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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규제 샌드박스에 배수진을 쳐라

 

문재인 대통령이 늦게나마 우리 경제의 엄중함을 알고 규제 샌드박스를 확실히 실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기대가 크다. 당초 산업융합촉진법 등에 의해 1월19일부터 실시하기로 돼 있었으나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일단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니 반갑다. 정말
이번에야말로 정부의 약속, 대통령의 호언이 공염불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영국에서 맨 먼저 실시된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어린이들이 모래 놀이터에서 마음대로 놀게 하도록 한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규제에 묶여 아예 시작조차 못하는 것을 방지하고 신사업을 원활히 시도해볼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한국경제는 그간 놀랍도록 성장해온데 비해 중간중간에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해 왔다. ‘규제 개혁’에 대해 좀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규제 개혁’이란 사람으로 치면 살 빼는 것이다. 사람이 잘 먹어 체격이 커지고 살이 찌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적게 먹기도 해서 몸무게를 줄여줘야 한다. 우리 경제도 성장한 만큼 곳곳에 낀 살덩이를 덜어내듯이 구조조정을 해줘야 한다. 사실 ‘규제 샌드박스’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평소에 규제 개혁을 해왔어야 했다. 그래도 실시한다니 기대가 크다. 모처럼 하는 샌드박스 제도마저 흐지부지 되면 우리경제는 암울할 뿐이다.

 

2차 산업혁명 시대 경제 인식 버려야

 

한국은 사실상 고립무원의 나라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한이 턱 가로막고 있다. ‘경제’가 유일한 버팀목이다. 이게 흔들리면 자유민주주의든 복지든 다 소용 없다. 한국은 지금 반도체밖에 더 있는가.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도 경제난국을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은 판에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규제 개혁은 굼뜨고 답답하고 안 해도 될 일은 들쑤셔 놨다.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아직도 2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제 인식을 하고 있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현재는 4차 산업혁명기술이 전 산업의 구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노사를 대립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금은 노사가 한배를 탄 처지일 뿐 아니라 노사는 기업이 굴러가게 하는, 작다면 작은 부분일 뿐이다.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는 ‘유연성’과 ‘창조성’이 없으면 곧 소멸이다. 전 세계의 기업들, 특히 한국과 같은 OECD 그룹에 속한 국가의 기업들은 경제환경과 신기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언제 사라 질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경제경영학을 어설프게 배운 사람들이 잘못된 ‘사후약방문’을 써 오히려 병을 더 키우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광화문에선 허구한 날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국회 앞도 광화문에 버금갈 정도로 시위 천국이 되고 있다. 모두 경찰에 신고를 한 합법적인 시위다. 합법이 세상을 혼란하게 만드는 형국이다.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모두가 목소리를높인다. 정치인들은 누구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출지 모른다.

 

일단 여론에 유리한 쪽에 서려는데, 여론이란 게 알 수가 없고 상당히 감정적이어서 까딱하면 공동체에 해가 될 수도 있다. 여론이 지금 극과 극으로 대치하고 있다. 기업이란 수익을발생치 못하면 유지할 수가 없다. 정부가 노동자편만 들다가 해당 기업이 망하게 되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일부 노동자들을 구하려다 전체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
협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

 

최선책 합의하고 상대 배려해야

 

시진핑 독주체제인 중국은 미국과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은 지금은 힘들지만 그것이 중국경제를 더 튼튼히 다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은 아베 총리의 규제개혁 성공에 힘입어 일자리가 넘쳐 난다. 이에 비해 가장 잘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한국경제는 수십 년째 제 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미국처럼 민간 중심의 경제시스템이라면 견딜 만 할 텐데 국가의 규제와 예산(지원)으로 얽혀 있는 한국경제는 사실상 지금 재난 사태라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민주주의란 나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타인을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나의 주장을 일부 양보하고 타협해 ‘최선책’을 합의하고 아울러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각 이해관계자들도 양보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보여주기
를 바란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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