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를 떠들썩 하게 만든 유명한 영화 배우들. 그들에게도 유명세를 타기 전까지는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인종차별을 물리치고 최고의 상을 받기까지, 그리고 힘든 환경을 극복하고 최고의 스타가 된 그들은 의미심장한 말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티 맥대니얼

“하녀 역할을 연기하면서 주당 7백 달러나 버는데 내가 왜 불평을 하겠는가” 

2014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은 루피타 뇽에게 돌아갔다. 루피타는 2013년에 개봉한 영화 ‘노예 13년’에서 억압된 삶을 살았던 흑인 노예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루피타가 상을 탄 것은 제니퍼 로렌스를 제친 결과라 개인 수상에서 벗어나 흑인 배우가 상을 탔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86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카 시상식. 하지만 지금까지 상을 탄 흑인 배우들이 15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하다. 인종차별을 넘어서 많은 백인들 사이에서 상을 탄 첫 번째 흑인 배우는 해티 맥대니얼이다. 그녀는 1939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서 스칼렛의 하녀 매미 역을 맡아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캔자스 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 주로 이주 후 거기서 계속 자랐던 그녀는 1910년부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발을 담그기 시작해 1931년 할리우드로 나가게 된다. 그녀는 총 94편의 영화에 출연하였는데 요리사나 하녀 역할을 가장 많이 하였다. 당시 흑인 배우로서 그녀가 할 수 있었던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낮은 계급의 역할만 했었던 그녀에게 따가운 흑인 공동체의 시선이 날아온 적도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하인을 연기하는 것밖에는 없다며 현실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맡은 하인 역할은 시중만 드는 하인이 아니라 주인과 함께 농담도 하고 주인과 가장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역할을 많이 함으로써 위로가 되기도 하였다. 1935년 개봉한 영화 ‘앨리스 애덤스’에서도 역시 하인 역할로 나왔지만 주연이었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는 마라."

이처럼 재치있게 말을 뱉은 험프리 보가트는 전설적인 영화 배우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말을 했다고 해서 코미디 역할을 하는 배우라고 생각하지는 말 것. 갱, 깡패와 같은 악역을 비롯하여 사립탐정, 어두운 도시에서 생활하는 남자 등 터프하면서도 남성미를 물씬 드러내는 역할의 대명사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필름 인스티튜트가 1999년 시행한 조사와 몇 가지 여론조사를 통해 모든 시대를 통틀어서 험프리 보가트를 가장 위대한 배우로 뽑았다.

공부에는 관심 없었던 그는 화려한 쇼 비즈니스에 꽂혀 연기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브로드웨이에서 작은 역할을 하다가 영화 배우가 되었는데 그의 무명 생활은 꽤 길어 40세가 되어서야 이름 있는 배우로써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1941년부터 주연을 맡아 영화 ‘말타의 매’, ‘하이 시에라’ 등에 출연하였고 그 다음 해에 유명한 영화 ‘카사블랑카’ 에 출연하여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잉그리 버그만과 함께 출연했는데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이라는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최고의 명대사를 애드리브로 남기기도 했다.

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그는 엄청난 애주가였다고 한다. 할리우드의 술친구모임인 ‘랫팩’을 창단했고 “스카치에서 마티니로 바꾸는 게 아니었는데”라는 말은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어느 날은 늦은 밤 술집에서 싸움이 나서 쫒겨 났는데 어떤 사람이 술에 취해 있었냐고 묻자 그는 “새벽 세시에 안 취한 사람이 어디 있나요”라고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서부극은 영화산업의 그 무엇보다 예술에 가깝다."

서부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존 웨인이 아닐까 싶다. 서부극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에도 나왔지만 그는 어깨에 총을 매고 뛰어난 사격 솜씨를 가지고 있고 큰 키에 말을 잘 타는 이미지로 기억 남는다. 느릿한 말투와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특징이다.

1999년 아메리칸 필름 인스티튜트가 험프리 보가트를 1위로 지목했다면 존 웨인은 13위에 올랐다. 그에 이어 해리스 폴은 2007년 존 웨인을 미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3번 째 스타로 꼽기도 하였다.

할리우드와의 인연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었다. 10살 때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말 편자를 박는 사람을 위해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했다고 한다. 그가 성인이 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지방 영화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소도구 담당자로 일하다가 유명한 영화감독 존 포드와 만나 긴 우정을 갖기도 하였다.

영화 ‘빅 트레일’에서 처음 주연을 맡았고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존 웨인이라는 가명을 쓰기 시작했다. 명작 영화 ‘역마차’에서 주연을 맡았고 영화를 통해 사람들은 그를 넓은 들판에서 총을 매고 악당을 물리치는 정의의 사나이라고 인식하게 되었고 그가 나오는 서부극 영화를 볼 때마다 영웅으로 삼기도 했다.

존 웨인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미국의 애국자라고 하여 강한 우파성을 띄었다. 존 웨인과 엮인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데 그 중 하나는 그가 블랙리스트 작성과 하원 반미활동 조사위원회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그는 반공 메시지를 담은 영화에 제작비를 댔고 그의 이름이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암살자 명단에 올라왔다는 떠도는 이야기도 있다.

"개들은 절대 날 물지 않아요. 사람만이 그럴 뿐이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 있겠는가?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 마릴린 먼로이다. 1926년에 태어나 1962년에 생을 마감한 그녀는 예전에 유명했던 배우들과는 다르게 현재까지도 이름이 빛나는 스타 중에 스타이다.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환풍구에서 나오는 바람에 하얀 드레스가 올라가는 것을 손으로 막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기억되고 있는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이다.

미국 팝아트의 대표명사 앤디 워홀은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난 뒤 3개월 동안 20장이 넘는 그녀의 그림을 그렸다. 그녀의 이름 마릴린 먼로는 가명이다. 그녀의 진짜 이름은 노마 진 모텐슨 베이커이다. 어린 시절, 그녀는 불우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정신질환으로 딸을 위탁 가정에 보냈고 그곳에서 마릴린은 학대를 당하며 집과 고아원을 전전하며 생활하였다.

그녀는 모델로 활동하다가 20세기 폭스사와 영화 출연을 계약하였고 단역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하다가 영화 ‘나이아가라’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러다가 1953년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약간 머리 나쁜 금발미녀의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섹시한 코미디 배우의 대명사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약물중독을 겪었는데 촬영장에 몇 시간 늦게 나타나고 간단한 대사도 외우지 못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영화 감독 빌리 와일더는 다시는 그녀와 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일단 그녀를 보기만 하면 언제나 그녀를 용서하게 되더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수많은 남자들과 스캔들을 일으켰다. 배우들은 물론이고 존 F. 케네디와도 스캔들이 났다. 남자 문제와 약물중독, 병으로 힘들어 하던 그녀는 36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자살로 판명이 났지만 아직까지도 자살인지 타살인지에 대한 의혹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