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불참 결정으로 결국 무산됐다. 장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선 "국민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고 우리 당의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참석 의사를 밝혔으나, 신동욱·김민수·양향자 최고위원 등이 민주당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강행 처리 등을 거론하며 불참을 요구했고, 장 대표가 이를 수용해 청와대 측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과의 오찬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불참을 통보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눈꼽만큼도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라며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고 적었다. 정 대표는 "국힘의 무례함으로 청와대 오찬이 무산됐다"며 "국힘 정말 어이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대통령과의 오찬 때 하려 했던 모두발언도 공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4일 교섭단체대표연설 당시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청와대는 전날(11일) 장 대표 측에 이 대통령, 정 대표와 오찬 회동을 제안했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장 대표의 불참에 대해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SNS에 '밥달라더니 차려준 밥상도 걷어차고 도망가는 간잽이 장동혁 대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비겁하다. 판 깔아주니 막상 마주 앉을 용기는 없는지 비겁한 변명 뒤로 숨어버리는 제1야당 대표"라고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대통령과의 오찬이 불과 1시간여를 앞두고 이리 가벼이 맘대로 취소할 사안인가"라고 물으며 "장동혁 대표가 제1야당의 대표라는 지위와 역할을 망각한 게 아니라면 이럴 순 없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단식할 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님과의 회담을 왜 그리 요구했냐"며 "영수회담마저 정치공세수단으로 여기는 국힘당을 국정의 파트너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국민의힘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김영배 의원도 "대통령이 안 만나준다고 단식투정 부릴 땐 언제고, 정작 만나자니까 줄행랑칠 셈인가"라며 "온라인에서 시끄럽게 부정선거 떠들어대다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토론하자니 혼비백산 도망치는 윤어게인과 똑같다"고 했다.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예정됐던 여야 정당 대표 오찬 회동이 장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참 의 전달로 취소됐다"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상호 존중으로 협치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지 3일 만에 첫 회의를 열었지만, 사법개혁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차로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됐다. 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을 특위 위원장으로, 정태호 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특위 간사로 선출했다. 특위는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 등의 부처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의사진행 과정에서 전날 법사위를 통과한 대법관 증원 및 재판소원 관련 법안을 두고 국민의힘 측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회의는 공개 상태로 진행되지 못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그러면 업무보고와 질의, 오늘 다 계속 비공개로 진행하실 건가"라며 "국민적인 관심이 많고 중요한 사항"이라고 따졌다. 해당 발언은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이 "특위가 아무리 논의를 해도 대미투자특별법을 일방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정회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의원은 "헌법 60조에는 정부가 재정적인 부담을 지는 경우에는 비준동의를 하도록 되어 있고 저도 비준동의가 필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도 여야 지도부 간의 대승적인 합의로 특위가 구성되고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소원법, 대법관증원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일방 처리된 것을 거론하며 "여야 간에 합의한 이 법안은 통과시키게 하면서 법사위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이런 행태는 분노하고 규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회의를 정회하고 일방통행을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야 간 합의를 한 다음 회의를 속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특위는 특위대로 하고 정치적 현안은 원내대표단에서 잘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며 "국민께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데 시작부터 다른 정치적 사안을 가지고 특위 운영에 끌어들이는 것은 국민들께서도 이해하기가 또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날 회의는 혼선 끝에 회의 시작 20여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돼 진행되다가 결국 정회했다. 김상훈 위원장은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에서 민주당이 일방 통과시킨 법에 대해 견해차가 있다"며 "간사 협의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방침을 밝히자 특위 구성에 합의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특위는 활동 기한인 다음 달 9일 이전에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변화하는 유럽연합(EU)의 주요제도에 대한 우리기업의 대응력을 제고하고 EU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EU 통상환경 변화와 대응전략 세미나’가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부 주최로 11일 대한상의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한국과 EU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 규제와 대응 역량 확보가 관건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2011년 아시아 최초로 EU와 FTA를 체결한 이후 탄소중립·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왔다”며 “앞으로는 제품 생애주기 전반의 지속가능성과 데이터 관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는 환영사에서 “대전환기 속에서 EU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재편에 빠르고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장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현장 애로를 해결하며, 기업의 목소리를 EU 집행위에 적극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우고 아스투토(Ugo Astuto) 주한EU대표부 대사는 “EU 규제 변화는 한국 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필수”라며 “탄소국경조정제도와 공급망 실사요건 등은 철강·자동차·배터리 산업에 도전이지만, 한국 기업은 품질·혁신·신뢰성을 기반으로 EU 내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EU는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며, 양측은 친환경 제조·디지털 전환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축사를 전했다. ◇EU 통상환경 급변...한국‑EU 공급망·지속가능성 협력 강화 필요성 부각 ‘EU 통상환경 전망’이란 주제의 세션에서 장영욱 KIEP 북미유럽팀장은 ‘2026년 EU 통상환경 전망 및 공급망 대응 전략’에 대한 발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 주요국의 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지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자 EU는 산업 경쟁력 강화, 자주적 방위,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짚었다. 장 팀장은 “한국이 EU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도전요인과 기회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EU와 협력 가능한 분야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며 "핵심원자재, 기후중립, ICT 등 전략산업의 중간재 공급망 협력이 유망하며, AI·바이오·친환경기술·양자·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가능한 무역질서 구축을 위해 한국과 EU가 유사한 입장을 공유하는 만큼 국제 공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터 반 하툼(Walter van Hattum) 주한EU대표부 공사참사관은 ‘EU 주요 제도 도입 취지 및 한-EU 비즈니스 협력 시사점’에 대한 발표에서 “글로벌 통상환경이 회복탄력성과 공급망 안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국가 간 상호의존이 더 이상 장점만은 아닌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쟁·보안·공급망이 핵심 이슈로 부상한 만큼 WTO의 예측가능성과 분쟁 해결 기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77개국과 FTA를 체결해 공급망 안정과 경제활동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최근 인도와의 FTA를 통해 열린 무역 기조를 재확인했다. 반부패 조치 강화, 투자 스크리닝 확대 등 경제안보 관련 입법도 추진 중이다. 그는 “한국과 EU가 가치 기반 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교역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린딜과 기후 대응 정책이 기업 경쟁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국의 대 EU 수출이 700억 유로에 달하는 만큼 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U 주요 규제 대전환...CBAM·배터리·ESG 등 전방위 대응 전략 필요 이어 ‘EU 주요규제 변화 및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세션이 이어졌다. 먼저, 환경·기후규제Ⅰ 파트에서 고순현 에코앤파트너스 부사장은 ‘EU 탄소국경조정제(CBAM)와 배터리규정(BR)’을 주제로 발표했다. CBAM은 ‘EU 역내 생산과 수입품의 탄소가격 형평을 맞춰 탄소누출을 막고, 공급망 탈탄소를 촉진하는 규제’이며, BR은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탄소+순환+실사+정보로 묶어 의무화한 글로벌 선도형 제품규제’를 의미한다. 고순현 부사장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EU 수입품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20%에 달할 경우 탄소비용 부과가 불가피하며, 전력 외 내재배출량은 EU 집행위가 제공하는 기본값으로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신(新) 배터리규정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법적 틀로, 코발트·납·리튬·니켈의 최소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하고 모든 배터리에 주요 특성 정보를 라벨과 QR코드로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EU 배터리 생산자에게는 재활용·수거 의무가 부여되며 순환경제 촉진이 목표다. 그는 “기업이 제품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환경 거버넌스 구축, 핵심 조직의 역량 강화, 전주기 환경데이터 시스템 통합 등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환경·기후규제Ⅱ 파트에서 김동수 김앤장 ESG연구소장은 ‘공급망실사법과 지속가능성공시’에 대해 발표하며 “EU가 지난해 ‘옴니버스 심플리케이션 패키지’를 통해 지속가능성 규제를 간소화했으며, ESG 규제가 산업별 세부 규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U 집행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의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CSRD를 도입했고,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CSDDD를 마련했다. 그는 “특히 CSDDD가 협력업체로부터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실사 보고를 요구하는 만큼 기업의 대응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성문 환경산업기술원 실장은 제품규제Ⅰ 파트에서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출시되는 모든 제품의 내구성, 수리성, 에너지효율, 탄소발자국 등 지속가능성 요건 등을 강제하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2024년에 발효했다. 조 실장은 “EU가 디지털 제품 여권 도입과 우려물질 최소화 등 16개 세부 요건을 제품별로 부과하며, 섬유·가구·타이어·매트리스와 철강·알루미늄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ESPR 에코디자인 규정은 내구성·신뢰성·수리성 등 제품 성능을 사전 설계 단계에서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로, 디지털 제품 여권과 구조화된 제품 데이터 구축이 핵심 이행 수단이다. 그는 “기업이 향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강화 요건을 가정한 선제적 설계 준비, 부품 교체 가능 구조 마련, 예비 부품 제공, 수리업체 접근권 확대 등 수리권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규제Ⅱ 파트에서 이한영 친환경포장기술시험연구원 대표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에 대해 소개하며 “EU 내 포장폐기물이 2030년까지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PWR이 권고가 아닌 강행 규범으로 위반 시 시장 출시 제한·제품 회수·벌금 등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고 말했다. PPWR은 올해 8월부터 문서·설계·증빙 제출 의무가 본격화되며, 2030년에는 규정이 요구하는 수치와 목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패널티가 부과된다. 그는 “DoC(적합성 선언서)와 TD(기술문서)를 유럽 수입업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하며, 미제출 시 거래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문서 패키지를 사전에 완비해야 한다”며 “조화 표준에 따른 시험·측정방법을 사용하면 규정 충족으로 간주되며, 포장지도 조화 표준을 따르면 주요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보조금 규제 파트에서 박소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EU의 역외보조금 규정(FSR)의 주요 내용 및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을 언급하며 “EU 역외보조금 규제에 따라 기업결합의 경우 EU 내 매출 5억 유로 이상이면서 역외 재정적 기여가 5000만 유로를 넘으면 FSR 사전신고 대상이 되며, 공공조달도 가액 2억5000만 유로 이상·국가별 재정적 기여 400만 유로 이상이면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심사는 보조금 성립 여부, 시장 왜곡 여부, 균형 평가의 3단계로 진행된다. 박 변호사는 “우리 기업이 재정적 기여 합산의 복잡성과 판단 기준의 모호성을 고려해 전사적 데이터 업데이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EU 집행위와의 사전협의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을 제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1일 광역지자체 행정통합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2월 말까지 관련 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으면 그에 수반되는 여러 가지 행정 조치와 선거 준비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해당 지역의 광역시도 통합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김민석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하며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도 적극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어떠한 이유건 세 군데(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중에 한 군데가 통과되지 않으면, 결국 그로 인한 영향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받게 되는 것”이라며 “4년 후를 바라볼 때 다른 광역통합된 곳과 비교해서 어떤 결과가 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의 의원들도 충분히 숙고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6일 광역 지방자치단체 간 행정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 원씩,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통합 특별시에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도 부여하게 된다.
20년 전의 청소년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었다. 당시를 떠올리면, 10대 시절 부모와 시간을 보내는 일은 대개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간섭처럼 느껴졌고, 잔소리로 들렸으며, 무엇보다 ‘나만의 세계’를 침범당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아과 의사들과 공중보건 연구자들의 최근 연구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놓는다. 청소년기에 형성된 가족 간의 유대가 성인이 된 이후 더 나은 삶의 질적 수준과 정신적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주 「JAMA Pediatrics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시절에 부모와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높은 사회적 유대감을 가질 확률이 23.4%포인트 더 높았다. 특히 성인의 사회적 행복의 측정에 사용한 '6가지의 모든 지표-예를 들어 소득, 건강, 심리 검사, 삶의 만족도 등) 에서 일관되게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연구 결과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가 지금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로 언제든 연결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면 접촉이 급격히 줄어든 사회다. 가족끼리 밥을 함께 먹는 시간은 줄었고, 대화는 메시지와 이모지로 대체됐다. 밥 먹으라고 하는 말도 메시지로 보낸다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미국에서는 2023년 공중보건국장이 공식적으로 ‘외로움 전염병’을 선언했다.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불안 장애, 심혈관 질환, 우울증, 조기 사망 위험까지 높이는 중대한 건강 위험 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외로움은 이제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낸 구조적 현상이다.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줄고, 세대 간 교류가 단절되며, 공동체는 파편화됐다. 아이들은 부모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각자의 화면 속에 머문다. 말은 줄고, 표정은 읽히지 않는다. 그 공백 속에서 외로움은 조용히 자라난다. 외로움 전염병이라는 말은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미 많은 사회가 그 증상을 겪고 있다. 고립된 노인, 불안에 시달리는 청소년, 관계 맺기에 서툰 부모 세대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이 거창한 정책이나 첨단 기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오래된 방식,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에서 출발할 수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중등학교 아들이 함께 길을 걷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150여 쌍의 부자(父子)들이 말없이 산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하산 후 공연이 시작되자 같이 춤까지 추는 거였다. 마주 앉아 대화할 때보다, 나란히 걷는 상황에서 말문이 트이고 시선이 부딪히지 않아 부담이 덜하고, 침묵조차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걷는 속도만 맞추면 된다. 그 단순한 조건이 관계의 문을 연 것이었다.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이런 경험의 가치는 더 커질 것이다. AI는 정보를 제공하고, 판단을 돕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함께 걷는 경험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손의 온기, 호흡의 리듬, 같은 풍경을 공유하는 기억은 알고리즘이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다. 기술이 인간의 일을 대신할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관계의 노동은 더욱 중요해진다.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뒷산에 올랐던 기억이 선명하다. 어린 내 손을 잡고 아버지는 풀과 꽃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이름을 알려 주셨다. 그날 나는 할미꽃 한 송이를 꺾어 들고 내려왔는데 그 장면은 나이가 들수록 더 또렷해진다. 삶이 고단해질 때마다 그 기억은 조용한 위로가 되고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함께 걷고, 함께 바라보고, 함께 침묵하던 그 짧은 시간이 결국 나를 지탱하는 뿌리가 되었음을 이제야 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빠르게 재편하는 시대일수록 우리가 자녀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최신 기기가 아니라 그런 한 장의 기억, 부모와 함께 걸었던 시간의 온기일지 모르겠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기 신도시인 고양 일산신도시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사업 속도를 주민 체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선도지구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해 추진 현황을 점검한 뒤 주민 간담회를 열고, 주민 중심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 공급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더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출범했다”며 “1기 신도시에서도 2030년까지 6만3000호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금 지원과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HUG가 미래도시펀드 1호 모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 점을 언급하며 초기 사업비를 신속 지원해 주민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3일 개정된 ‘노후계획도시정비법’에 따라 특별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의 통합 수립이 가능해지고 주민 동의 절차가 간소화돼 사업 기간 단축과 편의성 제고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LH와 협력한 미래도시지원센터를 통해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전자동의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 절차를 자동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기준용적률 등 주요 사안은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논의하고, 필요한 행정 절차 역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은 도시의 주거환경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이라며 “주민이 주인이 되어 사업을 이끌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해 체감 가능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 일산신도시 선도지구 정비사업은 후곡·강촌·백송·정발마을 일대를 대상으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된다. 대상 구역은 총 수천 세대 규모의 노후 주거단지로, 용적률 개선과 정비를 통해 주거 환경을 전면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전남지역인권단체연합과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10일 진도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여성을 '수입 대상'으로 표현한 김희수 진도군수의 발언을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사안이 지방정부의 성평등 감수성과 인권 의식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며 "차별적 발언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성평등과 이주민 인권 교육을 제도화하라"고 촉구했다 전남 지역 35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여성인권단체연합은 이날 규탄집회에서 "김희수 군수의 발언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해당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닌, 여성을 인구정책과 결혼정책의 도구로 취급한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정부는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성평등 및 이주민 인권 교육을 제도화하고, 차별적 언어와 인식을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성의 출산 여부를 인구정책의 수단으로 삼는 사고를 즉시 중단하고, 젠더 정의 관점에서 인구정책을 전면 재구성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스리랑카 젊은 처녀를 수입하자'는 취지의 발언은 실언이 아니라, 여성을 인구정책과 결혼정책의 '도구'로 바라보는 구조적 차별 인식이 공직자의 언어로 드러난 심각한 사건"이라며 "사회 곳곳에 만연한 여성비하·이주여성차별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 김희수 진도군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타운홀 미팅에서 인구소멸 대응 방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스리랑카나 베트남 쪽 젊은 처녀를 ‘수입’해 농촌 총각 장가도 보내는 등 특별 대책을 내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문제의 발언은 방송을 통해 그대로 중계됐고 이후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주한 베트남대사관은 공식SNS 성명을 통해 김 군수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번 사안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이주 여성과 소수자 집단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태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군수는 주민설명회 다음 날에 "자신의 발언이 농촌 지역의 인구 위기를 강조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하면서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전남도는 “해당 발언이 베트남 국민과 여성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며 유감을 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당 윤리 절차를 거쳐 김 군수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당의 가치와 윤리에 반하는 언행으로 당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제명 사유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발의와 관련해서 부동산 업계의 금융감독원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 출범할 부동산감독원은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수사와 제재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기구”라고 설명하며 “부동산감독원이 생기면, 날로 교묘해지는 부동산 투기 수법을 전문적으로 감독하는 체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감독 기능이 부처별로 흩어져 발생했던 사각지대를 지우고 각종 편법 행위를 근절하는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부동산과의 전쟁에서 항상 실패했던 전 정부의 것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과의 전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신용정보 열람 권한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법안에는 감독원이 자의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삼중 안전장치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특히 “금융거래정보나 신용정보 요청 시 국무총리 소속 부동산감독협의회의 엄격한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불가피한 경우에 한 해 최소한의 정보만 요구하도록 제한했다”며 “수집된 정보는 1년이 지나면 즉시 파기하고 목적 외 사용 시 3년 이하의 징역 등 강력한 처벌 규정을 뒀다”면서 “정보 수집의 권한이 남용될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또 “주가조작이든 부동산 투기든, 서민의 삶을 짓밟고 시장을 교란한 자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신속히 처리하여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집값 안정과 시장 정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부동산감독원법에 대해 ‘국가가 민감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려 한다’는 식의 공포를 조장하고 정부가 공급이 아닌 시장 통제를 선택한 것이라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투기세력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면, 똑똑한 국민을 선동하려 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관련해서는 “지도부는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 중단, 지방선거 후 통합 추진을 천명했다”고 밝히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이제 오직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의 큰 같음을 바탕으로 총단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NCSOFT)는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1조5069억원, 영업이익 161억원, 당기순이익 347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엔씨타워1 매각 대금이 반영되며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지역별 연간 매출은 한국 9283억원, 아시아 2775억원, 북미·유럽 1247억원이다. 로열티 매출은 1764억원이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및 로열티 매출의 비중은 38%를 차지했다. 플랫폼별 연간 매출은 모바일 게임이 7944억원, PC 온라인 게임은 4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4042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은 전 분기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4분기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지난해 11월 19일 출시한 아이온2의 흥행으로 2017년 이후 분기 최대 매출인 16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대비 92%, 전년 동기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엔씨소프트는 2025년 적극적인 국내외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 2026년은 △아이온2의 글로벌 서비스와 신더시티, 타임 테이커즈,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글로벌 신작 출시’ △스핀오프 게임 출시 및 지역 확대 등 ‘Legacy IP 확장’ △M&A를 통한 ‘모바일 캐주얼 플랫폼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한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이달 7일 리니지 클래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 클래식은 출시 이틀 만에 누적 접속자 50만명, 최대 동시 접속자 18만명을 기록했다”며 “회사는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SDS는 9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물류 혁신 콘퍼런스 ‘매니페스트 2026’에 참가해 디지털 물류 사업 역량을 선보였다. ‘매니페스트 콘퍼런스’는 글로벌 공급망 및 물류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과 기술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기술과 산업 트렌드를 논의하는 행사다. 올해는 화주, 물류 솔루션·서비스사, 스타트업, 투자자 등 72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SDS는 행사 기간 세션 발표와 전시 부스 운영을 통해 글로벌 화주사 및 파트너사와 비즈니스 미팅과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전시 부스에서는 견적부터 예약, 정산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물류 서비스 플랫폼 ‘첼로스퀘어(Cello Square)’를 중심으로, 해상·항공 등 국제 운송부터 내륙 운송, 창고를 포함한 로컬 물류까지 IT 기반 물류 서비스를 소개했다. 회사는 세션 발표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직면한 과제와 삼성SDS가 보유한 핵심 역량, 국제 해상 운송의 리스크 관리와 데이터 기반 글로벌 운송 컨트롤타워 등을 소개했다. 특히 교세라와 공동으로 유럽 지역의 창고 및 로컬 운송 혁신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삼성SDS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후 변화, 해상 인프라 및 운항 제한 등의 이슈로 많은 화주와 포워더들이 운송 과정 가시성 및 투명성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첼로스퀘어를 통한 물류 전 과정 실시간 모니터링, AI와 머신러닝 기반 위험 요인 예측 및 정확한 도착 예정 시각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공장-운송-통관-창고-유통까지 전 과정이 통합된 IT 기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 혁신을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발표에 나선 마르텐 실레센 교세라 물류 담당 임원은 “삼성 SDS의 IT 기반 물류 서비스를 적용, 데이터 투명성을 높이고 의사결정 체계를 자동화해 물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며 “삼성 SDS와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비즈니스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매니페스트 2026은 삼성SDS의 디지털 물류 서비스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고, 물류·공급망 기술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AI와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지속해서 고도화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11일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정청래 조국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어젯밤 정청래 민주당 대표으로부터 연대와 통합에 대한 민주당의 최종 입장을 전달받은 것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 구성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번 주 안으로 당무위원회를 열어 오늘 결정을 추인받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양당의 ‘연대와 통합’을 위한 준비는 ‘내란 세력의 완전한 심판, 지방정치 혁신 등 정치개혁,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단지 숫자의 결합과 확대가 아니라 비전과 가치의 결합과 확대가 되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합당 논의 국면 이전까지 일관되게 ‘국힘 제로, 부패 제로’를 위한 ‘지방선거 연대’를 주장해 왔다”며 “양당 간 회동이 이루어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 선거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 준비위원회에서 ‘지방선거 선거연대’의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며 “지방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조 대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진심을 가지고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의 관점에서 사안을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며 “조국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비가 온 후 땅이 굳듯이 향후 양당 간의 연대와 단결이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 하반기부터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뢰(Le Cordon Bleu)’처럼 한식 교육의 세계적인 기준이 되는 ‘수라 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거주 외국인 조리사, 조리 전공자, 그리고 대중적이고 실무적인 외식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식을 글로벌 미식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정부가 직접 운영하기보다 민간 교육기관을 공모·선정하여 각 기관의 특색을 살린 전문 교육을 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신청 방법과 상세 모집 공고는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나 한식진흥원을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해외에서건 국내에서건 한식의 이름으로 팔리는 음식이 제각각이고, 그중 상당수가 ‘한식 풍’에 그친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그 취지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한식은 ‘손맛·칼맛·불맛’이라는 아날로그적 설명이 격에 맞는 것처럼 여겨 왔다. 이는 장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하지만 계량화되지 않은 감각의 언어로는 국경을 넘는 순간 표준이 되기 어렵다. 해외에서 한식을 배우는 이들에게 “대충 이 정도” “불 조절은 느낌으로”라는 설명은 재현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각자의 해석이 덧붙여지고, 한식은 빠르게 변주되며 원형과 멀어진다. 세계화의 걸림돌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반면 글로벌 절대 표준을 갖춘 가운데 제한적 현지화에 성공한 맥도널드, 커피의 맛, 프로세스, 그리고 경험을 표준화한 스타벅스, 11가지 허브와 스파이스라는 절대 변경 불가 영역을 설정하고 표준화한 KFC, 피자를 요리가 아닌 조립 제품으로 정의한 도미노 피자, 제품 규격과 동선을 표준화한 이케아푸드 등은 교육과 인증을 표준 위에서 작동시킨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세계 최대 회전초밥 체인인 푸드앤라이프 (스시로), 쿠라스시, 하마스시 등 일본의 초밥 빅3사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프랑스 요리는 소스의 계보와 조리법을 문서로 만들었고 이탈리아 요리는 재료의 원산지와 조리 규범을 정리했다. 일본 역시 ‘와쇼쿠(和食, 일본의 식사)’를 2013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전, 기본 육수와 칼질, 조리 공정을 촘촘히 정리했다. 손맛을 없애자는 말이 아니다. 그것이 발현되기 전의 공통 토대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예컨대 와쇼쿠와 함께 같은 해 유네스코에 등재된 김치도 발효 기간의 범위, 소금 농도의 기준, 배추와 무, 그리고 젓갈의 역할과 대체 가능성까지 과학적인 수치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 불맛 역시 화력의 세기와 조리 시간의 표준 범위를 제시할 수 있다. 칼맛은 더더욱 그렇다. 재료 손질의 크기와 두께는 식감과 조리 시간을 좌우한다. 이런 기본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을 시작하면, 교육은 ‘각자의 한식’을 양산하는 통로가 될 뿐이다. 수라 학교가 성공하려면 커리큘럼의 절반은 조리 실습이 아니라 표준의 이해에 할애돼야 한다. 레시피를 알려주는 교육이 아니라, 왜 이 공정이 필요한지, 제대로 된-즉 기준에 맞는 재료를 어떻게 찾고 고르는지부터 교육하고 훈련해야 한다. 그러한 기준이 서야 현지 사정에 맞는 응용이 가능해지고, 그 응용이 한식의 이름을 훼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표준은 족쇄가 아니라 안전띠다. 그 안에서 각자의 손맛이 살아난다. 또 하나 짚고 싶은 대목은 미디어 교육이다. 미디어는 레시피를 대중화시키는 가장 빠른 통로다. 잘못 전달된 한 컷의 영상, 과장된 한 줄의 설명은 순식간에 ‘정답’이 된다. 만약 미디어 관계자도 교육 대상에 포함된다면 그래서 더욱 엄격해야 한다. 조리법의 맥락과 문화적 배경, 용어의 정확성을 함께 다루지 않으면 오해는 증폭된다. 한식을 ‘쉽게’ 전달하는 것과 ‘틀리게’ 전달하는 것은 한 끗 차이다. 한식은 충분히 세계적이다. 이미 K-푸드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세계가 지켜야 할 한식의 기준이 정리되지 않았을 뿐이다. 손맛과 불맛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그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 수치로 정확히 설명하는 일이다. 기준을 세우고 오와 열을 맞춘 뒤에 교육을 시작하자. 그래야 우리가 지키려는 한식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