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할인 지원과 비축 물량 공급 같은 단기 대책뿐 만 아니라, 특정 품목들의 담합 독과점 같은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제23차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물가 관리를 위해 할당관세, 특정 품목 관세를 대폭 낮춰서 싸게 공급하라고 했더니 허가받은 업체들이 싸게 수입해서 정상가로 팔아서 물가 떨어뜨리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국민 세금으로 오히려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조치해달라“고 주문했다. 전날 가동된 민생물가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해서는 "할인 지원, 비축 물량 공급 같은 단기 대책뿐 아니라 특정 품목 담합, 독과점 같은 불공정 거래 행위도 철저하게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에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며 "제가 (성남)시장 할 때는 30만원이었는데 어느새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개학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교복 가격 적정선 문제도 살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예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어서 국내 일자리도 만들고 가급적 소재도 국산 사용하도록 하면 국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타당성이 있는지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 물가에 대한 엄정한 관리도 거듭 강조했다. 전날 충북 충주 무학시장을 방문했던 이 대통령은 "드림 사업을 돌아보고 시장 상황이 어떠한 지를 들여다 봤다"며 "일부 우려와 달리 취약계층의 최소한 안전 매트로서 역할을 충실하고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다양한 복지 체계를 우리가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할 수 있는 사각 지대를 보다 촘촘하게 메우기 위한 취지인만큼 꼭 해당 지역 주민들이 아니더라도 차별하지 말고 다 지급해 주라고 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방침으로 정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이든 그 지역에 안 살다가 지나가는 사람이든, 또 주민 등록이 말소된 사람이든, 굳이 차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건 복지 정책이라기보다는 최소한의 생존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회의 주제는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보여주는 소확정책이며, 작지만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정책이나 또 K-관광같은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는 것들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삶을 현장 속에서 작더라도 빠르게 많이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두고 고위 공직자의 책임 의식에 대한 강조하며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휴가도 없고, 주말도 없고 퇴근도 없다"며 "눈 뜨면 출근이고 잠들면 퇴근이지 휴일이나 휴가가 어디 있나. 에너지 소모가 많긴 하겠지만 우리 손에 나라 운명이 달렸다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공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많은 것들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한 이 대통령은, "경찰과 소방, 군인 같은 안보 치안 분야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 방역 분야, 명절 이동을 지원하는 교통 수송 분야 등 많은 영역에서 고생하는 분들에 대해서 보답, 보상, 대우를 확실하게 해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압구정2구역을 선점한 현대건설이 압구정 3·5구역을 동시 수주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만약 성공한다면 특정 구역에 한 아파트 브랜드만으로 이뤄진 ‘브랜드타운’ 형성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서울에서 브랜드타운이라고 부를만한 지역이 흔치 않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압구정에 대규모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압구정 5구역과 3구역 입찰공고에 맞춰 2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열고 압구정 헤리티지의 계승과 미래가치 제공을 약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임직원들은 출근길 인사를 통해 "압구정은 대한민국 주거 문화의 상징이자 현대건설의 자부심이 깃든 곳"이라며 "압구정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담아 최고의 제안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압구정의 단지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글로벌 최고 권위의 설계사들과 손을 잡았다. ‘공통된 유산 속 차별화된 가치’를 목표로 구역의 입지적 특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하이엔드 주거 솔루션을 제안할 계획이다. 3구역에는 뉴욕 ‘220 센트럴 파크 사우스’를 설계한 RAMSA(Robert A.M. Stern Architects), 조형미와 기술력을 겸비한 모포시스(Morphosis)가 참여하고, 5구역에는 런던 ‘원 하이드 파크’를 설계한 RSHP(Rogers Stirk Harbour + Partners)가 함께한다. 또한, 현대건설은 각 단지별로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모빌리티 단지, 상업·문화를 품은 프리미엄 주거 단지로 압구정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3구역에는 로봇 주차 시스템을 고도화한 지능형 주차 솔루션을 도입한다. △전기차 충전 중 화재 징후를 자동 감지 △자율주행 셔틀 △AI 기반 퍼스널 모빌리티 △전기차 충전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단지로 구현될 예정이다. 5구역은 입지 특성을 반영한 상업·문화 연계 전략이 중심이다. 백화점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단지–백화점–역사(驛舍)’를 연결하고 고급 생활·상업·문화 콘텐츠를 접목해 강남에 걸맞는 주거 공간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 압구정 3·5구역 경쟁일찰 가능할까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을 비교적 수월하게 수주했다. 경쟁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조합의 과도한 입찰조건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3구역에는 현대건설 이외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구역은 압구정 재건축 사업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현대아파트 1~7자 및 10·13·14 등을 재건축해 지하 5층~지잔 최고 65~70층 내외, 5175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7조원으로 추산된다. 3구역은 12일 입찰공고를 내고 5구역은 지난 11일 냈다. 5구역은 압구정 한양1·2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공사비는 약 1조4960억원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맞붙을 가능성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GS건설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곳 모두 2파전 또는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압구정4구역도 검토 중이다. 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 3·4·6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5층~지상 최고 67층, 1664가구 규모다. 공사비는 약 2조1154억원이다. 조합은 이미 입찰공고를 냈고 12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곳은 삼성물산이 적극적인 모습을 드러낸 곳으로 한남2구역에 이어 제 2차 삼성 대 현대 대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은 3·5구역에 출사표를 냈지만 4구역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건설이 ‘싹쓸이’ 전략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성수1지구 수주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현재는 검토 중으로 한발 물러서 있는 모양세다. 모든 알짜 사업지 수주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사업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입찰 당시 현대아파트의 전통성(헤리티지)를 강조하며 전 구역을 석권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2·3·4·5구역 모두 수주하면 브랜드타운 완성이 가능하다. 브랜드타운 완성은 이러한 전통성 계승을 완료하는 의미도 갖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전 구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4구역에 대해서는 검토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의 1심 선고는 징역 7년이었다. 이 전 장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위증에 대해 유죄가 내려졌다. 특검은 “법률상 의무 저버리고 헌정파괴 범죄에 가담했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상민은 12·3 불법 계엄 방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헌법재판소 윤석열 탄핵심판에서의 위증 등 행위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오늘 오후 2시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었다. 이 전 장관은 평시 계엄 주무 부처인 행안부 장관으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8월 19일 구속기소됐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징역 23년이 선고,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당시 ‘12·3 비상계엄’은 ‘내란, 친위쿠데타’라고 판단했다. 또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장관을 향해 “윤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피고인 역할이 너무나 중요했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을 사전 모의하거나 공모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아보거나 관련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또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이 전 장관은 결심공판에서 “만약 그날 있었던 일련의 조치들이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전후 사정도 모르고 있던 제가 사전 모의나 공모 없이 불과 몇 분 만에 어떻게 가담해 중요임무 역할을 맡았다는 건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그에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과 그 대가로 주어진 권력을 탐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와 중동을 동시에 겨냥한 ‘에너지 패권’ 강화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산업 재편과 대외자본 유입 구조를 미국 중심 질서로 재정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란을 둘러싼 군사·외교 압박을 병행하며 중동발 공급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변수로 만들려는 구상이다. 국제 석유시장은 이러한 흐름을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9.40달러로 0.87% 올랐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4.63달러로 1.05% 상승했다. 다만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주간 지표가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이번 유가 반등의 핵심 동력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한 뒤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확정적 합의는 없다”면서도 대화는 이어갈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또한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중동에 항공모함을 추가 전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긴장이 더 고조될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회담이 반복적으로 재개·중단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단기 급등보다는 제한적 상승 흐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앤드루 리포우 ‘리포우 오일 그룹’ 대표는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그리고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 협상 재개·중단 흐름에 의해 계속 지지되고 있다”며 “뚜렷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한 유가 상승 압박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중국 에너지 기업들의 중남미 지역 영향력 차단에도 나섰다. 이날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합법적인 중국 기업의 거래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역내 국가들과 체결해 온 이른바 “해로운(damaging)” 유형의 거래를 피하려 한다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의 방문은 상징성이 크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개혁 국면을 직접 점검하며, 앞으로 전개될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투자·부채·계약 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재조정할 가능성을 타진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라이트 장관은 과거 국유화 조치로 피해를 본 기업들에 대한 보상을 위해 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이는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사안은 아니라고도 언급했다. 베네수엘라 에너지 산업이 외자 유입과 제도 정비를 통해 정상화 수순에 들어가더라도, 대규모 자본 유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서는 군사적 존재감과 협상 압박을 통해 원유 공급 리스크를 관리하고, 중남미에서는 산유국의 계약·금융 질서를 재편해 중국식 자원외교 모델의 확장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석유 업계에서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주도하는 지정학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는 외교·군사 이벤트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불참 결정으로 결국 무산됐다. 장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선 "국민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고 우리 당의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참석 의사를 밝혔으나, 신동욱·김민수·양향자 최고위원 등이 민주당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강행 처리 등을 거론하며 불참을 요구했고, 장 대표가 이를 수용해 청와대 측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과의 오찬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불참을 통보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눈꼽만큼도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라며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고 적었다. 정 대표는 "국힘의 무례함으로 청와대 오찬이 무산됐다"며 "국힘 정말 어이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대통령과의 오찬 때 하려 했던 모두발언도 공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4일 교섭단체대표연설 당시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청와대는 전날(11일) 장 대표 측에 이 대통령, 정 대표와 오찬 회동을 제안했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장 대표의 불참에 대해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SNS에 '밥달라더니 차려준 밥상도 걷어차고 도망가는 간잽이 장동혁 대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비겁하다. 판 깔아주니 막상 마주 앉을 용기는 없는지 비겁한 변명 뒤로 숨어버리는 제1야당 대표"라고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대통령과의 오찬이 불과 1시간여를 앞두고 이리 가벼이 맘대로 취소할 사안인가"라고 물으며 "장동혁 대표가 제1야당의 대표라는 지위와 역할을 망각한 게 아니라면 이럴 순 없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단식할 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님과의 회담을 왜 그리 요구했냐"며 "영수회담마저 정치공세수단으로 여기는 국힘당을 국정의 파트너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국민의힘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김영배 의원도 "대통령이 안 만나준다고 단식투정 부릴 땐 언제고, 정작 만나자니까 줄행랑칠 셈인가"라며 "온라인에서 시끄럽게 부정선거 떠들어대다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토론하자니 혼비백산 도망치는 윤어게인과 똑같다"고 했다.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예정됐던 여야 정당 대표 오찬 회동이 장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참 의 전달로 취소됐다"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상호 존중으로 협치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지 3일 만에 첫 회의를 열었지만, 사법개혁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차로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됐다. 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을 특위 위원장으로, 정태호 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특위 간사로 선출했다. 특위는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 등의 부처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의사진행 과정에서 전날 법사위를 통과한 대법관 증원 및 재판소원 관련 법안을 두고 국민의힘 측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회의는 공개 상태로 진행되지 못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그러면 업무보고와 질의, 오늘 다 계속 비공개로 진행하실 건가"라며 "국민적인 관심이 많고 중요한 사항"이라고 따졌다. 해당 발언은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이 "특위가 아무리 논의를 해도 대미투자특별법을 일방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정회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의원은 "헌법 60조에는 정부가 재정적인 부담을 지는 경우에는 비준동의를 하도록 되어 있고 저도 비준동의가 필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도 여야 지도부 간의 대승적인 합의로 특위가 구성되고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소원법, 대법관증원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일방 처리된 것을 거론하며 "여야 간에 합의한 이 법안은 통과시키게 하면서 법사위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이런 행태는 분노하고 규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회의를 정회하고 일방통행을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야 간 합의를 한 다음 회의를 속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특위는 특위대로 하고 정치적 현안은 원내대표단에서 잘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며 "국민께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데 시작부터 다른 정치적 사안을 가지고 특위 운영에 끌어들이는 것은 국민들께서도 이해하기가 또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날 회의는 혼선 끝에 회의 시작 20여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돼 진행되다가 결국 정회했다. 김상훈 위원장은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에서 민주당이 일방 통과시킨 법에 대해 견해차가 있다"며 "간사 협의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방침을 밝히자 특위 구성에 합의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특위는 활동 기한인 다음 달 9일 이전에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변화하는 유럽연합(EU)의 주요제도에 대한 우리기업의 대응력을 제고하고 EU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EU 통상환경 변화와 대응전략 세미나’가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부 주최로 11일 대한상의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한국과 EU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 규제와 대응 역량 확보가 관건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2011년 아시아 최초로 EU와 FTA를 체결한 이후 탄소중립·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왔다”며 “앞으로는 제품 생애주기 전반의 지속가능성과 데이터 관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는 환영사에서 “대전환기 속에서 EU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재편에 빠르고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장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현장 애로를 해결하며, 기업의 목소리를 EU 집행위에 적극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우고 아스투토(Ugo Astuto) 주한EU대표부 대사는 “EU 규제 변화는 한국 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필수”라며 “탄소국경조정제도와 공급망 실사요건 등은 철강·자동차·배터리 산업에 도전이지만, 한국 기업은 품질·혁신·신뢰성을 기반으로 EU 내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EU는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며, 양측은 친환경 제조·디지털 전환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축사를 전했다. ◇EU 통상환경 급변...한국‑EU 공급망·지속가능성 협력 강화 필요성 부각 ‘EU 통상환경 전망’이란 주제의 세션에서 장영욱 KIEP 북미유럽팀장은 ‘2026년 EU 통상환경 전망 및 공급망 대응 전략’에 대한 발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 주요국의 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지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자 EU는 산업 경쟁력 강화, 자주적 방위,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짚었다. 장 팀장은 “한국이 EU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도전요인과 기회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EU와 협력 가능한 분야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며 "핵심원자재, 기후중립, ICT 등 전략산업의 중간재 공급망 협력이 유망하며, AI·바이오·친환경기술·양자·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가능한 무역질서 구축을 위해 한국과 EU가 유사한 입장을 공유하는 만큼 국제 공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터 반 하툼(Walter van Hattum) 주한EU대표부 공사참사관은 ‘EU 주요 제도 도입 취지 및 한-EU 비즈니스 협력 시사점’에 대한 발표에서 “글로벌 통상환경이 회복탄력성과 공급망 안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국가 간 상호의존이 더 이상 장점만은 아닌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쟁·보안·공급망이 핵심 이슈로 부상한 만큼 WTO의 예측가능성과 분쟁 해결 기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77개국과 FTA를 체결해 공급망 안정과 경제활동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최근 인도와의 FTA를 통해 열린 무역 기조를 재확인했다. 반부패 조치 강화, 투자 스크리닝 확대 등 경제안보 관련 입법도 추진 중이다. 그는 “한국과 EU가 가치 기반 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교역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린딜과 기후 대응 정책이 기업 경쟁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국의 대 EU 수출이 700억 유로에 달하는 만큼 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U 주요 규제 대전환...CBAM·배터리·ESG 등 전방위 대응 전략 필요 이어 ‘EU 주요규제 변화 및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세션이 이어졌다. 먼저, 환경·기후규제Ⅰ 파트에서 고순현 에코앤파트너스 부사장은 ‘EU 탄소국경조정제(CBAM)와 배터리규정(BR)’을 주제로 발표했다. CBAM은 ‘EU 역내 생산과 수입품의 탄소가격 형평을 맞춰 탄소누출을 막고, 공급망 탈탄소를 촉진하는 규제’이며, BR은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탄소+순환+실사+정보로 묶어 의무화한 글로벌 선도형 제품규제’를 의미한다. 고순현 부사장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EU 수입품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20%에 달할 경우 탄소비용 부과가 불가피하며, 전력 외 내재배출량은 EU 집행위가 제공하는 기본값으로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신(新) 배터리규정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법적 틀로, 코발트·납·리튬·니켈의 최소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하고 모든 배터리에 주요 특성 정보를 라벨과 QR코드로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EU 배터리 생산자에게는 재활용·수거 의무가 부여되며 순환경제 촉진이 목표다. 그는 “기업이 제품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환경 거버넌스 구축, 핵심 조직의 역량 강화, 전주기 환경데이터 시스템 통합 등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환경·기후규제Ⅱ 파트에서 김동수 김앤장 ESG연구소장은 ‘공급망실사법과 지속가능성공시’에 대해 발표하며 “EU가 지난해 ‘옴니버스 심플리케이션 패키지’를 통해 지속가능성 규제를 간소화했으며, ESG 규제가 산업별 세부 규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U 집행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의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CSRD를 도입했고,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CSDDD를 마련했다. 그는 “특히 CSDDD가 협력업체로부터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실사 보고를 요구하는 만큼 기업의 대응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성문 환경산업기술원 실장은 제품규제Ⅰ 파트에서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출시되는 모든 제품의 내구성, 수리성, 에너지효율, 탄소발자국 등 지속가능성 요건 등을 강제하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2024년에 발효했다. 조 실장은 “EU가 디지털 제품 여권 도입과 우려물질 최소화 등 16개 세부 요건을 제품별로 부과하며, 섬유·가구·타이어·매트리스와 철강·알루미늄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ESPR 에코디자인 규정은 내구성·신뢰성·수리성 등 제품 성능을 사전 설계 단계에서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로, 디지털 제품 여권과 구조화된 제품 데이터 구축이 핵심 이행 수단이다. 그는 “기업이 향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강화 요건을 가정한 선제적 설계 준비, 부품 교체 가능 구조 마련, 예비 부품 제공, 수리업체 접근권 확대 등 수리권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규제Ⅱ 파트에서 이한영 친환경포장기술시험연구원 대표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에 대해 소개하며 “EU 내 포장폐기물이 2030년까지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PWR이 권고가 아닌 강행 규범으로 위반 시 시장 출시 제한·제품 회수·벌금 등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고 말했다. PPWR은 올해 8월부터 문서·설계·증빙 제출 의무가 본격화되며, 2030년에는 규정이 요구하는 수치와 목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패널티가 부과된다. 그는 “DoC(적합성 선언서)와 TD(기술문서)를 유럽 수입업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하며, 미제출 시 거래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문서 패키지를 사전에 완비해야 한다”며 “조화 표준에 따른 시험·측정방법을 사용하면 규정 충족으로 간주되며, 포장지도 조화 표준을 따르면 주요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보조금 규제 파트에서 박소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EU의 역외보조금 규정(FSR)의 주요 내용 및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을 언급하며 “EU 역외보조금 규제에 따라 기업결합의 경우 EU 내 매출 5억 유로 이상이면서 역외 재정적 기여가 5000만 유로를 넘으면 FSR 사전신고 대상이 되며, 공공조달도 가액 2억5000만 유로 이상·국가별 재정적 기여 400만 유로 이상이면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심사는 보조금 성립 여부, 시장 왜곡 여부, 균형 평가의 3단계로 진행된다. 박 변호사는 “우리 기업이 재정적 기여 합산의 복잡성과 판단 기준의 모호성을 고려해 전사적 데이터 업데이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EU 집행위와의 사전협의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을 제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1일 광역지자체 행정통합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2월 말까지 관련 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으면 그에 수반되는 여러 가지 행정 조치와 선거 준비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해당 지역의 광역시도 통합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김민석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하며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도 적극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어떠한 이유건 세 군데(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중에 한 군데가 통과되지 않으면, 결국 그로 인한 영향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받게 되는 것”이라며 “4년 후를 바라볼 때 다른 광역통합된 곳과 비교해서 어떤 결과가 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의 의원들도 충분히 숙고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6일 광역 지방자치단체 간 행정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 원씩,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통합 특별시에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도 부여하게 된다.
20년 전의 청소년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었다. 당시를 떠올리면, 10대 시절 부모와 시간을 보내는 일은 대개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간섭처럼 느껴졌고, 잔소리로 들렸으며, 무엇보다 ‘나만의 세계’를 침범당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아과 의사들과 공중보건 연구자들의 최근 연구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놓는다. 청소년기에 형성된 가족 간의 유대가 성인이 된 이후 더 나은 삶의 질적 수준과 정신적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주 「JAMA Pediatrics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시절에 부모와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높은 사회적 유대감을 가질 확률이 23.4%포인트 더 높았다. 특히 성인의 사회적 행복의 측정에 사용한 '6가지의 모든 지표-예를 들어 소득, 건강, 심리 검사, 삶의 만족도 등) 에서 일관되게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연구 결과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가 지금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로 언제든 연결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면 접촉이 급격히 줄어든 사회다. 가족끼리 밥을 함께 먹는 시간은 줄었고, 대화는 메시지와 이모지로 대체됐다. 밥 먹으라고 하는 말도 메시지로 보낸다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미국에서는 2023년 공중보건국장이 공식적으로 ‘외로움 전염병’을 선언했다.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불안 장애, 심혈관 질환, 우울증, 조기 사망 위험까지 높이는 중대한 건강 위험 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외로움은 이제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낸 구조적 현상이다.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줄고, 세대 간 교류가 단절되며, 공동체는 파편화됐다. 아이들은 부모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각자의 화면 속에 머문다. 말은 줄고, 표정은 읽히지 않는다. 그 공백 속에서 외로움은 조용히 자라난다. 외로움 전염병이라는 말은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미 많은 사회가 그 증상을 겪고 있다. 고립된 노인, 불안에 시달리는 청소년, 관계 맺기에 서툰 부모 세대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이 거창한 정책이나 첨단 기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오래된 방식,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에서 출발할 수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중등학교 아들이 함께 길을 걷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150여 쌍의 부자(父子)들이 말없이 산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하산 후 공연이 시작되자 같이 춤까지 추는 거였다. 마주 앉아 대화할 때보다, 나란히 걷는 상황에서 말문이 트이고 시선이 부딪히지 않아 부담이 덜하고, 침묵조차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걷는 속도만 맞추면 된다. 그 단순한 조건이 관계의 문을 연 것이었다.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이런 경험의 가치는 더 커질 것이다. AI는 정보를 제공하고, 판단을 돕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함께 걷는 경험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손의 온기, 호흡의 리듬, 같은 풍경을 공유하는 기억은 알고리즘이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다. 기술이 인간의 일을 대신할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관계의 노동은 더욱 중요해진다.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뒷산에 올랐던 기억이 선명하다. 어린 내 손을 잡고 아버지는 풀과 꽃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이름을 알려 주셨다. 그날 나는 할미꽃 한 송이를 꺾어 들고 내려왔는데 그 장면은 나이가 들수록 더 또렷해진다. 삶이 고단해질 때마다 그 기억은 조용한 위로가 되고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함께 걷고, 함께 바라보고, 함께 침묵하던 그 짧은 시간이 결국 나를 지탱하는 뿌리가 되었음을 이제야 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빠르게 재편하는 시대일수록 우리가 자녀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최신 기기가 아니라 그런 한 장의 기억, 부모와 함께 걸었던 시간의 온기일지 모르겠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기 신도시인 고양 일산신도시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사업 속도를 주민 체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선도지구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해 추진 현황을 점검한 뒤 주민 간담회를 열고, 주민 중심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 공급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더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출범했다”며 “1기 신도시에서도 2030년까지 6만3000호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금 지원과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HUG가 미래도시펀드 1호 모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 점을 언급하며 초기 사업비를 신속 지원해 주민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3일 개정된 ‘노후계획도시정비법’에 따라 특별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의 통합 수립이 가능해지고 주민 동의 절차가 간소화돼 사업 기간 단축과 편의성 제고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LH와 협력한 미래도시지원센터를 통해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전자동의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 절차를 자동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기준용적률 등 주요 사안은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논의하고, 필요한 행정 절차 역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은 도시의 주거환경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이라며 “주민이 주인이 되어 사업을 이끌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해 체감 가능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 일산신도시 선도지구 정비사업은 후곡·강촌·백송·정발마을 일대를 대상으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된다. 대상 구역은 총 수천 세대 규모의 노후 주거단지로, 용적률 개선과 정비를 통해 주거 환경을 전면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전남지역인권단체연합과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10일 진도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여성을 '수입 대상'으로 표현한 김희수 진도군수의 발언을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사안이 지방정부의 성평등 감수성과 인권 의식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며 "차별적 발언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성평등과 이주민 인권 교육을 제도화하라"고 촉구했다 전남 지역 35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여성인권단체연합은 이날 규탄집회에서 "김희수 군수의 발언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해당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닌, 여성을 인구정책과 결혼정책의 도구로 취급한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정부는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성평등 및 이주민 인권 교육을 제도화하고, 차별적 언어와 인식을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성의 출산 여부를 인구정책의 수단으로 삼는 사고를 즉시 중단하고, 젠더 정의 관점에서 인구정책을 전면 재구성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스리랑카 젊은 처녀를 수입하자'는 취지의 발언은 실언이 아니라, 여성을 인구정책과 결혼정책의 '도구'로 바라보는 구조적 차별 인식이 공직자의 언어로 드러난 심각한 사건"이라며 "사회 곳곳에 만연한 여성비하·이주여성차별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 김희수 진도군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타운홀 미팅에서 인구소멸 대응 방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스리랑카나 베트남 쪽 젊은 처녀를 ‘수입’해 농촌 총각 장가도 보내는 등 특별 대책을 내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문제의 발언은 방송을 통해 그대로 중계됐고 이후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주한 베트남대사관은 공식SNS 성명을 통해 김 군수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번 사안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이주 여성과 소수자 집단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태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군수는 주민설명회 다음 날에 "자신의 발언이 농촌 지역의 인구 위기를 강조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하면서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전남도는 “해당 발언이 베트남 국민과 여성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며 유감을 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당 윤리 절차를 거쳐 김 군수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당의 가치와 윤리에 반하는 언행으로 당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제명 사유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발의와 관련해서 부동산 업계의 금융감독원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 출범할 부동산감독원은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수사와 제재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기구”라고 설명하며 “부동산감독원이 생기면, 날로 교묘해지는 부동산 투기 수법을 전문적으로 감독하는 체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감독 기능이 부처별로 흩어져 발생했던 사각지대를 지우고 각종 편법 행위를 근절하는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부동산과의 전쟁에서 항상 실패했던 전 정부의 것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과의 전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신용정보 열람 권한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법안에는 감독원이 자의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삼중 안전장치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특히 “금융거래정보나 신용정보 요청 시 국무총리 소속 부동산감독협의회의 엄격한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불가피한 경우에 한 해 최소한의 정보만 요구하도록 제한했다”며 “수집된 정보는 1년이 지나면 즉시 파기하고 목적 외 사용 시 3년 이하의 징역 등 강력한 처벌 규정을 뒀다”면서 “정보 수집의 권한이 남용될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또 “주가조작이든 부동산 투기든, 서민의 삶을 짓밟고 시장을 교란한 자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신속히 처리하여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집값 안정과 시장 정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부동산감독원법에 대해 ‘국가가 민감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려 한다’는 식의 공포를 조장하고 정부가 공급이 아닌 시장 통제를 선택한 것이라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투기세력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면, 똑똑한 국민을 선동하려 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관련해서는 “지도부는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 중단, 지방선거 후 통합 추진을 천명했다”고 밝히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이제 오직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의 큰 같음을 바탕으로 총단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