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주춤하면서 안정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책을 시행하고 보유세 강화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다.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이 지난해 8·2대책 발표 직후 수준으로 둔화됐다. 특히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 떨어지면서 지난해 9월 이후 31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전세시장도 0.02% 하락하며 5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저가 급매물 전세거래가 이뤄지면서 전주보다 하락폭은 줄었지만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봄 이사시즌 기간이 마무리 됐고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전세매물에 여유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부동산114가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8% 올랐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매도·매수인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매도호가가 낮아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재건축도 0.04% 변동에 그치면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신도시는 전주와 마찬가지로 0.02% 올랐고 경기·인천(0%)은 보합이다. 전세시장은 봄 이사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전세수요가 크게 줄었다. 서울이 0.02% 하락했고 신도시는 판교, 위례, 광교 등 2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0.10% 내렸다. 경기·인천은 0.06% 떨어졌다.
집값...서울은 ‘성북’, 신도시는 ‘평촌’, 경기·인천은 ‘과천’이 가장 많은 오름세 보여
서울은 ▲성북(0.27%) ▲서초(0.24%) ▲구로(0.20%) ▲강서(0.19%) ▲은평(0.19%) ▲동작(0.15%) ▲마포(0.13%) ▲관악(0.10%) 순으로 올랐다. 성북은 학군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길음뉴타운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랐다. 길음동 길음뉴타운 5단지, 6단지, 7단지(두산위브), 8단지(래미안)가 500만원~1,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서초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반포가 2,500만원~1억원 가량 올랐다.
서 선임연구원은 “매수세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는 매물이 귀하고 매물이 나오면 거래되며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로는 구로동 주공1차가 750만원~1,250만원 가량 올랐고 개봉동 거성푸르뫼1차가 1,500만원~2,500만원 정도 상승했다. 반면 강남(-0.01%)은 정부 규제강화에 매수세가 주춤해져 개포동 주공고층 5단지가 1,000만원~6,000만원, 청담동 진흥이 2,500만원 하락했다.
신도시는 평촌(0.05%)이 가장 많은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분당(0.04%) ▲산본(0.03%) ▲광교(0.03%) ▲위례(0.03%) 등이 뒤를 이었다. 평촌은 비산동 관악현대가 1,000만원, 평촌동 귀인마을현대홈타운이 500만원~1,000만원 올랐다. 수요는 뜸해졌지만 매물이 귀해 가격이 상승했다. 분당은 구미동 무지개대림이 500만원 상승했다. 산본은 소형 면적대를 찾는 실수요 영향으로 산본동 주공11단지가 250만원~5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과천(0.11%) ▲의왕(0.09%) ▲군포(0.08%) ▲성남(0.07%) ▲부천(0.04%) ▲안양(0.04%) ▲광명(0.03%) 순으로 상승했다. 과천은 별양동 주공4단지가 1,000만원~1,500만원 올랐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오른 가격에 매물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왕은 내손동 포일자이, 내손대림e편한세상이 500만원 가량 올랐다. 군포는 대야미동 대야미IPARK가 실수요 거래로 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안산(-0.30%)이나 안성(-0.24%), 평택(-0.21%) 등은 새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기존 아파트 수요가 끊기면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전셋값...‘성동’, ‘판교’, ‘안산’이 가장 많이 떨어져
서울 전세가격은 성동(-0.25%)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고 ▼강서(-0.23%) ▼금천(-0.08%) ▼서초(-0.06%) ▼동작(-0.05%) 등이 뒤를 이었다. 성동은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이 2,500만원~3,000만원, 성수동 쌍용이 5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서 선임연구원은 “세입자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인접 신규아파트로 전세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서는 염창동 롯데캐슬이 1,000만원 가량 하락했고 금천은 시흥동 벽산타운1단지가 1,500만원 정도 내렸다. 이쪽은 전세매물에 여유가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다. 서초는 가파르게 올랐던 전셋값이 수요가 뜸해지자 하향 조정되면서 잠원동 우성이 4,000만원~5,000만원, 한신17차가 1,500만원~3,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반면 ▲성북(0.10%) ▲은평(0.09%) ▲관악(0.06%) ▲송파(0.05%) ▲중구(0.05%) ▲양천(0.03%) ▲종로(0.02%)는 전셋값이 올랐다. 성북은 하월곡동 월곡래미안루나밸리가 500만원~1,000만원, 석관동 두산이 500만원 가량 올랐고 은평은 북한산푸르지오가 500만원~1,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신도시는 ▼판교(-0.78%) ▼위례(-0.23%) ▼김포한강(-0.18%) ▼광교(-0.17%) ▼평촌(-0.06%) ▼분당(-0.03%) 순으로 전셋값이 떨어졌다. 판교는 전세수요가 뜸해지면서 백현동 백현마을 5, 6, 7, 9단지가 2,500만원~5,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위례는 창곡동 위례센트럴푸르지오와 위례호반베르디움이 500만원~1,500만원 정도 떨어졌고, 김포한강은 운양동 한강신도시푸르지오가 1,750만원 하락했다.
경기·인천은 ▼안산(-0.57%) ▼김포(-0.30%) ▼평택(-0.27%) ▼광명(-0.20%) ▼안성(-0.16%) ▼시흥(-0.10%) 순으로 전셋값이 하락했다. 안산은 고잔동 호수공원대림과 사동 안산고잔6, 7차푸르지오가 1,000만원~3,000만원 정도 전세가격이 떨어졌다. 입주물량 여파로 전세거래가 부진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김포는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차가 1,250만원~1,750만원 가량 하락했다. 평택은 용이동 용이2차푸르지오가 2,000만원, 동삭동 현대동삭이 250만원~500만원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주 연속하락...“당분간 약보합세 유지할 것”
서울 아파트 값 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이끌만한 모멘텀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서 선임연구원은 “6월 지방 선거가 예정돼있지만 개발 위주의 부동산 공약보다는 주거복지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셋값 하락세는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 돌아선 이후 지속되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주 연속 떨어진 것은 201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서 선임연구원은 “최근 2~3년 동안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분양됐던 아파트 물량이 신규 아파트로 전세시장에 공급되면서 전세매물에 여유가 있고 전세수요가 상당부분 매매시장으로 흡수되면서 전세수요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또 서울시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해 재건축 아파트 이주시기를 조정하면서 이주수요가 분산된 것도 전셋값 하락의 원인”이라며 “올해 말 입주예정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은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MeCONOMY magazine Ma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