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코노미 김소영 편집국장>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경기 수원시정)은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정부가 보다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노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창업자들을 위한 금융정책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시절 비서실장, 대선후보시절 대변인을 지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내년 총 선 등 정치현안에 대해 두루 들었다.
(해당기사는 지난 6월27일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M이코노미 매거진 7월호에 실렸습니다.)
Q. 현 정부 들어 가장 뜨거운 이슈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인데요. 어떤 입장이십니까?
박광온 소득주도성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이기도 하지만 국민이 명령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700만 명이 촛불을 들고 헌법절차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때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가장 질서 있는 방법으로 요구했어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습니다. 당시 우리 국민들은 대표성이 없는 민간인에게 권한을 넘겨주고 이 과정에서 권력과 사사롭게 형성된 재벌 간 검은 거래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분노했던 겁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 공정한 일들이 참 많이 생겼습니다. 자기 회사에서 명예퇴직한 사람이 만든 회사에다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해주고, 기 업들은 비정규직을 만들어 임금을 낮췄어요. 이런 일들이 20년 넘게 이어져 온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 비정규직이 60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 구조에서 50대 퇴직자가 어떻게 제2의 인생을 꿈꿀 수 있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택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영업 비율이 높아지고 과다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회 구조가 되어 버린 겁니다.
우리사회가 이 방식으로는 갈 수 없다고 본 겁니다.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국민들이 행복할 수 없다고 본 거에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타협에 동의한 겁니다. 그것이 뭐라 하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과 재벌이 주인이 되는 그런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요.
이걸 만들어 달라고 촛불혁명이 일어났고,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를 세운 겁니다. 현 정부 출범이후 2년 넘게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추진해 오고 있는데 여기에 투입된 예산규모가 엄청납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집중 투입되고 있어요. 소득주도성장은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지출해야 될 의료, 교통,부동산 임대비와 같은 비용은 줄여주고, 소득은 높여주자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최저임금 근로자의 시급을 높여서 생활에 안정을 주자는 것이죠. 기업을 지원해서 이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요. 지난해 최저임금 받는 사람이 약 460만명이었습니다. 최저임금에서 오른 임금액이 약 7조원 정도인데 최저임금을 주는 사람들 즉, 자영업자들의 지출은 3조원이었어요. 우리사회 피고용자 급여총액이 860조원 정도니까 이 7조원은 1%가 안되는 금액입니다. 여기에 국가예산 3조원이 지원됐습니다. 그런데도 자영업자들은 더 지출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정부가 어느 정 도 보전을 해줬단 말이죠.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저소득 근로자가 줄어들었다는 긍정적 지표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통계를 말하는 건 아니지만 일상적인 얘기예요. 그런데 지난해 언론들이 생산한 최저임금 기사를 보면 약 5만건이나 됩니다. 하루 700건 이상 최저임금 기사가 나왔어요. 최저임금이 우리 미래를 망하게 할 것처럼 왜곡되고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언론들이 사실적이고 정확하게 우리 사회를 지적해 주었으면 합니다.
최근 청와대 경제라인이 교체되었습니다. 경제기조에 어떤 변화가 올 거라고 보십니까?
박광온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공정경제를 바탕으로 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입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뭔지 국민들이 이제는 다 압니다. 이 정책에 대해 65%의 국민이 찬 성하고 있어요. 다만 혁신성장에 대해서는 아직 뭔가가 손에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현 정부 들어 와서 기업들의 자유로운 혁신활동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도 도입했습니다.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 공정경제가 반드시 이뤄지는 바탕이 만들어져야 혁신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죠.
대기업에 투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증명이 됐습니다.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혁신적 벤처창업 열풍을 일으켜야 한다고 본 겁니다. 그러려면 금융과 공정경제 라는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껏 있어왔던 현장의 기술탈취라든가 이런 걸 철저하게 차단하고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줘야 해요. 그래야만 혁신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창업을 했는데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려고 하면 실적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담보를 내놓으라고 해요. 창업한 사람이 실적이 있을 수가 없죠. 아이디어만 가진 사람이 담보가 있겠습니까. 지금과 같이 융자를 해주는 금융방식이 아니라 벤처캐피탈을 만들어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투자하도록 만들자는 겁니다. 아이디어가 있는 데도 지금과 같이 금융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진이 다 빠져서 말라 죽게 됩니다. 이걸 대기업이 지켜보고 있다가 기술을 고스란히 가져가 버려요. 이러면 안 되는 거거 든요. 그 기술에 정당한 미래가치를 포함해서 사줘야 하는 겁니다.
공정거래 위원장을 지낸 김상조 위원장이 누구보다도 공정경제 실현을 위해서 애를 썼어요. 그러나 공정거래위원장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예요. 정부 경제관련 부처 수장들이 긴밀하게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하면서 공정경제 토대를 확실하게 만들어라. 혁신성장을 제대로 만들어 궤도에 올려라 이게 대통령의 확실한 주문이거든요. 이번 청와대 경제라인이 바뀐 것은 보강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공정경제와 소득주도 혁신성장을 할 수 있도록 틀을 갖추라는 취지죠. 큰 틀에서 보면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면서 보다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해나가 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우리 경제가 위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재 어떤 상황이며 해법은 뭐라고 보십니까?
박광온 우리나라 경제를 보면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후 전쟁을 겪은 나라, 인 구 5천만이 넘는 나라 가운데 GDP가 3만 달러를 넘는 나라 는 지구상에 일곱 나라뿐입니다. 우리는 그 자긍심을 가져야 됩니다. 우리 부모님, 그리고 그 부모님들이 먹을 거 먹지 않고, 입을 거 입지 않고, 밤잠 못 자면서 피땀 흘려서 이룬 결과입니다. 우리가 정말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고 잊어서도 안됩니다.
우리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잖습니까? 이후 20년 동안 양극화가 너무나 심해졌어요. 2012년 기준으로 미국 다음으로 양극화가 심한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라고 합니다. 이 구조를 가지고는 더 이상 안된다고 보는 겁니다. 해외 무역의존도 또한 너무 큽니다. 우리는 국제경제 영향을 쉽게 받는 구조에요. 현재 국제무역이 수축기에 접어들었잖습니까? 미중 무역상황은 더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고요. 미국, 중국, 홍콩 등 나라들과의 무역에서 60% 정도의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긴장관계라면 수출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국내 경제는 수출 의존도로 인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벗어나자는 게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입니다.
벤처창업을 일으키고 그걸 토대로 혁신성장을 해서 내수비 중을 높이자는 것이죠. 대기업 위주 성장을 해온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 들은 엄청난 기업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힘든 건 대기업에 납품을 해왔던 1차, 2차 협력업체들입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이 어렵지 대기업에 근무하는 정규직은 어렵지 않아요. 이게 문제라는 것이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겁니다. 현재 나라가 어렵다고 해도 대기업들은 투자를 안 합니다. 이들은 돈이 돼야 투자를 해요. 그게 대기업의 생리니까요. 지금으로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규제의 장벽을 허물어 금융지원을 해주고, 기술을 보호해 주는 정책이 중요합니다. 또 최저생계비조차도 벌지 못하는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위해서 사회 안정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해요. 다만, 이러한 정책이 성공하려면 보다 과감한 추진이 필요하고 자금지원 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올해 이어 내년에도 보다 더 확장된 재정정책을 펴 나가면서 예산도 규모 있게 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모든 예비후보를 대 상으로 기본 의무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총선입후보자 교육연 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최고위원님을 위원장으로 임명하셨는데 요. 총 10강이라고 하는데 취지는 무엇이고 어떤 내용인지요?
박광온 선거에 출마하는 분들을 보면 법조계 출신, 공직자 출신, 언론인 출신, 사업가 출신, 기초 광역의원 출신 등 아주 다양합니다. 이들이 체계적인 사전교육 없이 집권당의 예비후보가 되고 선거운동을 하게 되면 자기가 정확하게 무슨 얘길 해야 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또 당에 대한 정체성이나 당의 강령 등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실언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집권당의 후보라면 적어도 유권자가 봤을 때 모범적이어야 하고 기본적인 소양도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이 예비후보자들의 역량, 자질, 품성 등 집권당의 예비 후보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주려는 겁니다. 기본 의무교육을 받지 않는 총선입후보자는 공천심사에서 불이익을 줄 계획입니다.
Q. 민주당 총선에 관심 있는 새내기 정치인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민주당은 어떤 인물을 찾는지 소개해주세요.
박광온 우리나라는 그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세 번의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더불어 민주당이 가진 민주주의라는 아주 중요한 가치입니다. 또 고르게 잘 사는 경제 민주화(보편적 복지)와 남북 간 평화공존과 같은 중요한 가치도 있습니다. 정치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렇듯 아주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 동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바로 정체성입니다. 또 음주, 성추문과 같은 도덕적인 가치에 대한 기준들은 아주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공직자로서 유권자를 위 해 일할 수 있는 봉사정신과 지역의 심부름꾼으로서 기본적인 자세와 역량도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기준을 두고자 합니다.
Q. 최고위원님께서는 방송인과 대변인 출신이어서 그런지 민주 당의 입 역할을 여전히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요즘 여·야 간에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라 어려운 점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정치는 곧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말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박광온 정치를 해보니까 8할은 말로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차를 타고 갈 때 나 집에서 잠시 쉴 때, 그리고 길을 걸을 때도 어떠한 사안들 에 대해 늘 정리합니다. 또 가능하면 절제된 표현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다행이 저는 방송기자를 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 에 절제되고 객관적이며 중립적인 표현을 쓰는 노력을 해왔 고 이러한 과정들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중간 평가가 될 것 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내년 총선의 의미는 무엇이며, 문재인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박광온 먼저 역사적 흐름을 놓고 봤으면 합니다. 과거 총선은 미래형의 선택보다는 과거 지향형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정권의 심판형 같은 선거였죠. 그러나 내년 총선은 미래형 선택이 필요한 선거라고 봅니다. 지난 70년 동안 국민 들은 우리사회에 부착된 일면만 봐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부분들, 경제규모 세계 10위와 같은 면 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과제를 줬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뽑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줬어요. 그러나 국회의사당 의석구성을 보면 여당인 우리당이 아무 결정도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국민들이 명령한 모두 잘 사는 나라로 가기 위해서 정책을 펴 가려면 내년 선거에서 국회의석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는 자명합니다.
우리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금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대통령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우리 국민 중에 과거로 돌아가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지 금 우리가 경제체질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다소 고통 받는 분 들도 계시지만, 미래로 가기 위해 그 고통을 얼마만큼 최소화 시키고 기간을 단축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내년 선거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패러다임과 맞물려서 아주 중요한 선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제 패러다임은 곧 경제민주화로 가는 길입니다. 국민 소환제를 포함해서 정치개혁 등 우리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소통하는 자세입니다. 방향은 맞되 경직되고 다른 의견들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조언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소통과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선거제 개혁과 함께 의회운영 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개혁이 있어야 합니다. 정치개혁과 경제민주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가야할 방향 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 ‘박광온 TV’를 직접 운영하고 지역구 공약 이행사항을 화이 트보드에 적어 놓고 꼼꼼히 체크하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박광온 지역주민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행사에 다 갈 수는 없지만 지역에 있는 사무실과 국회에서 근무하는 보좌진들이 수시로 소통을 하면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일일이 체크하는 겁니다. 개인의 억울한 사정에서부터 공공이익과 관련된 것 까지 다양한 민원들 중에는 바로 바로 해소할 수 있는 민원도 있고 법제도를 고쳐야만 가능한 굵직굵직한 민원들도 많습니다. 이럴때는 법안을 만들어서 바꿔갈 수 있도록 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 사무실에 설치된 현황판은 지역의 유권자들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지난 6월19일엔 수원 광교신도시 교통대책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그런 토론회를 주관하고 토론회 후에 관계기관에 대책을 촉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역구 현안을 챙기고 여론을 수렴하여 중앙에 전달하고 최고위원으로서 당의 중책을 수행하는데 그 많은 일을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요?
박광온 “정치인에게 국민은 세 부류다. 유권자이고 당원이며 국민이다. 이 세 국민한테 다 잘 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이런 말을 했어요. 아주 유명한 말입니다. 제가 국회에 들 어왔을 때만 해도 지역구 활동, 국회의정 활동, 당직활동 이렇게 3개로 나눠서 하면 됐는데, 최고위원이 되고 난 이후부터는 전국단위로 일이 생깁니다. 여러 지역에서 특강요청도 오고, 월·수·금 당직 최고위원회라든가 의정활동도 해야 하고요. 그래서 4개로 나눠서 활동하다 보니 훨씬 더 바빠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하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19대 때 보궐선거로 입성해서 재선의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지금까지 의정활동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된 것은 어떤 건지요?
박광온 아무래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제가 당선소감을 ‘위대한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고 했어요. 당시 우리 당은 선거가 끝난 후 당 지도부가 모두 사퇴를 할 정도로 선거결과가 안 좋았는데, 제가 수도권에서 당선됨으로 인해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죠. 당에서도 아주 중요했지만 저에게 있어서도 그 선거는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국회에 들어간 다음에는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과 법안들을 발의했는데 소득하위 70%에 해당하는 어르신들의 기초연금 30만원 인상이라든가 우리 사회 양극화 와 결합되어 있는 저출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문제들에 집중해왔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법안들을 발의하고 통과시켰을 때가 가장 보람이 있었 던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비결 3가지만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광온 누구나 살면서 고난의 시기가 있습니다. 절망이라든 가 위기에 빠질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세 가지 좌우명을 가슴에 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상선약수(上善若水)입 니다. 마치 물과 같이 살자는 뜻인데, 과욕이나 탐욕, 남을 오해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죠. 물은 낮은 곳으 로 흐르잖습니까. 겸허한 자세로 살아야겠다는 의미입니다. 물은 막아도 넘어서고, 폭포에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포용성, 그리고 융통성을 갖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산을 오르듯이 살자’입니다. 제가 주말마다 산에 가는데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면 힘들 때도 있지만 정상에 오르려면 포기해선 안됩니다. 힘들면 잠시 쉬기도 하지만 포기하게 되면 중간에서 하산해야 해요. 산에 오르듯 지치지 않고 목표를 향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이죠. 늘 우공이산(愚公移山) 자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자세로 늘 상대편에서 생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대하고, 나를 대할 때는 가을서리처럼 대하라 이런 말이 있잖습니까. 늘 역지사지 하는 자세를 가 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 사람이 왜 저런 행동을 할까가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공감해 보는 것이 죠. 특히 정치인들에게는 이런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위기의 순간도 있었을 텐데, 언제였으며 어떻게 극복했는지요?
박광온 제가 2011년 12월에 MBC를 그만뒀습니다. 아무런 대책이 없었죠. 그러다 총선에 도전했는데 안됐습니다. 그때 가 저로선 가장 시련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부터 약 3년 간 백수로 생활을 했는데 1년 정도 지나니까 집에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주변 분들의 걱정과 위로도 있었지만 가장 큰 하나는 제 자신의 믿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 이것이 가장 큰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Q. 요즘 우리 젊은이들 너무 어렵습니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 다면 한마디 해주십시오.
박광온 우리가 젊을 때와 지금의 젊은이들 세계는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의 기준으로 젊은이들에게 뭐라고 말하는 건 감 흥이 없다고 봐요. 다른 세계를 살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그 시절에는 팽창적 성장이 이뤄질 시기였어요. 불평등이 상존하고 있긴 했으나 그 가운데 피땀 흘려 일하면 새로운 미래 를 가질 수 있다는 그런 기대가 있었습니다. 한 방에서 온 가족이 같이 잠을 자면서도 뭔가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 지난 60년대부터 시작해서 90년까지는 이게 가능했습니다.
그러다 외환위기가 온 이후부터 약 20년 간 우리사회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금의 20대 30대 젊은이들은 어린 시절을 비교적 잘 보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어려워진 것이죠. 얼마나 믿기지 않은 일이겠어요. 비가 내릴 때 우산을 받쳐 주는 것도 중요하나 비를 같이 맞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지금 우리가 젊은 세대들에게 뭐라고 애기할 게 아니라 그들의 기분이 되어 보려고 노력하고, 그들이 뭘 어려워하는지를 함께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죠.
그러면서도 젊은 사람들을 만나면 희망을 주기 위해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얘기하곤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두 발로 설 때까지 3천 번, 아니 6천 번 넘어진다고 해요. 그 아이가 넘어졌을 때 우리가 실패했다고 하지 않거든요. 아이가 두 발로 일어서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고 과정 이니까요. 우리 젊은이들이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그 뭔가 를 버리지 말고 한 발 한 발 가다보면 이뤄진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정치인 박광온이 이루고자 하는 세상은 어떤 겁니까?
박광온 결혼하는 젊은 분들에게 손 편지를 쓸 때가 있는데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살아갑시다. 서로에게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이렇게 씁니다. 이 사회가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고르게 잘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지구상에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은 불평등 지수가 낮은 나라들입니다. 나라의 경제규모가 클수록 오히려 행복지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우리사회의 불평등 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필요하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