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긴급 타전했다.
BBC, 뉴욕타임즈(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과 일본의 아사히 신문 등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일제히 톱기사로 다루며 실시간 중계했다.
BBC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법적 권한 남용이자 정치적 오산이었다"는 서울 이화여대 국제학과 레이프 에릭 이즐리 교수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그는 이번 사건은 2021년 조 바이든의 대선 인증을 저지하기 위해 폭도들이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미국 국회의사당을 약탈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한국의 국내 정치와 국제적 평판에 1월 6일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BBC는 "윤 대통령은 이미 매우 인기 없는 대통령이며, 의회에서 아무것도 통과시킬 수 없는 사람이다. 좌절감을 알 수 있지만, 이것은 결코 효과가 없을 것 같은 매우 과격한 움직임이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에서 정치적 혼란을 초래했으며 평화적인 반대를 억압하고 경찰국가를 만들었던 전후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켰다"며 "윤 대통령의 책략은 역효과를 낳았으며 서울에서 해가 뜰 무렵에 그는 한발 물러섰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며 이번 계엄령 선포가 "낮은 지지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윤 대통령이 야당이 장악한 의회가 정부 조치를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하며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건 40년 만에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계엄령이 선포된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의 학살의 기억이 되살아났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윤 대통령은 권위주의에 대한 그의 향수가 적어도 일부 남한 정치 스펙트럼에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해제 결의안에 투표한 것은 그가 계산을 잘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번 계엄령 선포는 그의 절박한 도박이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아사히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 안팎에 머물러 있고, 4월 총선에서도 여당이 대패하고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야당을 힘으로 억누르며 스스로 권력을 지키기 위해 비상 수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군을 움직이는 것은 쿠데타나 다름 없다"며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해 왔지만, 이런 방법으로 나올 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교도통신에 전했다.
한편 각국은 우리나라의 불안한 정치 상황을 주의깊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미국 국무부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는 사전 경고는 없었다"며 "서울의 지도부가 워싱턴에 알리지 않고도 이처럼 과격한 조치를 취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최신 성명을 발표했다. 캐서린 웨스트 인도-태평양 장관은 대한민국의 법률과 헌법에 따라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한국에 머무는 영국민들에게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고 정치적 시위를 피하라"고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상황을 언급하며 유럽을 향해 한국도 제재할 거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에게 정치 행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