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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값이 금값’ 고공행진 하는 금 가격, 그 원인?

- 세계 경제 하강 국면·지정학적 원인으로 ‘안전자산’ 선호

- 미국·EU 통화정책 완화 및 신흥국 중앙은행 금 매입

- 당분간 금 가격 고공행진 유지 전망

- 경기침체 우려 위험회피 심리 반영, 경제 위험 신호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최근 금값이 진짜 금값이다.

지난달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g당 금 가격이 6만1,300원을 기록했다. 1돈으 로 환산하면 22만9,875원이다. 지난 2014년 KRX시장이 개 장한 이래 8 거래일 연속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장중 한때 6만1,4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 금 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7일에는 6년 만에 1,500달러대를 넘어섰다. 최근 금값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 9월 약 1,895달러였다. 이러한 금값 고공행진의 이면 에는 세기 경기 하강 국면과 이란과 홍콩의 어두운 국제 정세가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외적으로 ‘안전 자산’인 금을 확보하려는 수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금값은 무엇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나?


금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지금까지 부의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적어 귀금속으로 제조되며 과거 금본위제 아래에서는 화폐로서 기능을 수행했다. 부의 저장수단(store of wealth)으로 활용돼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 일부를 금으로 확보하고 있다. 금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거래된다. 하나는 장외시장(OTC) 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개별 계약으로 거래되거나, 정식 거래소와 같은 장내 시장에서 표준화된 현물·선물 계약체결 로 이뤄진다.

 

세계 3대 금 거래시장은 런던 장외시장(OTC) 과 뉴욕선물시장(COMEX), 상하이 거래소(SGE & SHFE) 로 전 세계 금 거래량의 90%가 이 3곳에서 이뤄진다. 특히 런던 OTC 시장은 전통적으로 금 실물거래의 핵심 허브로 세계 금 거래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는 거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뉴욕선물거래소 (COMEX)와 상하이 금 거래소(SGE) 및 선물거래소(SHFE) 의 중요성이 커졌다.

 

금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요와 공급 외에도 다양하다. 경기가 불안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금융 투자자들 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안전자산 선호)될 때 디폴트 위험 이 없어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또 금은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와 역(-)의 상관관계 가 성립한다. 즉, 달러 약세 시 금을 대체투자 및 헤지(위험회 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어 금에 대한 수요가 증대된다.

 

 

금리도 금값에 영향을 미친다. 금리도 달러와 마찬가지로 금 과 역(-)의 상관관계에 있어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자금 조달 비용과 투자 수익률(yield)이 높아져 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 가하는 반면, 이자 등 자체 수익이 없는 금에 대한 투자 유인이 감소한다.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당연히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는 줄고 안전자산인 채권이나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반면 금과 인플레이션은 정(+)의 상관관계다.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과 구매력 약화 리스크 등을 피하 기 위해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또 가계소득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도 금값 상승과 연결된다. 여유가 많아지면 장신구와 투자 목적의 골드바(gold bar & coins)의 수요도 늘어나 금값도 올라간다. 글로벌 중앙은행 들은 금 매입도 금값 상승 요인이다.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의 안정적 관리 차원에서 금을 매입·매도하는데, 세계 금 수요의 20%를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가 차지한다. 안전 자산 확보 차원에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2008년부터 2013년 동안 유럽(전 세계 금의 30% 이상 보유) 중앙은행들이 매도한 금 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바 있다.
 

통화정책 완화 및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금값 상승 배경

 

이제 최근 글로벌 금값 변동을 살펴보자. 금 현물가격은 지난 달 15일 온스당 1,523.34달러로 지난 2013년 4월 이후 최고 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 6월 말 이후 금값 상승 폭이 확대(8.1%)됐다. 올해만 18.8% 올랐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이 대폭 증가한 점 도 금값 상승을 이끌었다. 글로벌 ETF 내 금 보유량은 5월 말 7,064만 트로이온스에서 8월9일 7,718만 트로이온스로(금, 은 등 귀금속과 보석의 중량 단 위. 1 트로이온스는 31.1035g) 두 달 만에 9.3% 증가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래 최고 치다. 또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하는 금 선물·옵션의 비상업 순매수포지션도 3 월5일 9만7,000계약에서 8월6일 34만7,000계 약으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이런 금값 상승의 배경에는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글로벌 경 기 둔화 우려 ▲무역 분쟁 및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 확대 등 이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통화정책 전망에 있어 9월 미 연방준비제도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고, 유럽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도·태국·브라질·뉴질 랜드·홍콩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과 일본 등의 마이너스 금리로 대 체 투자처로서 금의 매력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와 주가 및 금리 하락, 여기에 지정학 적 리스크 증가로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리스크 오프(risk off,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대 표적 안전자산(safe-haven)인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중국과 러시아, 터키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 행들의 금 보유량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1월부터 6월 중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 내 자산 다변화를 위해 달러화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 보유량을 374톤 증대시켰다. 전년 동기 238만 톤보다 57% 늘린 것이다. 이는 중앙은행들 이 순매입국(net purchaser)으로 전환한 2010년 이후 상반기 중 역대 최대 규모이며 세계 금 수요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분간 금값 ‘고공행진’ 유지될 듯

 

국제금융센터는 당분간 금 가격의 고공행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발(發) 중동 정세 불안, 홍콩 사태 등과 더 불어 9월부터 미국과 유럽이 본격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것 으로 예상돼 금값 상승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헤지펀드인 튜더 인베스트먼트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탈달러 화(de-dollarization) 움직임 등으로 금 가격이 가까운 시일 내 온스당 1,600에서 1,7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중앙은행은 내년까지 외환보유고에서 금 비중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올해 8월 기준으로 국가별 외환보유고 내 금 보유량(비중)은 미국이 8,134 톤(75.8%)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 3,367톤(71.7%), 이탈리아 2,452톤(67.4%), 프랑스 2,436톤(62.2%), 러시아 2,207톤 (19.3%). 중국 1,927톤(2.7%) 등 순이었다.

 

다만 센터는 “최근 금 가격 상승세는 경제주체들의 경기침체 우려 및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하고 있어 이를 위험 신호 중 하나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 디폴트 위험이 없는 금에 대한 투기적 매수가 확산되며 금 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를 상회하기도 했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에도 미국 주가는 이듬 해인 2009년 3월까지 하락했지만, 금 가격은 2008년 11월 이후 반등세로 전화해 2012년 12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하기도 했다. 센터는 “다만 현재로서 금 강세 여건이 건재하나, 주식· 채권·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 불안이 확대되는 단계에서는 금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금 가격은 펀더멘털(수급)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 향을 받고 있으므로 글로벌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고 설명했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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