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폭염으로 농산물과 축산물의 수확량이 줄고 덩달아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인들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인류가 에어컨에 적응해 가는 사이 토치에서 나오는 열기와 같은 뜨거움에 노출된 밭과 목장, 가축 사육장, 바다 등에 사는 농산물과 동식물, 그리고 가축들이 폐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 폐사된 가축은 총 103만 5859마리로, 전년 동기(16만 5654마리)보다 6.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돼지는 5만 1372마리, 가금류는 98만 4487마리였다. 가축은 체온이 오르면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고 폐사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닭은 자체 체온 조절 기능이 없어 폭염이 발생하면 폐사가 급증한다. 이에 따라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8일 기준 삼겹살 가격(100g·대형마트)은 3,117원으로,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5월 28일(2338원)과 비교해 두 달 만에 33% 뛰었다. 이날 기준 육계 가격(1kg·대형마트)도 7093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4% 올랐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우유 등 유제품 생산량도 감
지난 22일, 안토니오 구테레스(Antóni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 시대, 21세기 최대의 경제적 기회를 놓치고 말라!"고 연설했다. 유엔 기후 총회가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긴 하지만 전쟁, 홍수 등의 지구촌 재앙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그가 한 말은 나에게 단순한 수사로만 들리진 않는다. 전 지구적 재생 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경제적 언어이자 경고일 것이다. 지난달 영국의 에너지 안보· 탄소 중립부 장관인 Ed Milliband도 ”(영국의) 해상 풍력 발전의 확장은 일자리 기회 창출 수단“이라면서 영국의 경제 성장 로드맵이 녹색 경제임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의 말은 백 번 옳다. 그러나 나는 이 자리에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왜냐하면 기후 위기의 본질은 자연을 무한히 착취하고 성장만을 추구하는 기존 경제시스템에 있으니까 말이다. 단지 전력원을 석탄에서 태양광이나 해상 풍력으로 바꾸면 기후 위기가 해결되고 인류의 삶이 나아지는 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대답도 간단하다. 기후 위기 극복은 단순한 에너지 전환이 아닌 생태적 전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며 작동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바로
우리 눈으로 보이지 않는, 1마이크로미터(백만분의 1=0.001mm)보다 작은, 박테리아 크기만 한 수를 셀 수 없는 나노 플라스틱 분자 조각들이 바닷물에 숨어 있다는 새로운 연구가 지난주 수요일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됐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소피 텐 히트브링크」는 "우리 모두 나노 플라스틱을 예상했지만, 놀라운 건 그 분량" 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 교수이자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의 과학자인 「헬게 니만」이 이끄는 보트 탐사에 동참해 유럽 해안선 인근 바다와 약 3,500해리에 달하는 수역에서 4주 동안 표본을 채취했다. 또한,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독일 「헬름홀츠 환경 연구 센터」의 미세 플라스틱 및 나노 플라스틱 연구팀장인 「두샨 마테릭」은 “나노 플라스틱의 양이 북대서양 바다에만 최소 2,7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모든 야생 육상 포유류의 무게보다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바닷물에서 나노 플라스틱을 발견하고 그 모습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공개했던 노트르담 대
과학자들은 화석 연료의 연소로 지구가 더워지면서 미 텍사스에서 치명적인 홍수를 일으킨 것과 같은 엄청난 폭우가 전 세계적으로 더 빈번하고 강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따뜻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보다 수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폭풍은 더 많은 폭우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수방(水防) 대책이나 지상의 낡은 시설만을 믿었다간 그 결과는 나라 불문하고 재앙적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온갖 종류의 극심한 기상 현상, 즉 폭염(暴炎)과 극한의 추위, 홍수와 가뭄, 토네이도와 허리케인, 우박과 눈까지 겪어 온 텍사스주에서 비극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홍수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평가된다. 텍사스 커 카운티에서는 지난 4일 3시간 만에 3개월 치 강수량인 250㎜의 비가 내렸다. 다음날 오스틴 서쪽에서는 5시간 강수량이 355.6㎜로 기록됐다. 인근 컴포트 지역 강 수위 데이터를 보면 과달루페 강 수위는 약 1시간 반 동안 1m에서 10m로 급상승했다. 가디언지는 “안정적인 기후조건이라면 거의 10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양”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보면 집중호우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오랫동
최근 세계가 열파로 헉헉댄다는 국내외 뉴스를 보면서 모든 걸 내려놓는 방하착(放下着)의 마음을 먹고 산꼭대기로 피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매일 스스로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작은 일의 기쁨을 찾는다. 이를테면 음식물을 말리려고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 위에 올려놓은 대바구니에 새 모이가 될 만한 씨앗 종류를 뿌려놓고 용케 이를 먹으러 날아오는 갈회색 깃털을 가진 직박구리나 까치를 아침마다 볼 때 저는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하다. 녀석들이 오지 않는 날은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궁금하다. 주는 모이가 시원찮은가? 하면서 모이 걱정도 한다. 이처럼 긍정적인 순간이 실제로 우리의 웰빙을 향상할 수 있다고,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긍정적 감정 및 심리 생리학 연구소의 바바라 프레드릭슨 소장은 말하고 있다. 그녀는 이러한 순간들이 덧없이 지나가더라도 "심리적 건강과 성장을 위한 영양소 역할을 하여 조금씩 더 나은 자신이 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녀의 연구와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행복의 이러한 부분을 인식하고, 키우고, 즐겨야 웰빙, 회복력, 수완이 키워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례 없는 지구온난화의 열파 속에서 힘들이지
인간이 일으킨 지구 온난화는 1970년대 이후 점점 더 가파르게 증가하여 지구가 익어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미국 NASA의 고다드 우주연구소(Goddard Insttitute For Space Studies)가 2025년 5월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지구의 평균 온도는 10년마다 0.27도씩 증가했다. 그러나 1970년을 기점으로 2010년까지는 플러스 0.5도, 2010년부터 지금까지 플러스 1도를 훨씬 넘었다. 기후 과학자이자 '인간 본성'이라는 책의 저자인 케이트 마블 박사는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고, 기온이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해롭고 무서운 방식으로 기후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항상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겪게 된다"면서 "기후 모델에서 무언가를 보는 것과 실제로 자신의 삶에서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에너지가 불균형을 이루는 증상으로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총열량과 우주로 다시 방출되는 열량의 차이를 측정한 것이다. 지구 에너지 불균형의 가장 우려스러운 가능성
◇세계에서 스위스 다음으로 2번째 높은 우리나라 물가 우리나라 음식료품 물가 수준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스위스에 이어 2위라고 한다. OECD의 '구매력 평가를 고려한 물가 수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가격은 2023년 기준 147로 OECD 평균보다 47% 높았다. 특히 김밥, 햄버거 등 국내 외식 39개 품목 중 30종은 지난 5년간 20% 넘게 올라 같은 기간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16.9%)을 앞질렀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쌀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식재료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수입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면 올라간 만큼의 충격을 가격에 반영시키는데 다 복잡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지닌 해 말부터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 탓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가 오르는데 그런 원인만 있겠는가? 정부는 비축 물량을 조기 방출하고,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살핀다고 하지만 그런 일을 하지 않아서 가격이 크게 올라간 건 아닐 것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계산해 본 짜장면 가격은 1985년 660원을 기준으로 할 때 1,415% 즉 16배가 올랐다. 지금 짜장면 한 그릇이 만원이라 치면
◇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된다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수많은 과제 가운데 가장 두렵고 해결하기 만만치 않은 숫자는 출산율 0.72다. 세계 최저, OECD 국가 중 반등 조짐이 없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출산율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다. 경제, 국방, 복지, 교육, 어느 것 하나 사람 없이 지속 가능한 게 없다. 더욱이 지방이 소멸하고 학교가 없어지고, 고향이 노인들이 지키는 유령마을로 바뀌어 가고 있다면 말이다. 출산은 개인의 선택이고 거주는 헌법이 보장한 자유다. 아이를 낳으라 말라, 도시로 오지 말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결혼하지 않고 결혼했더라도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그리고 농어산촌에 살겠다고 나서려 하지 않는 사회적 구조가 만들어진 데에는 정부의 정책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핵심은 국가철학의 부재다. 국가철학이란 한 국가가 정치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관과 존재 이유에 대한 신념 체계다. 이를테면 북유럽 국가들은 아이 키우는 게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철학 아래 복지와 노동정책이 설계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수십 년간 수백조 원을 쏟아부었다. 아이를 낳으
집을 나와 전철을 타기 위해 매일 골목을 걷고 있는 내 눈에 최근 임대안내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 입가로 혀를 내민 익살스러운 고양이 캐리커처 브랜드의 작은 골목 카페. “어라? 며칠 새에 붙인 모양이네 대로변에서 몇 미터 떨어지지 않았는데....끝내 버티지 못한 모양이군” 그곳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나는 왜 문을 닫게 되었는지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지만 장사가 안되었기 때문이라는 건 불문가지다. 사실 그 작은 골목 카페는 약과다. 2년 전인가? 건자재 가격이 한창 오를 때 지하철역과 붙어있는 땅에 주상복합건물(10층) 공사가 시작되는 걸 지켜본 나는 분양이 제대로 될지 의심했는데 그게 현실이 된 듯했다. 지하철과 연결 통로는 문이 닫혔고 완공된 지 1년 가까이 되지만 공실률이 90%(?)다. 1층 상가 중 한 곳에서만 임시로 과일을 팔고 있는 게 전부니까. 서울의 마지막 신도시라는 마곡지구를 지나는 9호선 양천향교역 앞에 서 있어도 임대 현수막이나 안내문을 붙인 상가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서울 마곡 지구가 이 정도라면 다른 지역은 더 말해 무엇하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1분기 전국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13.2% ▲소규모 7.3% ▲집
70~80년대 만들어진 우리나라 산업은 성장의 한계에 들어섰다. 이미 중국이 우리를 추월했고 후발 주자들이 우리를 뒤쫓고 있다. 그래서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길게 보면 10년, 짧으면 5년 안에 경제가 주저앉을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미래 먹거리 산업을 만들 방안을 두 편에 걸쳐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제2편] 변화 주저하면 추락뿐, 핵심 기술 중위권의 경고 지난 5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 대학원)의 과학국제문제연구소 벨퍼센터가 전 세계 핵심 신흥 기술국 순위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바이오, 양자, 우주 등 핵심 신흥 기술 분야의 경쟁력에서 중위권 수준을 면치 못했다. 평가 가중치가 높은 반도체(5위) 덕에 종합 순위는 25개국 중 5위였으나 총점은 1위와 2위인 미국과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분야별 순위에서도 AI 9위, 바이오는 10위, 양자 12위, 우주 13위 등으로 최상위 국가들과 차이가 컸다.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AI 분야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총점 100점 만점에 14.1점으로 1위 미국(90.8점), 2위 중국(58점)과 차이가 컸고 독일, 영국,
세계는 냉전이 무너진 뒤 거의 30여 이상 평화를 누렸다. 세계가 하나의 거대 시장이 되었고 국경의 관문도 낮았다. 우리가 만든 제품은 잘 팔렸다. 덕분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1960년 160달러에서 지난 3월 현재 3만 6194달러로 65년 만에 226배 이상 올랐다. 인구 5천만 명 이상인 나라 가운데 6위였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기적은 반복되지 않는다. 더구나 성장의 과실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세계 평화 공영과 무역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은 재료, 같은 방식으로 이룩해 온 성장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없다. 누구를 원망하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없으니.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변하지 않는 게 없다’는 진리뿐이다. 그렇다면 경제도 변해야 한다. 그것도 양적 변화가 아닌 질적 변화여야 한다. 우선 경제 숫자나 통계를 가지고 경제성장을 판단하고 가늠하지 말자. 왜냐하면 성장에는 반드시 새로운 처방전, 즉 전략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숫자를 가지고 성장을 운운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가? 모두 사후 약방문일 뿐이다. 무역수지가 이렇고 저렇고 떠들어봐야 이
지난 70~80년대 만들어진 우리나라 산업은 성장의 한계에 들어섰다. 이미 중국이 우리를 추월했고 후발 주자들이 우리를 뒤쫓고 있다. 그래서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길게 보면 10년, 짧으면 5년 안에 경제가 주저앉을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미래 먹거리 산업을 만들 방안을 두 편에 걸쳐 제시해 보고자 한다. ◇ [제1편] 길어야 10년, 짧으면 5년, 한계상황의 우리나라 산업 지금의 우리나라 산업은 박정희 정부 때인 1973년부터 시작해서 1980년 초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그 이후 제대로 된 산업이 나온 게 없다. 기껏해야 네이버, 카카오, K-팝 이런 게 전부다. 새로 생겨난 사업이 있는가? 몇 손가락 꼽고 나면 더 이상 셀 게 없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없었더라면 우리나라 산업은 망해도 벌써 망했을 것이고,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지금까지 성장률 1%~0%대 사이로 그나마 잘 버텨 줬지만 머지않아 간들거리던 성장의 촛불마저 꺼지면 암흑의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 너무 비관적이지 않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미래의 먹거리인 새로운 산업을 전혀 만들
함께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나와 마주 앉은 70대 초로의 선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내 정신연령이 낮았던 것 같아.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 지금 큰 일을 하고 있을 텐데 말이야...” 나는 그 선배가 젊은 시절을 후회하는 듯해서 “나이 들면 대개 그런 거 아닌가요?”라고 위로했다.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작 답답해야 할 사람은 나였다. 다른 선배나 후배, 그리고 동료들과 비교해 일찍 철이 들지 못하고 이일 저일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진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아뿔싸! 저도 그렇네요.” 나는 재빨리 눈치를 채고 선배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많은 대화를 했다. 돌이켜 보면 정치학 공부를 계속해 학자가 되고 싶었던 나는 먹고살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공부를 미뤄왔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겨우 나이가 들어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이라도 해보자’-아마 철이 든 모양이다-며 50년 전 대학 시절에 사두고 읽지 못한 원서를 몇 장씩 읽기 시작했다. 요즘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개인적 좌절을 권력으로 승화시키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 미국의 정치학자, 해럴드 라스웰(Harold D. Lasswell,
4명의 대선후보 첫 TV 토론을 끝날 때까지 지켜봤다. 솔직히 기대도 좀 있었다. 누가 실수할까, 누가 시원한 한 방을 날릴까. 유권자를 흔들 수 있는 말이 나올까. 그런데 2시간의 토론을 지켜본 나는 무덤덤했다. 가슴이 뛰지 않았고 답답한 속은 그대로였다. 실망스럽지도 않았고 화도 나지도 않았다. 왜 그랬을까? 수십 번이 넘는 크고 작은 선거를 치러 본 내 나이 탓일 수도 있다. 아니면 정해진 틀과 시간 속에서 그렇고 그런 정책을 토론하는데 거기에서 뭘 기대할 수 있겠는가 싶은 선입관 탓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후보들의 토론 내용이 무익했다는 말은 아니다. 나름 각 후보의 생각이나 정책 방향을 알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국민의 이번 토론에 관한 관심도는 아주 낮았다. 시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누적 시청률은 14.9%(295만명 시청)으로 지난 대선후보 첫 토론회 시청률(39%)의 반토막이 났다. MBC가 7.2%로 가장 높았고 SBS(4.2%), KBS(3.5%) 순이었다.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JTBC를 제외한 3사가 이를 생중계했다. TV조선의 시청률이 1.75%(38만여 명)으로 가장 높았고, MBN(1.68%),
◇기본 시나리오가 된 세계 기온 섭씨 3도 상승 데이비드 겔러스 뉴욕 타임스 기고자는 “기후 변화는 세계 경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고 기사에서 최근 금융 회사와 보험사에서 새롭게 발표한 경고를 인용해 세계는 기후 위기에 따른 심각한 위험에 처할 미래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에 대한 반응으로 주식이 흔들리고 세계가 당연히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즉각적인 혼란에 주목하고 있지만, 지난 몇 달 동안 관세보다 훨씬 더 심각한 혼란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여러 가지 신호가 나타났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높은, 파리 협정에서 정한 한계점인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한다는 목표가 계획보다 앞서 달성될 게 확실하다. 아무 생각 없이 지켜본 모건 스탠리조차 에어컨 수요 증가에 대한 최근 보고서는 세계 기온이 섭씨 3도 상승하게 될 거라는 예측을 ‘기본 시나리오’로 하고 있다. 한때 극단적이라고 여겨졌던 이러한 예측은 이제 흔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유엔의 2024년 배출량 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