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53)SK그룹 회장 형제의 횡령사건 공범인 김원홍(52)전SK해운 고문이 26일 저녁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법무부는 26일 저녁 5시 30분경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대만 정부로부터 강제 추방 명령을 받은 김씨를 체포해 국내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SK그룹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1년 초 중국으로 도피, 그해 12월 대만으로 옮겨 체류해오다 지난 7월 31일 이민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돼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김씨 체포는 우리 법무부의 요청을 받은 대만 사법당국의 발 빠른 조치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31일 대만 북부지룽 시에서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50)과 승용차를 함께 타고 가다 현지 경찰에 이민법 위반 협의로 체포된 김씨에 대해서는 그동안 ‘기획체포설’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하지만 김씨가 현지에서 저명한 변호사를 4명을 고용해 버티기에 들어가는 등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목격되면서 의혹은 곧 사라졌다. 당시 김씨는 SK그룹 측에도 체포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이민서는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지난 13일 타이베이주재 한국대표부에 “강제 송환할 테니 임시 여행허가증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에 한국 대표부는 현지 영사를 보내 수감 중인 김씨를 상대로 여행허가증에 지문을 찍고 날인하고 강제 송환절차에 나섰으나 김씨는 “시간을 달라”며 지문 날인을 거부했었다.
한편, 최태원 회장 변호인단은 26일 김 전 고문의 강제송환이 알려지기 직전 “김원홍 씨에 대한 증인신문 없이 항소심 선고가 이루어진다면 심리미진으로 인한 불완전한 재판이 될 것”이라며 선고 연기 요청서를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정훈 기자 / sy1004@mbc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