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코노미 김소영 기자> '올해부터는 교사들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뒷받침하겠다.' 재선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육청이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학교가 가르침과 배움의 온전한 터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형 메이커 교육을 통한 혁신미래교육 실현과 ‘정의로운 차등’ 정책, 학교 밖 청소년에게 교육기본수당 월 20만원을 지급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났다.
Q. 헌재가 지난 4월11일 자사고와 일반고의 동시 지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헌재 결정으로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습니다만, 서울시 교육청의 입장을 말씀해주세요.
조희연 이번 헌재의 판결은 자사고가 과거 전기 전형에서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후기 전형에 변형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0조 제1항에 대해서는 합헌을, 평준화 지역에서 자사고에 지원하는 학생이 일반고에 지원하는 학생과 달리 2개 학교 이상을 선택해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제81조 제5항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을 내린 겁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선발시기를 후기로 전환해 일반고와 동시 전형을 실시하도록 한 헌법재판소 판결을 존중합니다. 다만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 학생이 이들 학교에서 떨어져도 일반고를 중복지원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둠으로써 여전히 자사고 등의 학교가 학생 선점권을 갖게 한 부분은 일반고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번 판결은 지난 헌재의 가처분 판결과 동일해, 서울시 교육청이 가처분 판결에 따라 지난 3월26일 발표한 ‘2020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은 내용 변화 없이 그대로 올해 고입시 적용되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2000년대 이후 사회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교육감께서 말씀하신 ‘정의로운 차등’은 이념적 측면에서 매우 좋은 정책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로운 차등 실현을 위한 교육정책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십시오.
조희연 우리 정책방향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추진해 나가고 있는 ‘정의로운 차등’ 정책은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와 지역교육복지센터를 연계하고, 지역 특성에 맞춘 지역기반형 교육복지협력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또한 스승과 제자의 따뜻한 손잡기 ‘서울희망교실(초중고)’을 통해 교육취약 학생들을 통합지원하고 있습니다.
유아 연령별 발달이나 사회 변화에 부응하 는 ‘두런두런’ 교안 개편 및 두두샘 운영도 체계화하고 있고요. 초중고가 대상인 ‘서울희망교실’은 경제·정서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 4~8명에게 교사가 멘토가 돼 학습, 문화, 진로, 정서, 교양, 봉사 등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적응력 향상을 돕는 서울형 사제동행 멘토링 프로그램입니다.
이외에도 돌봄 교실 대기자 전원 수용을 위한 ‘18~22년 초등돌봄교실 확대 중장기계획’도 추진 중인데요. 특히 수요자 맞춤형 돌봄서비스 제공을 위해 학교 돌봄과 학교 밖 돌봄 원스톱서비스망 구축, 돌봄 사각지대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서울시 교육청 차원의 온종일 돌봄협의체 운영 및 돌봄시스템 연계를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학교평등 예산지원규모를 확대해 교육격차 완화를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Q.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2019년 업무계획’을 보면 ‘혁신교육의 일반화’를 위한 과제로 ‘혁신미래 자치학교’가 들어 있는데요. 구체적인 운영방향을 소개해 주십시오.
조희연 혁신미래자치학교는 공교육 정상화 모델학교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형 혁신학교의 질적 성장을 통해 궁극적으로 모든 학교가 자율성과 혁신미래교육을 제각각의 빛깔로 열매 맺도록 하기 위해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입 니다. 혁신학교를 포함한 여러 혁신교육 정책을 펼쳐오면서 확인된 것은 결국 학교교육의 변화는 학교교육을 최전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교사의 열정적 노력과 학부모의 관심 및 참여, 학생의 자기 주도적 활동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 원들이 스스로 학교의 비전을 만들고 공유하며 실천하고, 학교 현안의 문제들 또한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해가는 자율성이 주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학교 자율성을 높여나감과 동시에 수직적이고 경직된 학교 문화를 개선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지역공동체에 기반을 둔 학교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갈 필요성에 의해 ‘혁신미래자치학교’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혁신학교 중 8교(초3교, 중4교, 고1교)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는 혁신미래자치학교는 학생교육을 최우선으로 두는 학교 시스템 구축과 학생의 발달과 성장을 지원하 는 미래형 혁신교육과정 구성 및 실행, 공간혁신 등을 중심과 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교육청 수준에서의 각종 지침이나 규제, 과도한 보고 및 매뉴얼을 학 교 입장에서 자율판단 해보는 시도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교육청의 권한 축소 및 행정혁신을 구체화해 혁신 교육 일반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도 갖고 있습니다.
Q.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메이커 교육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서울형 메이커 교육’이라고까지 밝혔는데요, 어떤 특징을 가진 메이커 교육인지, 또 학생들이 산만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이끌어가려면 교사들이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메이커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계획을 소개해주세요.
조희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맞게 될 미래는 지식 기반 사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근간으로 하는 미래사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정보와 지식을 융합해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해야 하고, 4차 산업혁 명 시대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과 협업하 며 살아가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인재 육성은 메이커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 스스로가 학습의 주체가 돼 주제를 정하고, 정보를 검색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과물을 완성하고 나누는 학습자 중심 교육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2017년 11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자율성, 협력, 공유능력을 강화하고, 융합적 사고에 기반을 둔 창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서울형 메이커 교육 중장기(18~22년)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메이커 교육 확산을 위해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메이커 교육 인프라 구축입니다. 현재 이를 위해 서울형 메이커 스페이스 13곳을 운영해 학생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신규 센터 10곳을 추가로 구축했습니다. 일반학교의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한 메이커 교육 모델학교 18교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두 번째는 메이커 교육프로그램 운영입니다. 우리 교육청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지도자료 개발, 유스 메이커 리더교실 운영, 메이커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찾아가는 메이커 버스 100대, 메이커 스페이스와 학교를 이어주는 길동무 차량 100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교원 역량 강화입니다. 교사들의 메이커 교육에 대한 이해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해 본청에서 선도교원연수, 교육지원청에서 일반교원 연수, 과학전시관에서는 메이커 교육 기자재 및 원격연수 등 다양한 과정이 준비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메이커 교육성과 공유입니다. 메이커 교육의 성과를 함께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오는 10월18일(금), 19 일(토) 양일간 서울 학생 메이커 괴짜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12일(금), 13일(토) 이틀간 상암문화광장 일대에서 진행해서 약 5만명이 함께 공유했습니다.
서울형 메이커 교육은 기존의 지식과 테크놀로지를 그대로 따라 배우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 중심의 교육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협력적 괴짜’를 키우는 서울형 메이커 교육을 통해 혁신미래교육의 실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올해부터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과정으로 이해됩니다. 구체적으로 그 취지와 과정, 기대 효과에 대해서 말씀해주 세요. 아울러 ‘협력적 책 쓰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것인지요?
조희연 서울시 교육청의 서·논술형 평가의 강화는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서술형 논술형 평가를 강화했다기보다는 미래시대 창의융합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교과를 기반으로 한 교수학습과 평가 방법의 변화라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생각을 키우는 협력적 글쓰기 ‘쓰담쓰담’ 모형은 주어진 글이나 문제 상황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갖고, 함께 토론하고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단계로 이뤄진 ‘질문’과 ‘생각’이 중심이 되는 협력 기반 글쓰기 모형입니다.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토의 ·토론을 통해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학습내용을 실제적 맥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삶과 연계돼 누구나 쉽고 즐겁게 참여 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글쓰기의 일상화를 이뤄내는 모형입니 다.
Q.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영어를 대학 입시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현재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영어교육이 실시되고 있는지요?
조희연 올해부터 인공지능을 통한 영어교육을 초등학교부터 시행할 계획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영어교육에 적극 도입해서 영어학습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학습자 맞춤형 학습, 영어노출시간 확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동시에 초등 기초영어학력 제고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초3 교실에 영어학습 교구 구입비를 지원하고, 올해부터 희망하는 모든 초등학교에 원어민을 배치해서, 의사소통능력을 중심에 두는 영어수업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영어학습용 앱을 개발해 영어노출시간을 확대하고, 수업시간으로는 부족한 말하기 시간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중·고등 학교에는 의사소통 중심 영어 수업 및 평가를 지원하며, 말하기 평가가 내실 있게 이뤄지도록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입니 다. 또한 국제수업교류 운영학교 지원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시민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 학생들이 질문 안 하고 토론 못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질문 있는 교실’ ‘학생 참여 중심 수업, 혁신 사례 공유’가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졌을 것 같은데요. 학생들의 토론, 자기 표현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 해주세요.
조희연 기초학력과 관련해 초3~6학년 협력적 창의지성·감성 교육과정 운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올해부터 추진 중인 초3~6학년 창의지성·감성 교육과정은 ‘우리가 꿈꾸는 교실’ 즉, 교실혁신으로 교육감 1기의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심화 확대한 것입니다. 학생의 주도성과 교사의 자발성 협력성을 핵심가치로 표방하 고자 하는 것이 골자인데, 크게 내용, 방법, 효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먼저 학생의 창의지성·감성(예술문학·자연·시민감 성) 증진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요. 교육과정과 연계한 협력 적 창의지성·감성(예술, 문학, 자연, 시민)을 활성화하는 것입 니다. 각각의 정의는 창의지성으로 기초 기본학습을 바탕으 로 새로운 것을 구성·활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배움은 질 문에서 비롯되며 ‘질문’은 ‘적극적 참여’를 이끈다고 봅니다. 우리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학습내용과 방법 등을 선 택하는 학생참여선택 활동과 학생 여러 명이 팀을 이뤄 학습 하고자 하는 특정주제를 선정해 학습내용과 방법을 선택하 고 해결방안을 기획하며, 협력적인 조사 탐구를 통해 과제를 해결하는 협력적 프로젝트가 교실단위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학생의 능동적 배움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학생들은 과제 계획 수립 및 과제 해결·발표 등을 거치며 토론과 자기표현의 기회를 갖게 되고, 이를 통해 학생의 능동적인 참여와 배움을 촉진해 토의·토론, 자기표현 능력이 신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진로 적성 탐색을 위한 중학교 자유학년제, 협력적 교과 융합 프로젝트 수업, 질문이 있는 서울형 토론 모형, 협력적 독서·토론·글쓰기 교육, 서울형 메이커 교육, 사회 현안 논쟁·토론 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의 토론 역량 및 자기 표현능력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생 참여형 협력수업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질문이 있는 교실을 구현하고, 이와 같은 수업방법 개선을 통한 수업혁신 및 수업 나눔의 활성화를 위해 수업·평가나눔 교사단을 구성했습니다. 앞으로 ‘수업·평가나눔 교사단 워크숍’, ‘자유학기제 수업 나눔 페스티벌’, ‘학교혁신 한마당’ 등을 통해 수업혁신 사례 공유 및 수업 나눔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 교육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요. 수포자가 나오는 것은 선생님들의 노력이 그만큼 부족하고 교육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수포자 대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조희연 올해 '수학교육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수학교육의 운영 실태 파악부터 지원 방안과 대안마련, 장·단기적 연구과제 도출 등 종합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합니다. 수학(數學) 포기 가 수학(修學)의 즐거움마저 포기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끊 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도 기울이겠습니다. 4차 산업혁 명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 빅데이터의 시대에는 수학의 중요 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 분명합니다. 인공지능, 빅테이터 등의 핵심기술들이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수학적 원리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 다.
저는 수포자가 생기는 원인으로 학생들의 배워야 할 교육 과정의 내용이 너무 많고, 학습과정에서 생긴 결손이 누적돼 발생되고 있으며, 지나친 경쟁 교육으로 인한 문제풀이 학습 으로 수학의 유용성과 흥미, 자신감 상실 등이 이유라고 봅니다. 대학입시 등에서 수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놓고 수학을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을 수포자로 내몰고 있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이유에서 우리 교육 청과 교사들의 책임은 자유로울 수 없겠습니다만, 단순히 교사들의 교육방법의 문제라고 간주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 교육청은 수포자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서울학생 미래역량 함양을 위한 나눔·성장 교실혁명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중학교에서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중 학기당 1과목은 선다형고사를 폐지했습니다. 수행평가 또 는 서·논술형 문항만으로 평가하는 과정 중심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전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과목별 과정 중심평가 실습형 연수, 전체 중학교 대상 학교로 찾아가는 맞춤 형 연수 지원, 연수 상시 지원체제인 ‘매세토 아카데미’ 등 교사 연수도 함께 운영 중입니다.
올해 2월에는 일선 학교와 선 생님들의 수업과 평가를 지원할 수업·평가 나눔 교사단을 구 성하였고 수학교육의 현황과 분석, 장단기 수학교육 계획 수립 등을 위해 교원, 외부 수학교육 전문가, 평가전문가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수학교육 혁신 협의체(TF) 발족, 학교 현장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교육청은 수학학습을 포기하는 학생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Q. 지난달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 가구의 소비실태 조사 및 양육비용 연구’에 의하면 ‘자녀 세대를 위한 육아지원’을 위해서는 ‘공교육 내실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정책을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십시오.
조희연 말씀하신 것처럼 ‘영유아 가구의 소비실태조사 및 양 육비용 연구’에 의하면 자녀 양육시 가장 부담되는 것으로 교육·보육비가 44.6%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 다. 자녀 세대를 위해 필요한 육아지원으로 ‘공교육 내실화’에 대한 응답률도 73.1%나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교육청의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여러 가지 사업 중에서 기초학력보장과 서울형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초1~중3을 대상으로 기초학습능력 부진이 의심이 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습능력 진단검사와 초4~고1의 경우 교과학습능력 부진이 의심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학습능력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이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과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열어 더불어 성장하는 학생이 될 수 있도록 기초학력 책임지도제도 운영 중입니다. 특히 교실, 학교 내, 학교 밖 ‘3단계 학습안전망 구축’을 통한 맞춤식 지원으로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단위학교 기초학력책임제가 운영 중에 있는데요. 이를테면 학습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담임 및 기초학력다중지원팀(교감, 담임교사, 교과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전문 상담사 등으로 구성)을 중심으로 학생의 부진요인별로 학습지원, 정서행동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초3 학생을 대상으로 부진이 해소될 때까지 학습상담을 지원하는 ‘유레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1수업2교사제’로 초등 1,2학년에 정규교사 두 분이 함께 수업을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을 보다 촘촘히 지도하는 ‘더불어 교사제’도와 서울두드림학교를 초등학교 71개교, 중학교 55개교, 고등학교 55개교를 대상으로 복합적 요인으로 인 한 기초학력부진학생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학교 밖 서울학습도움센터를 운영해 경계선 지능 학생뿐만 아니라 정서·행동상 요인 학생들을 전문기관에다 연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공교육 내실화’는 학원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내신과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학교교육을 의미 합니다. 학원교육이 입시와 취업이라는 상대를 밀치고 한 방 향으로만 치열하게 나아가는 사회시스템에 기인한, 모두가 대열에서 이탈하지 못하는 ‘죄수의 딜레마’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과 같은 누군가를 낙오시켜야만 하는 경쟁 시스템에서 모두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공교육 내실화’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가능할 수 없다고 봅니다.
우리 교육청이나 혁신교육을 고민하는 단위에서 생각하는 ‘공교육 내실화’는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경쟁교육 보다 학생들이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참여, 지원을 보장해 제각각 자기 빛깔로 현재와 미래 의 삶이 모두 행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배 움이 삶과 연결되고 또 그 실천 속에서 마음과 지혜의 근육 을 키워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행복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 장해가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 내실화’의 방향인 것이죠. 이 것은 또 다른 표현으로 ‘실천적 민주시민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곳이 혁신학교라고 보고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파울로 프레이리가 얘기했던 ‘은행 저금식’ 지식 중심 교육이 아닌 ‘문제 제기식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시도된 공교육 혁신, 공교육 정상화 프로젝트 학교입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알려진 것처럼 혁신학교 학생들은 교과서 중심의 단편적 지식 암기를 넘어,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함께 토론하는 힘 을 키워 자기 삶과 세상의 문제를 깊게 바라보는 지혜를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주제와 사회 이슈를 토론하고 활성화된 학생자치를 통해 자기 삶과 세상 을 연결하며 살아있는 배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 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초등생들을 위한 돌봄 교실과 유치원 방과 후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시의적절한 교육복지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떤지요, 앞으로 계획도 설명해주세요.
조희연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및 맞벌이 가정 등의 증가로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이 아주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2018~2022년 초등돌봄교실 확대 중 기계획을 수립해 2018년 하반기 50실, 2019년 상반기에는 251실 증설하고 중점운영대상을 초등 1~3학년까지 확대하였습니다. 현재 공립초 560개교 1,739실을 운영, 초등돌봄교실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오는 2022년까지 총 500실을 확대해 초등 돌봄을 희망하는 학생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증설 50실부터는 ‘꿈을 담은 돌봄 교실’을 추진해 통합적 돌봄 공간 구축과 전문 설계진을 포함한 자문단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또 서울지역 특성을 고려한 혁신적 서울형 돌봄 공간 구조 변경 10개 모델을 개발해 혁신적인 학교 돌봄 교실 가이드라인도 제시했습니다. 학년별 특성과 학부모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초등돌봄교실’은 학년별 특성에 맞도록 맞춤형 돌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학부모 만족도는 97.03%, 올해 신학기 초등돌봄교실 이용학생 수는 4만4,803명, 98.50%로 만족도와 이용률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은 현재(2019년 3월1일)기준으로 전체 공·사립 유치원의 98.4%가 방과 후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치원은 개별 유치원 여건과 학부모들의 수요를 반 영해 방과 후 과정 운영과 형태를 결정해 운영하는데요. 이를테면 에듀케어, 종일제,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등입니 다. 에듀케어는 2003년부터 맞벌이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연중무휴 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공립 전체와 사립 182개원이 에듀케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부모들을 위한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은 아침 7시에서 저녁 10시까지 18개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종일제는 하루 8시간 운영되며 보통 오후 5시 정도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맞벌이 뿐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다문화가정, 다자녀 가정, 조손 가정, 구직자 가정으로의 서비스 확대 요구가 많습니다. 그래서 2019년부터 공립유치원에 기존 에듀케어 에 추가해 오후에듀케어를 새롭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오후 에듀케어는 학부모 수요가 집중되는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데 현재 공립 전체 232개원 중 56개원이 운영 중이며, 학부모 의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일하는 가정, 또 기타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서 안심하고 자녀를 맞길 수 있는 방과 후 과정을 지속 확대하고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 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학교교육 문제는 교육청과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파트너십을 구축해 힘을 합할 때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등지에서 연구된 ‘효과가 있는 학교’ 연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을 소개해 주십시오.
조희연 저출산 고령화, 핵가족화, 인공 지능의 발달 등 사회가 변화하면서 인권 의식이나 참여의 욕구 등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변화를 ‘시민 참여의 주체 시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학생 한 사람 한사람이 소중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지금처럼 심지어, 교권을 일부 위협할 정도로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의 요구가 분출된 적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 학생을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교육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혁신학교의 운영범위를 지역으로 넓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으로 대변하는 새로운 미래사회에서 지식위주의 학습방법은 더 이상 유효한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학생들의 교실에서의 배움’이 학생이 생활하는 ‘가정’과 ‘마을’에서의 삶과 연결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교’, ‘가정’ ‘마을’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봅니다. 혁신교육지구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자치구가 함께 자치구 단위에서 학교-가정-마을이 힘을 합치는 교육협력체제를 추구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학교를 도와주는 지역사회의 개념을 뛰어넘어 학교가 지역사회에 애정을 가진 민주시민을 육성하고, 마을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 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열린 학 교는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적, 생태적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3년 구로구, 금천구 단 2개구에서 시작 한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2019년에는 25개 서울시 모 든 자치구가 참여하는 서울시교육청의 대표적 혁신정책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늘 함께 해주신 서울시민, 학부모, 학교 구성원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Q. 교육감님은 저서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에서 서울교육의 방향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였 습니다. 또 최근 발표한 정책 중 학교 밖 청소년에게 교육기본수 당 월 20만원을 지급한다고 하였는데, 이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조희연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밖 청소년들도 우리 국민이니 당연히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봅니다. 그래서 학교 안 청소년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저희가 학업의 끈을 놓지 않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2018년 의무 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 계획 알림’이 있었으며 최근 3년간 학교 부적응 사유 학업중단 학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떠나면 대부분 학업중단으로 연결됩니다. 현재에도 그렇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학업의 중요성은 너무나 큽니다. 저희는 학교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우리 청소년들의 학업을 이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단계 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사업’과 ‘학교 밖 청소년 교 육참여수당’, ‘고교학점은행제’ 등을 패키지로 시범 실시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청소년 도움센터 ‘친구랑’에 등록한 학생을 대상으로 지급대상을 제한해 시범 운영하고, 2020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입니다.
올해 학업중단 학생 중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학생으로 대상을 제한해 학습지원 교육참여수당 지급하게 됩니다. 학습지원 교육참여수당 지급대상자 심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운영해 선정하게 되는데 정책연구(‘학교밖청소년 지원정책’의 실효성제고방안연구) 추진 및 사회보장제도 협의회 권고안 연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조희연 교육감님은 이제 재선 1주년을 얼마 남겨놓지 않으셨는데요, 무척 많은 일을 겪고 있고 잘 감당해내시는 것 같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어떤 정책에 중점을 두실 것인지, 어떤 마음 자세로 임할 것인지 말씀해주세요.
조희연 올해 초 ‘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동안 교육청이 학교에 이런 저런 정책을 지시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면, 이제부터는 우리 교사들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뒷받침을 하겠다는 의미 입니다. 교육청이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학교가 가르침과 배움의 온전한 터전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게 학생과 선생님 모두 아침이 설레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MeCONOMY magazine May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