놓고 있어도 행동과는 그리 상관이 없다. 우리 주변에 머리가 명석하고 좋은 학교 나오고 박사 학위를 받고서도 행동이 영 아닌 사람들을 많이 본다. 지식만 많이 섭취하는 건 오히려 해로울 가능성이 높다. ‘지식’을 깨달음이란 과정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도그마’에 빠진다. ‘도그마’에 빠지면 자신의 행동은 되돌아보지 않고 타인을 정죄하게 되고 자꾸 꾸짖는 사람으로 변한다. 정치적 도그마와 종교적 도그마, 이념적 도그마는 사회를 편 가르게 하고 민심을 사납게 만들어 결국 폭력적 사회를 조장한다. 그렇다고 ‘깨달음’이라면 다 찬양받을 만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보편적 진리와 바른 도덕윤리의 기초 위에서 깨달음이라야 한다. 간화선에서도 이 점을 매우 강조한다. 불교의 보편적 가르침을 먼저 숙지 한 바탕 위에서 참구를 강조하고 있다. 극단적 종교지도자도 나름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면서도 폭력을 서슴지 않는 논리를 펴고 테러를 행하고 있다. 이들은 보편적 진리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래 지금 한일 관계는 최악, 최장의 비정상적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양국의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적극나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주기를 경제계와 일반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 때마침 이재명 경기지사가 11월2일 일본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이 윈윈하는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지사는 “한국과 일본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 무시할 수 없으므로 공존공영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대 현안인 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해서 “사람이 만든 문제로서 해결할 길이 있을 것이며, 양국이 용기와 결단을 가지면 해결될 수 있다”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정치가 개입할 수 없다는 종전의 정부 방침을 확인했으나 해결 가능한 일이란 점을 밝힌 건 전향적인 자세로 평가된다. 기자도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겠으나 배상 방법을 놓고 머리를 맞대면 못 찾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재명 지사는 여당의 유력한 대권후보군의 한 사람으로서 경제문제에서 이념적 경직성보다는 실용적인 접근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문제에서도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는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코로나 사태가 중국과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잦아들기는커녕 재유행하고 있다. 가을을 맞아 기온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 겨울, 감기와 코로나 동시 유행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백신의 효과도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산업재편 앞당겨 인류가 이미 자연을 너무나 파괴했기 때문에 제2, 제3의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인류의 자연 파괴가 먼저 이상기후 현상으로 나타났고 이어서 팬데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의 자기 치유력이 얼마간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그 균형점으로 돌아갈 때까진 자연재해와 팬데믹은 되풀이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장기화는 이제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면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를 전 지구적으로 넓히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 사태가 트럼프의 예측대로 올해 내로 잡힐 수 있다는 기대가 맞아떨어졌다면 인류는 상당기간 화석연료 시대를 이어갔을 것 같다. 자연은 우리들에게 화석연료의 미련을 버리고 친환경적인 산업 구조로 재편할 것을 재촉하는 것 같다.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업재편을 논할 때 큰 방향만
싱어송 라이터이자 작가인 구자형 씨가 21세기 희망을 노래하는 뮤직 비디오 <품바>를 유튜브 구자형 TV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FSQYELKv6yY)을 통해 발표했다. 자칭 ‘21세기 품바’ 구자형의 뮤직 비디오 <품바>는 서울의 대학로 거리, 광장시장, 명동, 여의도 강변, 연남동, 홍대 앞, 서강대교 아래 강변, 이태원, 전철 1호선과 노량진역, 양화대교, 선유도 공원 등지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3일간에 걸쳐서 촬영이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안효진 감독은 뉴욕에서 영화 및 음향감독으로 지난 10여년 간 활동해 왔으며, 대표작으로는 단편영화 Lucky Day(감독), 다큐멘터리 Ryuichi Sakamoto: Coda(음향)가 있다. 이번 뮤직 비디오에서는 촬영부터 편집까지 도맡아서 진행하였다. 안효진 감독은 “‘사랑과 자유’라는 품바의 바탕이 되는 주제를 갖고 현대적이며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품바의 캐릭터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다. 작품의 주인공인 가수 구자형은 이에 공감하였고, 자연스럽게 거리에서 이 시대의 품바가 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뮤비 <품바>에서의 특히 인상적인 부
지난 10월 16일 프랑스 역사 교사 사무엘 파티 씨가 이슬람 청년에게 참수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교사를 살해한 18세의 체첸 청년은 그 교사와는 일면식도 없었다. 단지 SNS를 통해 이 교사가 수업 시간에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풍자한 주간지를 언급했다는 데에 분개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나 증오심이 사무쳤기에 사람의 머리를 자르는 참수라니, 참으로 기막힌 사건이다. 유럽에선 이와 같은 극단적인 무슬람교인에 의한 증오 범죄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증오 범죄에 반발해 극우 성향 집단과 정치세력의 힘도 점점 커져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참수 사건은 마땅히 있어서는 안 될 범죄행위이지만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하필 이슬람교인들이 모욕을 느낄 만한 소재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은 든다. 표현의 자유가 소중하다고 해도 타 종교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가 증오의 불씨가 돼서는 안 된다. 지금 프랑스에선 표현의 자유만 강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요즘 미국 대통령 선거와 언론 보도를 한 마디 단어로 요약하라고 하면 극단적인 대립을 넘어 양측의 ‘증오’를 보는 듯하다. 선
[이상용 수석논설주간]우리가 여행을 갈 때 자신의 꿈의 하나인 버킷 리스트를 위해 가는 경우도 있지만 순수하게 비즈니스 목적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30대부터 골프 용품 사업을 해오고 있는 박종협 대표는 스트리트 비즈니스계의 고수로 통한다. 박종협 대표는 40대 이후에 대개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재취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영업을 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거의 시장조사도 안 하고 사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비즈니스 여행은 두 가지 목적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선진국의 좋은 아이템을 발견하려는 여행과 국내의 아이템을 가지고 우리나라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할 만한 데가 있는지 탐색하는 여행이다. Q 외국의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할 때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까요? 박종협 대표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 가서 사업을 할 경우, 대개 현지의 한국인으로부터 좋은 아이템을 듣고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거는 거의 실패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언어를 잘 못 하고, 그쪽 사정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설사 언어를 어느 정도 한다고 해도 현지 사정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사업을 하기 전에 먼저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여행은 세대마다 조금은 다를 것 같다. 10대의 호기심 여행, 20~30대의 견문 여행, 그리고 일상의 걱정거리를 잠시 잊어버리는 중년의 휴가 여행, 혹은 출장 중 짬을 내 둘러보는 짬짬이 여행 등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아는 어떤 사업가는 사업 아이템을 찾으러 종종 외국 여행을 간다. 어떤 이는 사업의 실패 후 새로운 원기를 얻기 위해, 또는 실연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이다. 여행기는 정보와 지식을 전해주지만 글쓴이의 성숙한 깨달음을 느끼게 해준다면 더욱 값진 것 같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경험한 중년을 넘어선 나이에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사업가에겐 여유로운 여행이란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고로 50대를 넘어서고 경제적인 짐을 덜어내는 60대나 돼서야 홀가분한 여행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60대 중반의 성기태 훼미리라이프 대표는 1980년대 초 한양(주) 바그다드 주재원을 시작으로 중동과 미국, 일본, 동남아 건설현장을 누비던 건설맨이다. 그는 우리나라에 건설프로젝트 개발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을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여행은 20대부터 시작했다. 그가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일자리 창출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정부가 구제복지형 일자리 창출하는 방법이 있고 민간이 시장 수요에 맞춘 수익형 일자리 창출 방법이 있다. 민간의 일자리 창출은 기존 기업이 경영을 잘해서 기업을 키워서 일자리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신산업 혹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우가 진짜다. 기존 산업이나 기존 기업은 한창 잘 나갈 때라면 모르나 시간이 지나면 경쟁사들이 증가하게 돼 있어 일자리 축소는 피할 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런 면에서 신사업과 신모델이 없는 경제 생태계는 가만이 있어도 후퇴하게 됨을 알 수 있다. 경제는 ‘성장’이 ‘현상 유지 내지 방어’란 논리가 성립된다. 요즘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기업가로는 테슬라의 머스크와 아마존의 베조스를 들 수 있다. 그 이전에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있었다. 미국엔 잘 아는 바와 같이 끊임없이 벤처기업가가 탄생하고,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지속적인 수요를 증명하는 한 벤처캐피털 등 자본시장에서 자금이 공급된다. 정부기관의 리서치 지원금도 유력한 자금줄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이 되면 엄청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만큼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를 보면 전생과 현생, 후생이 하나의 줄거리로 엮어진 이야기로 가득하다. 신라의 수도인 서라벌에 부처님의 전생인 전불 시대 가람 터가 7곳이나 있고 미래불인 미륵보살을 모시지 않은 절들이 없을 정도다. 이것은 불교의 근본 교리인 연기론의 세계에 연유한다. 연기론은 인간 세상은 물론이고 우주만물의 모든 현상은 어떤 원인에 의한 결과이며 그 결과는 다시 원인이 되어 타자들의 결과를 빚는다는 불교적 진리다. 부처는 보리수 아래서 파천황의 이 연기법을 깨달았다. 이전에 인류가 ‘우연’의 공포 속에 살아왔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통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와 같이 초월적인 유일 절대신이 부여한 진리이자 명령이 아니라 신들도 거스를 수 없는 법칙으로서 연기법을 말한 것이다. 특히 브라만의 결정론적 연기론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의지와 평등을 내포한 연기론이었다. 이런 개명된 연기론으로 불교는 세계로 퍼져나갔으나 힌두교는 인도에만 갇혀 있게 된 것 같다. ‘연기법’으로 말미암아 힘없는 백성도, 천민도 마침내 자신의 삶의 고난을 알게 되었고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연기법에 따라 내가 직접 행한 원인 제공이 가장 큰 만큼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의 첨단기술산업을 전방위적으로 옥죄고 있다. 미 국무부 차관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 공군기와 군함들이 대만 영해를 접근하며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중국 책임론을 거론했고 이에 대해 중국 측이 반박했다. 요즘 중국이 미국에 당하는 것을 보면 중국이 확실히 너무 샴페인을 터트렸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도 1997년 외환위기 때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는 바람에 그리됐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우리는 샴페인 소리를 듣자마자 즉각 자숙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는데 중국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는 듯 미국에 맞설 기세다. 세계로 뻗어 나가려던 일대일로가 남지나해 산호초 인공섬에서 발목이 묶여버린 것 같다. 과학기술 굴기도 화웨이 사태에서 보듯 미국의 봉쇄로 날개 꺾인 봉황새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 첨단기술만 있으면 될 줄 알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첨단기술을 시장에 팔리는 제품 기술로 만들어내기까지 기업가와 벤처금융이 뒷받침돼 줘야 한다. 중국정부가 벤처금융 역할을 해 막대한 자금을 퍼붓는다고 쳐도 뛰어난 기업가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알리바바의 마윈 같은 기업가가 계속 배출돼야
[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과학은 혁신 문화가 적합하고 기술과 기능은 장인 문화가 맞는 것 같다. 과학 논문은 항상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고 획기적 새 길을 열어 제친 발견은 노벨상으로 이어진다. 기술과 기능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시장 수요에 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한정되는 성질을 띠게 된다.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수요 창출로 금방 이어지지 못하면 기술자와 기업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1990년대 이후 일본경제의 재도약의 실패에 대해 주로 금융과 부동산 버블붕괴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일본의 모노즈쿠리 장인문화가 혁신문화를 짓눌렀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본의 2019년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보면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8명, 생리학·의학상 5명 등 부문별로 골고루 받았다. 그럼에도 왜 과학계의 혁신문화가 미국처럼 경제로 전이되지 못했는가. 미국은 독립 당시부터 개척자적인 발명문화, 엔지니어 문화, 기업가의 벤처 정신이 충만해 있었고, 그에 맞춰 벤처 금융이 일찍부터 발달해 있었다. 에디슨, 라이트 형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