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집값은 서울 광화문까지 걸리는 시간과 교통편에 따라 정해지는 경향이 있고, 땅값 역시 서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는 평당 얼마, 한 시간 반은 평당 얼마라는 식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보다 국토 면적이 98배인 미국은 어떨까? 최근 New York Times 보도(2022년, 2월 18일 자)에 따르면, 미국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주택비가 싼 테네시 주의 소읍으로 대도시의 인구가 이주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인들의 소읍 U턴 인구 증가는 일시적인가? 아니면 지속적인 소읍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테네시주 현장의 르포 기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테네시주 어퍼 컴벌랜드(Upper Cumberland) 지역에 있는 인구 920명의 작은 마을, 게인스보로(Gainesboro)에 가보면 번영을 시사할 여지가 있는 건 많지 않아 보인다. 거의 7가구 중 한 가구는 비어 있고 주민의 4 분의 1은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잭슨 카운티(Jackson County) 청사의 집무실에서 랜디 헤디(Randy Heady) 시장은 풍성한 자기 고장 자랑 하나를 대략 설명했다. 그는 “지난 회계연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룽청(영성)시의 주요 산업은 조선업, 해양생명공학, 신소재 개발, 수산업 등이다. 한국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한국 산업체 유치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룽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총 95개로 이들의 수출입액은 100억 위안(약 1조7215억원)이 넘는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06년 룽청의 200만㎡ 규모 부지에 5억 달러(약 6092억 원)를 들여 대규모 공장을 건설했다. 2007년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간 삼성중공업 중국 룽청(영성)법인은 선박용 블록과 해양설비 등 연간 5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룽청은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해양 첨단 산업 단지, 과학 기술 개발 공단, 서비스 지원 산업 단지 등 3곳의 산업 단지를 설립하고 입주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인력 유치와 특허 기술 활용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산업의 경우 룽청 산업 단지에 입주한 기업을 우선적으로 돕고 있기 때문에 현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관련 정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 룽청시의 산업현황 1. 해양어업 룽청은 원양해양어선 317척을 소유하여 산동성의 65%를, 양식면적은
뿌리만 캐 먹고 산속에서 살다가 만난 귀신(?) 40대 초반의 그가 깊은 산속에 들어와 비닐 천막을 치고 산중 수련을 하는 이유를 사람들은 알 수 없었다. 물어봐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빙그레 웃기만 했으니까. 그는 어젯밤에 이어 오늘 밤도 눈을 반쯤 뜬 상태에서 편평한 바위 위에 가부좌 자세로 앉아있었다. 별빛마저 구름에 가려 칠흑같은 어둠이 숲속에 내려앉은 가운데 계곡의 쏟아지는 물소리와 나뭇잎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 그리고 숲속의 온갖 풀벌레와 그 숫자를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불가사의(不可思 議)한 흙속의 미생물들이 활동하는 소리가 정적을 깨며 그의 귓가에 밀려들었다. 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가, 몇 초간 멈추고, 다시 들이쉰 숨을 내쉬며 배꼽 아래 단전에 힘을 모았다. 낮에는 짐승처럼 먹을 수 있는 산야초를 찾아 산속을 다니다가 밤이 되면 단전호흡을 했다. 오늘로 꼭 일주일 째, 그는 동물의 본능을 가진 산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뿌리엔 독이 없다”는 말을 약초꾼들로부터 들었던 그는 산에서 3일째 되는 날, 허기를 참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식물의 뿌리를 캐어 먹기 시작했다. 노란색이 감도는, 독성이 있다는 뿌리를 제외하고는 어느 것이든
미국의 세계적인 아웃도어 기업인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올해 86세인 이본 쉬나르(Yvon Shouinard, 1938~ )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출퇴근길 전동차 안에서 그의 자서전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건 기업인 자서전이 아니야”라는 말이 입에서 저절로 나왔다. “지구를 목적으로, 사업을 수단으로” 한다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인의 글이라기보다는 환경 철학가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 정말이지 너무나 멋진 기업인”이었다. 문장으로 표현된 그의 말은 밑줄을 긋고 외우고 싶을 만큼 격조가 있었다. 나는 그의 문장력에 눌려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기까지 했다. 여하튼 이윤과 성장을 추구하지 않고 기업을 운영하는 그는 기후 위기 시대에 미래의 기업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지면에 정확하게 투사하고 있다. 지난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는 그가 왜 파타고니아의 의류제품을 100% 유기농 면화로 바꾸게 했는지를 알아본다. [제2편] 우리는 지구와 건강에 해로운 옷을 입어야만 하는가? 자연파괴에 대해 책임져야 마땅한 자본주의 기업 모델 쉬나르가 초판을 쓰는 데만 15년이 걸렸다는 자서전의 제목은 『Patagonia 파타고니아―파
올해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법이 시행되고 있다. 법 시행이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중대재해는 줄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월 15일까지 46일간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는 64건, 사고 사망자 수는 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사고 건수는 6건 줄었지만 사망자 수는 3명 늘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 1년간의 유예기간을 뒀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에선 재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중대재해로 사망한 사건의 대부분은 중소사업체의 공사에서 일어났고 ‘안전 부주의’가 최대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한 대로다. 정부의 대책은 산업안전감독관을 늘려 감독을 철저히 하는 일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원천 업체가 협력업체의 입찰시 안전 실적과 안전관리 이행계획에 가 점을 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기업들은 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어서 대표자의 책임을 면할 의도로 안전보건최고책임자를 두거나 법률가 출신의 공동 대표를 두거나 심지어 아예 대표 자릴 내놓고 다른 대표를 내세우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
기존의 학교 커리큘럼으로 세상사가 해결될 것이라 보는가? 유한한 지구 위에서 기업의 무한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친 사람이거나 경제학자일 거라고 미국의 경제학자 케네스 유어트 볼딩(Kenneth Ewart Boulding, 1910~1993년)이 말했다. 이처럼 모든 기업이 이윤추구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을 때, 그와 정반대의 길에 도전한 한 기업가가 있다. 올해 86세 세계적인 아웃도어 기업인,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이자 전설적인 암벽등반가인 이본 쉬나르(Yvon Shouinard, 1938~)이다. 그의 자서전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읽다 보면, 끝없이 성장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시장’과 ‘휴식’을 필요로 하는 지구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해결하기 위해 이 기업가의 진심 어린 시도가 절절하게 느껴진다. 우리를 먹여주고 보호하고 살아가게 해 주는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기업모델을 만들기 위해 통념에 도전했다는 그의 ESG(환경, 사회적 역할, 투명) 경영이 무엇인지 2편의 연재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제1편】 옳은 것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압도적으로 성공하기 나는 한국의 농부로부터 지속 가능한
우리 조상들이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기 위해 애용했던 식물은 무엇이었을까? 만약 약효를 보았다면 그 약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런데 조상들이 먹었던 그런 식물과 요즘 우리가 먹는 식물의 약성이 같지 않다는 소리가 들린다. 기침을 멎게 한다는 도라지는 산지(産地)에 따라 쌉쌀한 맛과 진한 향이 딴 판이다. 어디 도라지뿐이겠는가. 최근 흙 속 미생물의 DNA를 분석하는 메타지노믹스(metagenomics) 기술이 개발되면서 식물의 약성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밝혀낼 수 있을 듯하다. 항생제를 지나치게 남용하면 인체의 유익한 균도 같이 죽는 것처럼, 화학비료나 제초제, 농약을 계속 사용하면 흙 속 미생물 역시 살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지금 우리 식물은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독성 물질(맛과 향)의 원료를 얻지 못하고, 점차 본래의 약성(藥性)을 잃어 가고 있다. 감기 바이러스에는 녹황색 채소와 파, 마늘, 생강 등 코로나 팬데믹으로 감기 독감 환자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약이 되는 우리 풀, 꽃, 나무1, 최진규 지음. p.46~59》에 따르면, 감기 바이러스는 몸의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
아파트 브랜드 '골드클래스'로 알려진 광주·전남 지역 건설사 보광종합건설(주)에서 시공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두고 상가 수분양자들과 건설사 간의 논란이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라남도 목포시 백련지구 골드클래스 9차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분양받은 수분양자 11명은 본지에 “상가분양계약 체결 시 봤던 설계도나 조감도, 분양광고와 지금의 현황이 현저히 다르다”고 제보를 해왔다. 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보광종합건설 주식회사가 공동시행하고, 보광종합건설 주식회사가 시공한 현장이다. 민원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분양광고 상 상가 앞 인도에 경사지나 담장이 없었다. 상가 앞 도로도 2차선이었다. 그러나 실제 분양 후는 상가 앞에 경사지가 생기면서 인도와 단차가 생겼다. 앞 도로도 1차선으로 바뀌었다. 민원인들은 “상가를 분양받을 때 앞 도로에 차를 세우고 바로 진입할 수 있느냐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라며 “분양광고와 달리 설계되면서 상가접근성이 떨어졌고,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평평→단차, 도로 2차선→1차선...“사전 동의 안 받고 일방적 설계변경” 분양광고를 둘러싼 거짓·과장 광고 논란은 사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대
“밤 9시까지는 되고, 그 이후는 안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마스크를 벗고 음식과 술을 먹으면 바이러스 전파가 빨라지기 때문이라면 좋다. 그런 당신은 점심이나 저녁을 마스크를 쓰고 먹고 마시는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자영업자들이 바이러스가 시간차를 두고 전파하느냐며 피눈물로 절규하지만, 자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집단은 사실상 그들의 호소를 외면하거나 희생을 강요한다. 백신 패스는 판사에 따라 정치방역은 전문가들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뉘어 버린다. 그렇다면 공동의 재앙 앞에서 집단끼리 갈등을 빚고 왜 결속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번호에서는 뉴욕타임스(2021년 12월 28일 자 Opinion, 「Is life really better when we’re together? by Jon Mooallem」)의 기사를 통해 재앙에 대응하는 우리 인간의 속성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자. (4편으로 연재) 백신 접종을 위해 동굴을 나온 은둔자 지난여름, 세르비아의 은둔자 Panta Petrovic에 관한 책을 읽고 나는 즉각 그가 좋아졌다-비록, 사람을 싫어하는 은둔자인 그가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해는 하고 있다. 우선
2009년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공사를 완공하면서 신흥 ENC는, 가장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고 푼 셈이다. 이후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듬해인 2010년 한 해 동안 포항 오어사 현수교를 시작으로, 청와대 인근 산의 출렁다리와 국립현충원 아치교, 전남 강진만의 가우도와 저두리를 연결하는 길이 105m, 폭 2.6m의 보행자 전용 다리를 사장교(斜張橋)로 완공했다. 그런 다음에는 예천 물레방아 현수교, 순창 섬진강 현수교, 대구 진천천 아치교, 제주 창고천 사장교, 울진 신선계곡 출렁다리-2, 현수교-3, 기장 불광산 출렁다리 등 14개의 보도교를 완성했다. 2011년부터는 해가 갈수록 공사가 늘어나 전국 어디를 가서도 이들의 공사현장이 있었고, 이들이 지은 다리는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이 가운데 전남 강진만의 사장교는 주탑에서 비스듬히 친 케이블로 교량을 매단 다리다. 서해대교가 대표적인 사장교인데, 강진만의 가우도 다리는 서해대교를 보행자 전용 다리로 축소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해상 교량은 예외 없이 바지선과 예인선을 이용해 공사하는데 이 때문에, 해상의 기장 조건에 의존하는 공사다. 해상의 기상 조건이 나쁘면 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바람이
“그러고 보니 30년이나 됐어,” 올해 75살인 「구례 지리산케이블카 추진위원회」 김영의 위원장의 첫마디였다. 반세기도 전인, 1967년 12월 29일, 국내 최초로 지리산(1915m, 한라산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산)이 새로 제정된 공원법에 따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지리산 남부지부 공원협회 사무국장으로 지리산과 인연을 맺어온 그로서는 화살 같은 세월의 빠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났을 터였다. 그에 따르면,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만들려고, 당시 구례군민은 한집당 7~8통의 편지를 상급기관에 올려 구례군이 지리산 국립공원의 관문이 되게 하였다. 산불이 나면, 군민 전체가 나서서 불을 껐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똘똘 뭉쳤다. 그때만 해도 국립공원이 되면 좋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군민들의 사유재산권이 침해당하고 그 좋은 산나물을 채취할 수 없었다. 주민의 희생으로 자연이 보전되고 반달곰까지 살 수 있는 청정지역이 되었지만 매년 3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몰렸다. 지리산에 사는 생물 종보다 사람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연 환경은 파괴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참다못한 구례군은 전남도와 협의를 거쳐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그대 지치고 서러울 때/ 눈가에 어린 눈물 씻어주리라 재난이 와도 물리치리라/외로운 그대를 위해... 나는 그대 편이어라/거리를 방황하는 당신에게/ 힘든 저녁 밀려오면/ 내가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건너드리오리다.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가사 중에서 하늘길이 열리고 있다. 특히 경관이 뛰어난 지형을 하늘로 잇는 보행자 전용의 출렁다리는 전국 196여 곳, 자연환경 보호를 겸한 빼어난 관광 인프라로써 지역의 명소가 되고 있다. 보행자 전용 하늘의 다리 건설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 기술을 보유한 G그룹의 신흥 ENG, 지난 20년 동안 이 회사가 전국에 건설한 출렁다리 등 보행자 전용 보도교(步道橋)는 142곳, 1년 평균 7개의 다리를 만든 셈인데 이들이 건설한 다리를 중심으로 보도교 분야에 금자탑을 쌓아 올린 신흥 ENC의 성장 비결을 알아본다. 한강의 31개의 다리 중 가장 조형미가 뛰어난 다리는? 신흥 ENG가 세운 다리는 아니지만, 서울에 사는 필자는 마음이 울적할 때, 한강의 외딴 섬, 선유도를 가기 위해 선유교를 건넌다.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에서 내려 2백여 미터쯤 똑바로 걷다 보면 엘리베이터 타는 곳이 나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