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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디지털로 간편해진 은행업무 노년층은 ‘금융 소외’

- 노년층은 어려운 인터넷·모바일 뱅킹

- 시중은행은 비대면 서비스 늘리는 추세

- 모바일이 수수료 낮고 금리 더 높아…노인들 불리

- 금융권과 금융당국 노년층 디지털 금융 교육 필요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올해 1월, 19년 만의 KB국민은행 파업 당시 상당수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 이용은 파업과 상관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대부분 이용자들은 큰 불편 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었다. 문제는 파업 사실을 모르고 영업점을 찾은 노년층이었다. 이들은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젊은 층과 달리 여전히 영업점 창구에서의 대면 거래를 선호한다. 금융 사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인터넷과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고 싶어도 이들에게는 절차가 복잡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모바일뱅킹 가속화, 더욱 소외되는 노년층
 

시중은행들이 ‘디지털화’를 가속하면서 비대면 서비스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여서 노년층의 이른바 ‘디지털 금융 소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변되는 금융기술의 발달이 이들에겐 장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7 지급결제보고서’ 에 따르면 모바일뱅킹은 늘어나고 있지만 60대 이상 노년층의 모바일뱅킹 이용은 저조했다. 한국은행이 2017년 중 19세 이상 성인 2,511명을 대상으로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의 98.9%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스마트폰 비율은 전체 조사대상자의 91.9%였다. 그러나 50대 이하에서는 보유율이 100%에 근접하는 데 비해 60대 이상에서는 71.4%로 나타나 세대 간에 큰 폭의 격차가 있었다.

 

모바일뱅킹과 모바일지급 이용행태를 보면 최근 6개월 내 모바일뱅킹을 이용한 비율은 전체 조사대상자 중 46.0%였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용률이 낮아지는데, 50대 이상부터 그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6개월 내에 모바일지급을 이용한 비율은 26.1%로 나타났고, 모바일뱅킹과 마찬가지로 저 연령층 일수록 이용률이 높았으나 40대 이상부터 현저히 낮아졌다.

 

모바일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선 개인정보 유출 우려(75.3점), 안전장치에 대한 불신(72.6점) 등이 높게 나타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미이용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그 외에는 구매절차 복잡(75.6점), 실수로 인한 손실 우려(69.7점), 인터넷 사용 미숙(65.6점) 등이 지적되었다. 특히 모든 항목에서 60대 이상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불편함과 복잡성, 위험 등으로 인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거부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은 “모바일금융서비스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는 반면, 노년층에서는 이용률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노년층의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주된 요인으로 구매절차의 복잡성, 인터넷 사용의 미숙 등 사용 편의성 부족을 지적하고 있어 이들을 위한 사용 편의성 제고 및 고객 특성에 맞는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소외’로 더 큰 비용 지출

 

‘디지털 소외’는 결과적으로 노년층에 상대적으로 금융 서비스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하게 만든다. 금리와 수수료에서 이 점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사용하는 65세 이상 가입자는 1%가 되지 않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부터 제출받은 ‘인터넷전문은행 연령대별 이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가입자가 카카오뱅크는 0.6%, 케이뱅크는 0.8%였다.

 

보통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100만원 이체는 2000원, 1000만원 이체는 3000원에서 4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모바일로 송금하면 수수료가 500원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수수료가 아예 없다. 금리 혜택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들이 판매하는 모바일 전용 예· 적금 상품은 창구에서 가입할 때보다 금리가 더 높다.

 

이런 비용 차이는 은행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와 상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 감사에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 6월까지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상품 1,169만 개 중 719만4,861건(61.1%)이 비대면으로 팔렸다. 창구에서 판매된 상품은 449만9,677건으로 38.9%이었다.

 

특히 은행 상품 중 모바일에서만 가입이 되는 전용 상품은 전체의 22%였는데. 지난 3년간 출시된 291개 상품 중 64개였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모바일 전용 상품 비중이 38.3%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도 20.7%, 국민은행이 22.1% 수준이었다. 모바일로 가입했을 때 우대금리 적용 등 혜택을 주는 모바일 우대상품은 25개(8.6%)였다.
 

시중은행, 노년층 맞춤형 서비스 강화
 

 

이처럼 노년층의 ‘디지털 금융 소외’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노년층 맞춤형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시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노년층을 고려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글자 크기를 확대하고 화면 구성도 단순하게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노년층 맞춤형 앱 ‘골든라이프뱅킹’을 선보였다. 앱은 큰 글씨와 조작이 쉬운 화면 구성으로 모바일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계좌 조회나 이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 KB스타뱅킹 어플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 자는 “기존 플랫폼 보다 시니어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설명했다. 물론 신한은행의 모바일 통합 플랫폼 ‘쏠(SOL)’, KEB하나은행 ‘1Q뱅크’,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 IBK기업은행의 ‘큰글씨 뱅킹’ 등도 유사한 기능을 서비스하며 노년층의 모바일뱅킹 사용을 돕고 있다.

 

 

영업점에서 주로 업무를 보는 노년층을 위한 전용 창구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6년부터 노년층과 장애인 고객을 위한 ‘마음맞춤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창구는 전국 697개 영업점에서 고객 응대 지침을 숙지한 직원이 배치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고령·장 애인 금융소비자 전담창구’라는 이름으로 전용 창구를 운영 중이며, 우리은행도 ‘어르신 전용 창구’가 마련돼 있다. KEB 하나은행은 ‘행복동행 금융창구’라는 이름으로 전국 780개 점포에서 노년층과 장애인, 외국인 등을 상대하고 있다.

 

음성 명령만으로 금융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음성 명령만으로 금융 거래가 가능한 음성 인식 AI 뱅킹 ‘SoRi(소리)’에 노년층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뱅킹 앱에서 ‘소리’ 아이콘을 클릭하면 음성 명령으로 계좌 조회, 송금, 환전, 공과금 납부 등을 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콜센터에 어르신 전용 전화번호를 설치해 ‘시니어 전문 금융 상담사’를 배치했다. 또 ‘느린 말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자동응답전화(ARS)를 천천히 듣고 이해하기 쉽도록 알기 쉬운 용어로 안내하고, 설명한 내용을 재확인하며 노년층을 배려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글씨 크기를 2배 이상 확대한 약관집을 모든 영업점에 배포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노년층을 위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노년층에 복잡한 절차와 금융 용어 등을 설명하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만 65세 이상 고객의 상담 편의를 높이기 위해 ‘고령 고객 전용 전화상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일반고객 상담 전화번호와 다른 별도의 전용 상담 전화번호를 운영하며, 상담 전화 연결시 곧바로 고령 고객 전담 상담 직원과 연결된다. 카카오뱅크는 상담 과정에서 어려운 금융 용어 대신 노년층에 적합한 이해 정도와 우리말 사용 속도 등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시니어 전문 금융 상담 직원을 두고 고객 동의를 받은 후 원격으로 뱅킹서비스 이용을 지원하고 있다.

 

 

 

노년층 위한 디지털 금융 교육 이뤄져야
 

디지털 금융으로부터 소외되는 노년층을 위해 금융권과 금융당국의 교육이 필요하다. 케이뱅크는 노년층 고객을 위한 모바일 금융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사회공헌활동 일환으로 디지털 금융의 취약계층 정보격차 해소 지원활동을 위한 추진단(TF)을 구성하고, 고객센터를 직접 방문해 50대 이상 고객들의 상담내용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교안을 직접 제작했다.

 

금융당국 역시 노년층을 위한 금융교육 교재와 동영상을 제작했다. 금융 감독원은 6개 금융협회와 함께 고령층 디지털 금융 소외 완화를 위한 금융교육 교재와 동영상을 개발했다. 교재는 총 3권으로 노후자산관리, 금융상품, 금융사기예방, 디지털금융 등 총 37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교재와 동영상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감독원과 6개 금융협회 홈페이지 등에 게시했다. 아울러 노인복지관과  평생 교육원 등을 통해 노년층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동영상은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에서 무료 시청과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유튜브, 네이버TV 등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 전담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손성동 시니어금융연구소장은 “일반 금융 교육이 금융이해력 제고에 초점을 둔다면 디지털 금융교육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금융 생활 영위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이론보다는 활용법 중심의 실제적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소장은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시니어들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디지털 금융 생활을 안전하게 활용하게 하는 데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모바일 앱 등 디지털 금융생활 기구들을 타인의 도움 없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에서 실습형 교육이 중요한 이유”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소장은 이런 교육을 전국적이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독립된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손 소장은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 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관련 전문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업체 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이는 공공기관 또는 비영리기관 형태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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